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은 급식 ‘대상자’ 아닌 ‘당사자’
학생은 급식 ‘대상자’ 아닌 ‘당사자’
  • 대한급식신문
  • 승인 2010.03.20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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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도 신학기가 시작되면서 학교급식의 건전성 및 안전성 확보를 통한 학생들의 건전한 심신발달을 위해 교육과학기술부와 보건복지가족부를 포함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및 각 시·도 교육청의 노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학부모를 중심으로 한 시민단체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있는 것으로 보인다.이러한 거리감은 학교급식의 직영 체제 도입·지원을 위한 정부기관의 강력한 규제와 학교 주변의 식품안전구역 운영 등을 통한 학생들의 식품소비를 제한하는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학부모의 회의감에서 기인한다.

규제와 제한 중심의 ‘학생들을 위한 어른들의 사랑과 관심 표출’이란 과거의 개념적인 접근은 자유분방한 신세대 학생들의 학교급식에 대한 필요성과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 학생들에게 식생활을 통해 ‘자기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사회적 ‘의식의 전환(Cultural change)’이 없는 한 그 실효성을 거둘수 없는 것이다.

최근 학교급식의 경향은 균형 잡힌 영양공급을 통한 학생들의 건강 증진과 더불어 공동체 의식 형성을 위한 생활 교육의 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학부모·학생들의 점심준비 부담을 경감시켜 균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우리 농수산물의 소비기반을 확보하여 전통 식생활 문화를 증진시키고 유기농을 비롯한 친환경농산물의 소비를 통해 가공식품의 위험성으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는 것이 그 목적인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접근방식은 학생들의 정서함양을 위하여 21세기 문명의 최고 이기인 핸드폰의 사용을 제한하고 학교에서 편지지와 필기구를 나눠주며 새로운 세계에 대한 거부를 최우선 가치로 교육하는 ‘자가 부정(Self-denial)’의 우를 범할 수 있다.

지금의 우리 사회는 교통·운송 수단의 급속한 발전에 따른 세계화로 인해 70% 이상의 식품을 수입하고 있으며 새로운 식품 개발과 조리법 개선을 통한 식품 가공기술의 발달로 ‘안전한 가공식품’이 넘쳐나고 있다. 또한 단순한 영양분의 섭취를 통한 배고픔의 해결에서 ‘명품 식품’의 소비를 통한 식생활 만족감을 위해 외식문화 확산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우리 사회가 학교급식을 통하여 학생들의 건전한 심신발달을 위한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규제를 통한 학교급식제도의 확립이 아니라 학생들이 자신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건전한 식생활에 대한 자신감을 확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관련 학회는 학생들의 ‘고열량 저영양 식품’ 소비에 대한 원인을 규명하는 지속적인 연구와 함께 학생 스스로 그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 개발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특히 학교급식 시설 및 담당자에 대한 식품안전 관리는 규제 중심의 HACCP 운영을 벗어나 학생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맛을 극대화하고 식품의 안전성을 조화할 수 있는 사전 예방적 사고방식의 전환을 통한 HACCP 프로그램의 개발·운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와 더불어 학교급식 위탁업체 뿐만 아니라 가공식품을 생산하는 식품회사가 학교급식에 직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야 한다. 최고의 식품 안전기술을 가지고 있는 식품회사가 ‘공공의적’이 아닌 새로운 가공기술을 적용하여 학생들의 만족감을 충족시키는 동시에 안전한 식품을 생산·공급할 수 있는 사회적 공동 책임감을 가질 수 있는 분위기를 확산시켜야 하는 것이다.

식품회사는 학교급식에 사용될 수 있는 다양한 포장 메뉴를 개발·생산하여 학생 스스로가 균형 있는 식품을 선택하게 함으로써 식생활에 만족감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여야 한다. 특히 학생은 학교 급식의 대상자가 아니라 학교 급식을 즐겨야 하는 당사자임을 명심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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