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전 세계 품종 비슷 육안 구분 어려워
돼지고기, 전 세계 품종 비슷 육안 구분 어려워
  • 이의경 기자
  • 승인 2014.09.17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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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현장, 원산지보다 다른 부위 납품이 더 고민

지난달 21일 미국, 캐나다산 수입 돼지고기를 국내산으로 속여 1년 2개월 동안 울산지역 60개 초·중·고교 학교급식용으로 납품한 사건이 있었다. 이렇듯 단체급식은 대량으로 식재료가 납품되는 특징으로 외국산이 국산으로 둔갑할 가능성에 상시 노출돼있다. 국산 돼지고기 구별법을 알아봤다.

12월 ‘돼지고기이력제’ 시행
우선 돼지고기 원산지와 관련한 논란은 오는 12월부터 시행되는 돼지고기 이력제를 통해 어느 정도 가라앉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되는 돼지고기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력제가 시행되는데 ‘가축 및 축산물 이력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내산 돼지고기 취급 식육포장처리업자는 돼지고기의 포장지에 이력 번호를 표시해야 하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는 이력시스템에 거래내용 등을 전산으로 신고해야 한다.

사육과 도축, 가공단계까지 주민등록번호 같은 12자리 고유식별번호가 매겨져 돼지고기의 원산지 등 이력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원산지별 다른 특징 존재
돼지고기는 세계 전체 육류 생산량의 40% 정도인 6,040만톤이 생산되고 있다. 이중에서 세계시장에서 거래되는 돼지고기는 15% 정도인 880만톤이다. 우리나라 수출과 수입량은 각각 440만톤으로 수입과 수출이 절반씩 차지한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원산지관리과 김선재 주무관은 국내산과 외국산의 돼지고기 구분방법에 대해 “확연하게 맨눈으로 구분하는 게 쉽지 않지만, 원산지별로 조금씩 다른 특징은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소비되는 돼지고기 부위 중 가장 인기 있는 삼겹살은 국내산과 외국산을 구별할 때 크게 고기의 냉동 여부와 절단면의 모양을 보는 방법으로 나눈다. 가령 냉동 삼겹살을 슬라이스로 절단하면 국내산은 다양한 형태로 보이고 절단면이 고르지 않고 삼겹살에 등심이 붙어 있는 경우가 있고 길이가 길다.

하지만 외국산은 일정한 형태로 보이고 절단면이 고르며 삼겹살에 등심이 거의 없고 길이가 짧다. <그 외 표 참고>

다른 부위 납품 식별 더 어려워
한편 급식현장 영양(교)사들은 원산지 구분 외 또 다른 고민을 가지고 있다. 한 초등학교 영양교사는 “학교급식에 사용하는 원재료는 자료를 모두 공개해야 하므로 최근에는 외국산을 국산으로 속여 납품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다”며 “오히려 주문 부위와 다른 부위를 납품할 때 이를 구분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단체급식은 대부분 고기 전체가 아닌 부위별 납품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사실상 영양(교)사의 육안으로 국내산과 외국산 여부, 고기의 등급, 주문과 맞는 부위 확인 등을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내년, 부위별 정보 책자 제공
이에 대해 국립축산과학원 축산물이용과 성필남 박사는 “돼지고기는 세계적으로 품종이 비슷하므로 수입과 국산의 원산지가 다르다고 해서 특별하게 육안으로 차이점을 구별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덧붙여 “실제 단체급식 현장에서 주문한게 아닌 다른 부위인 것 같은데 명확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냐는 민원이 종종 있다”고 말했다.

돼지고기는 부위별로 절단이나 분쇄를 해서 납품받다 보니 원산지보다는 부위를 속여서 납품할 수가 있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삼겹 부위를 신청했는데 다른 부위가 납품되거나 등심이 아니라 절단된 앞, 뒷다리가 오기도 한다는 것이다.

성 박사는 “현장에서 이러한 분쟁을 피하려면 주문할 때 정확한 부위 사진을 요청하거나 부위 전체를 납품받아서 현장에서 손질처리 하는 게 가장 좋다”며 “올해 연말 돼지고기이력제가 시행되더라도 부위를 둘러싼 분쟁은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런 단체급식 현장의 어려움을 고려해 국립축산과학원에서는 육류별 특징 및 위치, 부위별 모양을 보고 구분할 수 있는 정보 등을 담은 책자를 내년에 제작해 급식현장에 배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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