[나침반] 장기요양기관 급식의 ‘품질·인력’ 기준 설정 절실
[나침반] 장기요양기관 급식의 ‘품질·인력’ 기준 설정 절실
  • 권태엽 한국노인복지중앙회장
  • 승인 2024.05.09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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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엽 한국노인복지중앙회장

 Column 나침반  '나침반'은 방향을 가리키도록 제작된 도구로, 배나 비행기 진로 그리고 목적지를 찾는 사람에겐 길의 방향을 잡아주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Column 나침반'은 급식 분야에서 누군가의 건강한 한 끼를 고민하는 분들과 맑은 지혜를 나누기 위해 마련했습니다. 

아마도 동서고금(東西古今)을 막론하고 듣기 싫은 말이 ‘찬밥’ ‘찬밥 대우’일 것이다. 그만큼 ‘따뜻한 식사’ ‘성의 있는 식사’는 사람들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상징하는 것으로 서로 간의 관계에서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권태엽 한국노인복지중앙회장 

이러한 식사 문제는 어르신들에게 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장기요양기관에서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치매 등의 노인성 질환으로 가정에서의 돌봄이 어렵거나 주위에서 돌봐드릴 가족이 없어 제대로 된 식사조차 쉽지 않아 건강이 악화된 노인들께 체계적인 서비스로 건강과 활력을 찾아드리는 곳이 바로 노인장기요양기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장기요양기관에서는 영양사·조리원의 전문적 식견을 토대로 어르신들의 선호도와 만족도, 건강 상태, 계절별 신선 식재료 수급 등을 토대로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어떤 음식을, 어떻게’ 제공해야 할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는 것이 문제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표준 레시피 개발·보급’이다. 이를 통해 질적 수준이 담보된 적정량의 식사 공급으로 어르신들의 건강과 활력을 확보·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은 급식 품질보다는 조리인력이 아닌 종사자들의 급식업무 수행에 대해 ‘고유업무 위반’이라는 이유로 현지 조사 및 요양급여 환수를 강행해 불만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동급식 방식의 위탁급식 시설의 원장과 요양보호사 등이 ‘식은 밥 대신에 따뜻한 밥을 지어드렸다’고 환수를 당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처럼 급식의 질을 높이는 문제와 함께 ‘누가’ 급식을 제공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여기에 입소자 30인 이하 시설은 영양사마저 없어 ‘식생활안전관리원’의 레시피 제공 등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노인복지중앙회와의 식생활안전관리원이 업무협약(MOU)을 맺어 시행하는 것으로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30인 이상 기관은 입소자 25인당 1인의 조리사를 추가 배치할 경우 ‘가산(可算)’이 가능하다. 문제는 관련 규정에 추가인력 인건비의 100%가 아닌 80% 지원으로 명시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실제 받는 가산금은 규정보다 낮은 60% 내외에 불과해 부족한 인건비는 시설이 ‘알아서’ 메워야 하는 실정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요양병원 입원자는 식비의 50%를 지원받지만, 장기요양기관은 ‘식자재비 비급여’로 인해 입소자 본인이 전액 부담해야 한다.

이런 것이 바로 현재 장기요양기관의 급식실태다. 따라서 더 늦기 전에 다음과 같은 개선방안에 초점을 맞춰 장기요양기관의 급식체계를 혁신해야 한다고 본다.

첫째, 장기요양기관 입소자 특성을 충분히 고려한 ‘급식 레시피 개발·보급’으로 급식의 품질과 적량(適量)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조리인력 배치 기준을 강화하는 등 ‘추가 배치 가산 100% 실현’을 통해 조리인력 유입 여건을 조성하고, 장기요양기관의 재정부담을 완화해야 한다.

셋째, 입소자 식자재비를 기초수급권자 지원 수준인 1끼당 2700원 정도로 현실화하고, 요양병원 지원 수준 이상으로 급여화해 노인복지정책에 대한 정부의 진정성을 입증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은 개선방안의 실천이 있어야 정부와 건보공단의 장기요양기관에 대한 관리통제 명분을 확보할 수 있으며, 초고령사회의 중핵적(中核的) 정책 수단인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발전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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