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교)사 직무스트레스 낮춰야 급식의 질 오른다
영양(교)사 직무스트레스 낮춰야 급식의 질 오른다
  • 정재석 기자
  • 승인 2012.08.03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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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등한 대우’ ‘고용불안·처우개선’ 시급 … 직업만족도 낮추는 요인 지적

학교급식 영양(교)사의 직무스트레스가 직무소진에 미치는 영향

공동연구자 최은영 (경남대학교 교육대학원 영양교육전공)
김현아 (경남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학교급식 영양(교)사의 직무 환경을 살펴보면 조리사, 조리종사원, 식재료 공급업체 관계자, 교사, 행정실장, 교감, 교장, 학생, 학부모 등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면서 학교급식과 영양교육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즉 학교급식 영양(교)사는 업무상 대인 접촉이 많아 만성적 스트레스와 그로 인한 직무소진의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직무 환경에서 업무를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 김현아 교수는 “학교급식의 성공적인 업무수행을 위해서는 영양(교)사의 직무소진 및 직무소진을 유발하는 직무스트레스에 대한 효율적인 관리가 매우 중요하며 필수적임을 알 수 있다”고 강조한다.

먼저 이번 연구는 경상남도 내 초·중·고등학교에 근무하는 학교급식 영양(교)사 245명을 대상으로 ▲일반사항 ▲직무스트레스 ▲직무소진 등 3개 부분으로 나눠 설문조사를 했다. 조사대상자들의 학교급식 경력은 평균이 11.9년으로 나타났다.

주당 실제근무시간 평균은 46.7시간으로 44시간∼50시간 미만은 162명(66.1%)으로 가장 많았다. 50시간 이상 근무도 48명(19.6%)이나 됐고, 44시간 미만 근무는 35명(14.3%)으로 나타났다. 일일 급식인원수 평균이 826.8식으로 600식 미만 79명 (32.2%), 600식∼1100식 미만 82명(33.5%), 급식수가 1100식 이상인 대규모 급식소가 84명(34.3%)으로 분포하고 있었다. 

직무소진의 원인과 현상
직무소진은 직무와 관련한 부정적인 스트레스가 장기적으로 누적돼 무력감, 절망감, 신체적 고갈, 부정적인 자아 개념과 직업 및 삶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를 갖게 되는 현상을 말하며 생리적, 정서적, 정신적인 탈진을 유도한다.

직무소진의 주요 원인은 타인과의 접촉이 잦은 조직 구성원들이 직장 생활 중에 경험하는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스트레스라고 할 수 있다. 직무소진은 조직 내 종사자들로 하여금 자신과 직무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갖게 하고 이는 직무 만족과 성취감 결여를 야기하며 궁극적으로는 일상적인 삶과 직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한다.

또한 종사자 개인의 소진 경험은 집단 소진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으며 일단 직무소진이 나타나면 이전의 정상상태로 복귀가 불가능하다는 주요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직무소진은 종사원 개인적인 문제로 접근하기보다는 조직관리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직무요구’ 스트레스 심각 영양(교)사의 직무스트레스 요인 중 ‘직무요구’로 인한 스트레스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표1 참조> 직무스트레스 평균점수는 2.89점(5점 기준)이었다. 요인별 점수는 직무요구 3.97, 조직체계 2.99, 보상부적절 2.85, 관계갈등 2.69, 직무불안정 2.63, 조직문화 2.63, 직무자율성결여 2.45의 순서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학교급식 영양(교)사의 직무 부담정도가 다른 스트레스 요인보다 크다는 것을 의미하며 업무 완료에 대한 시간적 압박, 새로운 업무 추가로 인한 업무량 증가, 여러 가지 일이 동시에 겹침으로 인한 업무 중단 등의 사유가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추정했다. 

