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건강 우수한 한우, 값싼 부위도 있다
맛·건강 우수한 한우, 값싼 부위도 있다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2.02.09 09: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선호 부위 활용한 단체급식 레시피 개발 필요


최근 세계 각 국과의 FTA 타결은 국내 육류시장에 엄청난 변화를 주고 있다. 수입육이 저렴한 가격대를 앞세워 국내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가운데 한우의 시장 점유율은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지난 2006년에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한미 FTA 타결로 관세수준이 20% 감소될 경우 3,701억, 10%는 8,700억, 무관세면 1조원에 달하는 수익 감소액이 발생될 것이라고 한다. 앞으로 국내 한우산업이 수입개방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다면 한우시장의 축소는 막을 수 없는 현상이 되고 말 것이다.

본 연구는 최근 가장 많은 물량을 차지하고 있는 호주산 수입육과 한우를 비교분석했다. 연구자는 이번 연구의 취지에 대해 “한우소비 촉진에 큰 도움이 되고 더 나아가 육류시장개방에 맞설 수 있는 경쟁력 증진 자료로 쓰이길 바란다”고 전했다.

공동연구자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조수현, 성필남, 강근호, 박범영, 정석근, 강선문, 김영춘, 김종인, 김동훈

본 연구에 사용된 한우는 국립축산과학원 한우시험장에서 사육된 거세우며, 호주산 수입육은 국내 전문수입업체로부터 제공받은 흑우 및교잡종을 사용했다. 두 비교항목은 원산지별 부위간의 일반성분, 육색, 가열감량, 콜라겐 함유, 지방산 조성, 아미노산 조성 등이다.

한우, 수입육보다 단백질·지방↑

한우는 단백질과 지방이 호주산 수입육보다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우1+와 1등급육은 등심과 채끝부위에서 호주산 앵거스, 교잡육보다 단백질 함량이 많았다. 그렇지만 우둔과 꾸리부위에서는 별 차이가 없었다.

지방함량은 채끝부위에서 한우1+(15.48%)등급육이 호주산 교잡육(8.83%)보다 6% 정도 높았다. 등심부위에서도 한우1+, 1등급육이 각각 17%, 15.52%로 10.59%인 호주산 앵거스와 9.21%인 교잡육보다 높은 비율을 보였다.

호주산 수입육, 육색·가열감량↑

육색 비교는 호주산 수입육이 우위를 보였다. 호주산 교잡종은 채끝과 우둔부위에서 한우보다 백색도(CIE L)가 높았다. 황색도(CIE b) 역시 채끝, 등심, 우둔, 꾸리 4개 부위가 한우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적색도(CIE a)는 둘 다 비슷한 수준이었다. 육색은 육질등급을 결정하는 주요 인자일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구매 관점에서 대단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된다.

가열감량(고기를 가열하고 난 뒤의 중량차이. 중량차이가 줄지 않는 고기가 우수한 품질이다) 비교에서도 호주산 수입육이 약간 더 좋은 결과가 나왔다. 호주산 수입육은 한우보다 채끝, 등심 및 꾸리부위에서 가열감량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우둔부위는 별 차이가 없었다.

한우, 포화지방산↓ 건강에 유익

쇠고기의 지방성분은 인체에 필요한 열량과 영양성분을 제공할 뿐 아니라 고기의 맛에 크게 관여한다. 이런 면에서 한우는 지방산 조성과 근내지방도(마블링)가 호주산 수입육보다 상당히 뛰어났다.

한우는 쇠고기 풍미에 영향을 주는 올레인산(oleic acid) 함량이 호주산 수입육보다 훨씬 좋았고 포화지방산 함량은 낮으며 단일불포화지방산 함량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인체에 포화지방산이 증가하면 심장혈관질환과 동맥경화증 발생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건강적인 면을 생각한다면 한우가 호주산 수입육보다 더 낫다는 결론이다.

콜라겐 및 아미노산도 한우 우위

콜라겐 함량은 한우가 4개 부위(채끝, 등심, 우둔, 꾸리) 모두에서 호주산 수입육보다 더 우수한 것으로 분석됐다. 콜라겐은 아미노산으로 만들어진 단백질의 일종으로 우리 몸에서 칼슘 보존과 혈액순환, 세포의 증식 및 기능 활성화 등의 순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그밖에 아미노산 조성면에서도 한우1+등급육은 우둔과 꾸리부위에서 글리신(glycine) 함량이 가장 높았고, 1등급은 채끝과 등심부위에서 시스테인(cystein), 메티오닌(methionine) 등의 함량이 호주산 흑우육보다 유의적으로 높았다. 아미노산은 근육과 내장 등 우리 몸의 조직을 만들고 있는 단백질의 주성분으로 피로회복과 질병 예방, 스포츠 향상 능력의 효능을 가지고 있다.

 


다각적 소비촉진 방법 모색해야

본 연구를 종합해볼 때 한우는 호주산 수입육보다 여러 면에서 우수했다. 이런 면을 고려했을 때 최근 불거진 한우농가의 어려움은 다양한 관점에서 해결방안을 모색해야한다.

우선적으로 한우가 지금보다 저렴한 가격에 보급될 수 있도록 유통구조 개선에 힘써야한다. 그리고 학교나 공공기관 등의 단체급식소에 한우를 대량 보급하는 방안도 한우소비 증진을 위한 좋은 아이디어다.

단체급식 영양(교)사들은 등심이나 목심, 채끝, 갈비 등 한국인들이 주로 찾는 특정 부위 외에 우둔, 사태, 설도, 앞다리와 같은 부위를 적극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이 부위는 다른 부위에 비해 가격대가 그리 높지 않아 이를 활용한 레시피 연구개발이 뒤따른다면 단체급식과 관련한 한우 소비는 지금보다 더 활발히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1+한우육성 치중, 자제 필요

한우농가들의 적극적인 대응도 필요할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한우농가들은 1+급 이상의 한우를 얻기 위해 평균 30개월 이상의 사육기간을 갖고 있다. 그러나 30개월 이상 키운 소들이 모두 1+급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에 따른 사육비의 지출은 현재 한우농가에 엄청난 부담을 주고 있다.


생각을 달리 한다면 굳이 1+급 이상의 한우들만 고집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1+급 이상의 한우들은 등심, 채끝, 갈비 등 마블링이 잘 되어 있는 특정 부위만 차이가 날 뿐이지 나머지 부위는 여타 등급의 한우들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한우농가들은 1+한우 육성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다른 등급의 한우 육성 방안도 적극 검토해봐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