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로봇 도입, 전국으로 확산되나
조리로봇 도입, 전국으로 확산되나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4.06.02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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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청, 올해 첫 추경서 30억 원 편성… 전북도 긍정 검토
일각에선 “조리로봇이 조리인력난의 궁극적인 대안될까” 의문도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전국 시·도교육청이 갈수록 심화되는 조리인력난에 대한 대책의 일환으로 학교급식소에 잇따라 조리로봇을 도입하고 있다.

이를 두고 현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는 반면 극히 일부 학교에만 주어지는 대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조리로봇 도입 가속화
지난해 전국 교육청 중 처음으로 학교에 조리로봇을 도입한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 이하 서울교육청)은 지난 27일 2024년도 본예산보다 11.5% 늘어난 12조4486억 원 규모의 2024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서울특별시의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서울교육청은 추경예산에서 ‘학교급식 조리환경 개선’ 명목으로 50억 원을 편성했다. 그리고 이 중 학교급식 조리 환경 개선과 종사자 산업재해 예방, 노동강도 완화 등을 위한 조리로봇 도입 확대에 30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강원도교육청(교육감 신경호)이 춘천 한샘고에 도입한 '학교급식 튀김로봇'이 작동하는 모습.
강원교육청이 춘천 한샘고 조리실에 도입한 '튀김로봇'이 작동하는 모습.

현재 학교급식에 대세가 되고 있는 ‘협동로봇’ 형태의 조리로봇이 최소한 대당 2억 원에서 3억 원가량인 것을 감안하면 최소 10개 학교에서 15개 학교에 조리로봇 1대를 설치할 수 있는 예산이다. 서울교육청은 조리로봇을 현재 극심한 조리인력난을 겪고 있는 강남·서초·송파지역에 우선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20억 원은 식기류 렌탈 세척 운영학교 확대 예산이다. 식기 세척 업무만이라도 외부에 의뢰해 조리 종사자들의 노동강도를 일부라도 완화하기 위해서다.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교육감 서거석, 이하 전북교육청)도 조리로봇 도입에 나선다. 전북교육청은 2025년 본예산에 10억 원 이상의 조리로봇 도입 예산을 편성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대한급식신문과의 통화에서 “전북은 조리 종사자 결원율이 전국 교육청 중 낮은 편에 속하지만, 인력 부족이 아닌 조리 종사자의 건강권 확보 차원에서 조리로봇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교육청 이외에도 익명을 요구한 남부권의 한 교육청은 2025년도 본예산에 조리로봇 도입 예산을 포함시키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조리로봇 효과, 예단 어려워
이처럼 조리로봇 도입을 검토하는 교육청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조리로봇 도입 효과에 대한 의문도 조심스레 제기한다. 조리인력난에 대한 근본 해결책이라고 예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조리로봇 도입 가격이다. 지난해 서울 숭곡중학교는 조리실에 조리로봇 4대를 설치하면서 10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즉 조리로봇 1대를 설치하는데 약 2억5000만 원가량이 소요된 것. 서울에 이어 강원도의 한샘고등학교는 튀김로봇을 도입했다. 이 튀김로봇의 1대 가격은 약 1억 원가량인 것으로 알려진다. 

두 학교에 설치된 로봇 가격에 차이는 ‘부대비용’에서 발생했다. 숭곡중의 조리로봇은 로봇 가격과 더불어 다양한 급식용 레시피를 로봇에 학습시키는 비용이 추가로 필요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조리로봇 가격이 평균적으로 대당 1억 원~1억5000만 원가량 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조리로봇 가격이 최소 대당 1억 원이라고 가정할 때 조리로봇을 전국 모든 급식학교에 1대씩 배치하려면 1조 원 이상이란 엄청난 예산이 필요하다. 문제는 당장 조리인력난을 겪는 학교가 적지 않아 이곳에만 조리로봇을 우선 배치해도 빠른 확산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크다. 

실제 강득구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은 올해 3월 1일 기준 서울 관내 1109개 학교 중 조리 종사자가 1명 이상 결원인 학교를 150여 개로 추정한 바 있다. 서울교육청이 올해 조리로봇 도입을 위해 세운 추가경정예산안으로 추산하면 150개 학교 중 10% 수준인 10~15개 학교에만 도입이 가능한 셈이다.

결국 ‘상당수 학교’가 아닌 ‘일부 학교’에만 시행할 수 있는 대책인 터라 결과적으로 조리로봇은 조리인력난에 대비한 ‘중·장기 대책’이 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의문은 조리로봇이 과연 조리과정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인가다. 이 의문은 조리로봇의 성능과 역할, 기존 조리인력 숙련도, 당일 급식 메뉴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아 쉽게 정답을 내리기 어렵다.

조리로봇을 운영해보지 않으면 확인할 수 없는 터라 조리로봇 도입을 검토하는 일부 교육청들이 주저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다만 대다수 급식 종사자들은 조리로봇이 몇 년 후에는 꼭 필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에 동의하고 있다. 

서울지역의 한 영양교사는 “현재 전국 학교급식 조리 종사자의 평균연령이 만 50세를 넘어선 지 오래됐다”며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돼 기존 인력은 노령화되고 신규인력은 채용되지 않으면 대안은 조리로봇뿐”이라고 전했다. 

경북지역의 한 영양교사는 “조리인력의 부족은 급식 식단 편성, 식자재 선택 등 급식 운영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며 “노동강도와 인력난으로 인한 조리로봇 필요성과 함께 반조리식품 사용이 계속 늘면서 권역별 센트럴키친이 필요한 시점도 곧 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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