정서적 소진 ‘심각’ 수준
영양(교)사가 인식하는 직무소진의 수준은 7점 척도를 기준으로 3.70을 나타냈다. 정서적 소진이 4.60으로 직무소진 요인 3가지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보였다. 즉 영양(교)사가 정서적 자원 고갈과 에너지 결핍 정도를 높게 인식하고 있었고 정서적 소진 정도가 다른 직무소진 요인보다 크다는 것을 의미하며 전체 직무소진을 높이는데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정서적 소진 다음으로는 냉소 3.46, 직업효능감 3.04의 순서로 분석됐다. 이 같은 결과는 앞서 진행된 ‘위탁급식 회사의 영양사’ ‘병원영양사’ ‘장애인시설 생활시설 영양사’ 등을 대상으로 한 직무소진 연구결과보다 모두 높은 수치다. 즉 경남지역 학교급식 영양(교)사의 직무소진 정도가 전반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 향후 경남지역 영양(교)사의 직무소진에 대한 관리가 필요함을 알 수 있었다.

영양교사와 영양사의 스트레스 비교
영양교사보다 영양사의 직무스트레스가 높게 나타났다. 즉 영양사가 영양교사보다 직무자율성 결여, 직무불안정, 조직체계, 보상부적절, 직장문화 항목에서 직무스트레스를 더 인지하고 있었다. 이는 영양사가 행정실 소속으로 직무 수행에 있어 제재를 더 많이 받고 직무에 대한 결정 권한이 없는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여 진다.

특히 무기계약직으로 고용돼 있어 직무수행도나 근속연수에 비해 낮은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는 점과 수직적이고 집단적인 의사결정 등의 직장문화로 인해 직무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고 있으며 직무에 대한 보람이나 성취감은 덜 느끼는 것으로 사료된다. 

영양교사와 영양사의 직무소진 차이
영양사의 직무소진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즉 영양사가 영양교사보다 냉소와 직업효능감 요인에서 직무소진을 더 인지하고 있었다. 이는 영양사가 순환 근무 없이 장기적으로 한 학교에만 고용돼 있는 현 근무제도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고 본다.

또한 정서적 소진에서는 영양교사나 영양사 두 집단 모두 매우 높은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과도한 직무요구 및 업무 긴장감으로 인한 정서적 에너지가 고갈돼 지쳐있음을 의미하는 소진의 정도를 두 집단 모두 많이 느끼고 있는 것이다. 

직무스트레스가 직무소진에 미치는 영향
영양교사의 경우 직무스트레스 요인 중 직무불안정, 조직체계, 보상부적절, 직장문화요인 등에 의한 직무소진을 47.9%로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양사의 경우는 보상부적절, 직장문화요인이 유의성이 있었으며 이들 요인은 직무소진을 24.1%로 설명했다.

두 집단 모두 보상부적절과 직장문화 요인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을수록 직무소진을 인식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영양교사의 직무불안정이 직무소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최근 교사화로 인해 영양교사가 됐지만 영양교육의 직무를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는 체계가 미비함으로 인한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영양교사가 인지하는 조직체계가 직무소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현재 영양교사가 근무하는 학교의 다른 교사들과 비교해 동등한 대우를 받지 못한다고 인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영양사의 경우 직무불안정이 직무소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는데 이는 최근 무기계약직 전환으로 인해 직무불안정 요소가 일부 해소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처우개선 우선돼야 급식의 질 향상 기대
본 연구 결과에 의하면 경남지역 영양(교)사의 직무소진 인식 수준은 다소 높은 편으로 직무소진의 효율적인 관리 방안의 수립 및 적용이 필요함을 알 수 있었다. 이에 영양(교)사의 직무스트레스 및 직무소진의 유발을 최소화해 급식업무 수행 시 성취감 및 효능감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제언한다.

영양사의 경우 근무 환경 특히 급여에 대한 개선을 통해 만족도를 높여야 할 것이며 영양교사에 비해 영양사의 직무스트레스 요인 중 직무자율성 결여가 유의적으로 낮게 나타났으므로 영양사의 직무에 대한 책임과 권한에 대한 재정립을 통해 직무에 대한 보람이나 성취감을 높여야 할 것이다.

또한 영양사의 직무불안정에 대한 직무스트레스를 높게 인식하고 있었으므로 영양사의 고용안정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영양교사의 경우 학교 내에서 다른 교사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공정한 대우를 받고 영양교육 및 급식관련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원활한 업무 협조 및 지원이 충분히 이뤄지도록 개선이 필요하다.


이와 같이 학교급식 영양(교)사의 직무스트레스와 직무소진을 낮추는 다양한 인적자원 관리방안의 적용을 통해 단기적으로는 이들의 직무만족도와 직무수행도 향상을 기대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학교급식의 품질 향상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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