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인데 ‘공공급식’ 아닌 경찰·소방관
‘공공기관’인데 ‘공공급식’ 아닌 경찰·소방관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4.05.19 2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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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공무직노조, “육아휴직 영양사 비하 발언” 규탄 기자회견
“급식 운영 불만이 영양사 향한 것… 경찰급식 체계 개선 시급해”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상대적으로 공공급식 체계 구축이 더딘 경찰·소방급식의 ‘완전한 공공급식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급식 운영 주체가 경찰청·소방청 등 각 기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4월 말 서울 광진경찰서(서장 유재용, 이하 광진서)의 한 담당자가 구내식당 영양사 채용과정에 영양사 직군을 공개적으로 비하하는 발언을 내놓은 것과 관련해 경찰청 소속 공무직 노동자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다.<대한급식신문 383호(2024년 5월 13일자) 참조>

공공운수노조 국가공무직지부 경찰청지회(이하 경공노)는 지난 13일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양사 채용과정에서 발생한 광진서 담당자의 행태를 강도 높게 규탄하는 한편 재발방지 대책도 촉구했다. 

경공노는 기자회견에서 “서울 광진서 채용 담당자는 육아 휴직 중인 영양사를 향해 이기적 집단 프레임을 씌웠다”며 “전국 경찰서 내 영양사들이 어떠한 불안함 없이 모성보호 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조치하지 않을 경우 공론화는 물론 법적 대응하겠다는 공문을 보냈음에도 경찰청은 끝내 묵인했다”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경공노는 경찰급식의 체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공노는 “경찰 직원들의 개인 부담으로 운영하는 구내식당은 최근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운영이 크게 어려워졌고, 이는 결국 급식의 질 하락으로 이어졌다”며 “이 와중에 경찰은 식권을 강매하거나 식비 지출을 강제하다 보니 직원들의 불만이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영양사에게 쏟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찰청은 경찰공무원의 보건안전 및 복지증진을 위해 구내식당 운영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해 이 같은 불합리한 체계를 하루빨리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13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국가공무직지부 경찰청지회 조합원들이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경찰 조직 내 성별혐오가 된 영양사 방치 및 방관하는 경찰청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
지난 13일 공공운수노조 국가공무직지부 경찰청지회 조합원들이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경찰청 앞에서 ‘경찰 조직 내 성별 혐오가 된 영양사 방치 및 방관하는 경찰청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

경찰급식 체계, 개선 필요해
단체급식 관계자들은 경찰급식의 현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을 두고 매우 의미있다고 평가한다. 경찰급식은 궁극적으로 볼 때 공공급식이지만 완전한 공공급식으로 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가장 큰 이유로 급식 운영비의 구성을 들 수 있다. 

의무경찰제 폐지 이후 현재 경찰 조직 내 급식 운영은 영양사와 조리인력 인건비는 물론 식품비와 운영비까지 모두 급식을 먹는 경찰관 급여에서 공제해 이뤄진다. 급식소 공간을 제외하면 정부나 경찰서에서 지원하는 부분은 전혀 없다. 즉 경찰관들 개인 급여에서 급식비를 공제하는 탓에 전체 경찰관 동의 없이 급식비를 올릴 수 없고, 자연스럽게 물가가 폭등하는 상황에서는 급식 품질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 

반면 의무적으로 급여에서 급식비를 공제하고 있음에도 낮은 품질의 급식이 제공되면 경찰관들의 불만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 경공노는 이처럼 쌓인 경찰관들의 불만이 광진서 영양사에게 전가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따라서 이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급식 운영 주체를 경찰관 개인이 아닌 경찰청 혹은 경찰서가 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는다. 경찰청 혹은 경찰서가 나서 구내식당 운영예산 등을 파악하고, 학교나 군급식처럼 무상급식을 하거나 일부 자부담하는 등 재원 마련 방법에 대해 협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공노 관계자는 “경찰급식은 가장 기본이면서도 꼭 필요한 복지정책”이라며 “경찰공무원의 보건안전 및 복지증진을 위한 정책에 소요되는 재원을 조성해야 한다는 ‘경찰공무원 보건안전 및 복지 기본법’ 제3조 5항에 따라 경찰청은 구내식당 재원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방급식, 경찰과 ‘도찐개찐’ 
경찰급식과 비슷한 상황인 소방급식에 대한 제언도 함께 나온다. 지난 2021년 소방관의 신분이 국가직으로 전환되면서 소방급식 역시 새로운 변화를 맞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신분만 국가직으로 전환됐을 뿐 여전히 모든 예산을 지자체로부터 지원받는 형편이며, 급식예산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각 지자체의 형편에 따라 소방급식에 지원되는 예산 규모와 종류도 제각각이다. 실제 서울과 부산지역의 경우 인건비와 부식비를 지원하는 반면, 인천과 광주지역에서는 인건비만 지원된다. 또 다른 충북지역은 부식비만 지원하고, 소방관 개인 급여 중 일부를 공제해 급식을 운영한다. 

현재 소방급식은 정부 또는 지자체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는 경찰급식보다 나은 편이라고 볼 수 있지만, 결국 소방급식도 소방청 혹은 소방서가 급식 운영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방서 영양사는 “재난으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소방관들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분들로, 당연히 공적 서비스를 받을 자격이 있다”며 “공공급식의 취지가 무엇인지, 이 과정에서 정부와 지자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되새겨야 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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