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피자 이제 싫어요”
“햄버거·피자 이제 싫어요”
  • 대한급식신문
  • 승인 2009.07.08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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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학습·영양교육 통해 인스턴트 추방… 아이들 건강한 식습관 키워

▲ 아이들이 먹는 음식은 당이나 나트륨 양을 조절해 균형있게 식단을 짜야한다.때문에 시흥시 보육정보센터는 관내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표준식단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3일 경기도 시흥시 정왕1동 시립 어린이집 아이들 18명은 즐거운 외출을 했다. 직접 맛있는 바나나우유도 만들어 먹고 재미있는 인형극도 봤다.아이들에게 특히 유익했던 것은 바로 어떤 음식이 자신의 몸에 좋은지를 배우고 익히는 ‘식생활 습관 교육’이었다. 이 모든 것은 바로 시흥시 보육정보센터가 주관한 영양교육을 통해 이루어졌다.

옛날 옛적에 마음씨 곱고 예쁜 콩쥐는 새어머니, 동생 팥쥐와 함께 살게 되었어요. 욕심쟁이 팥쥐는 햄버거, 피자 같은 인스턴트만 먹었고 착한 콩쥐는 우유와 시금치, 당근 등을 먹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멋진 도련님이 나타나 몸에 나쁜 음식을 먹는 팥쥐는 무시하고 몸에 좋은 음식을 먹어 더 예뻐진 콩쥐와 결혼해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영양교육을 위해 전래동화 ‘콩쥐 팥쥐’를 각색한 인형극이 아이들 앞에서 공연되었다. 아이들은 콩쥐가 새어머니에게 구박받는 장면에서 야유를 보냈고 콩쥐가 행복해지는 내용에서는 함께 기뻐했다. ‘나도 우유를 많이 먹어 콩쥐처럼 예뻐지겠다’고 다짐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귀엽기만 하다.

◆ 체험학습 위주의 살아있는 교육

시흥시 보육정보센터에서는 이렇게 6~7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매주 2회씩 영양교육을 하고 있다. 영양교육이라고 해서 지루하고 딱딱한 내용이 아니라 아이들이 직접 체험하고 웃고 즐길 수 있는 알찬 내용들로 구성했다. 현재 학교에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양교육이 진행되기도 하지만 영유아를 대상으로 제대로 된 영양교육은 아직 찾아보기 힘들다.

이에 시흥시 보육정보센터는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전문적인 영양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고 작년부터 교육을 시작했다. 모든 과정을 체험활동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 교육 효과가 높아 관내 어린이집 원장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재료비로 한 명당 1,000원의 교육비만 내면 질 좋은 영양교육을 받을 수 있어 여러 보육 시설에서 인기가 높다. 이러한 영양교육을 기획하고 직접 교육하는 이효진 시흥시보육정보센터 영양사는 “6~7세의 시기는 올바른 식습관이 형성되어야 하는 중요한 때”라며 “길지 않은 과정이지만 교육 후에 실제로 아이들의 행동이 변하고 편식하는 습관도 없어지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어떤 학부모로부터는 오이를 먹지 않던 아이가 오이를 먹기 시작했고, 양치하는 습관도 갖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전해 들었단다.

이곳의 영양교육은 깨끗이 이 닦기와 손 닦기, 5군 식품군 알기, 재미있는 식품 이야기, 비만 체험하기 등 알찬 내용으로 구성된다. 아이들은 5군 식품군 알기 프로그램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직접 바나나우유를 만들어 먹고 마지막으로 인형극 관람을 한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즐겨먹던 음식들이 어떤 식품군에 속하는지를 배우고, 무엇을 많이 먹고 무엇을 적게 먹어야 하는지를 스스로 깨닫게 된다. 이날 영양교육을 참관한 김희주 정왕 1동 시립 어린이집 보육교사는 “조금 어려울 수도 있는 5군 식품군에 대해 아이들이 쉽게 배울 수 있어 좋았다”면서 “인형극을 통해 건강한 식습관을 기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성장기 어린이 영양 균형 위한 표준식단 제공

아이들이 먹는 음식은 성인의 음식과는 양과 조리과정에서 큰 차이가 난다. 특히 아이들은 음식을 짜게 먹을 경우 나트륨쇼크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주의해야 한다. 또한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음식도 피하는 것이 좋다. 생선도 뼈가 많은 것은 피해야 하는 등 제한되는 음식이 많아 일반 어린이집에서는 균형 있게 식단을 짜기가 어렵다.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흥시 보육정보센터는 관내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표준식단을 제공하고 있다. 이 표준식단은 대상 연령에 맞는 칼로리와 성장기에 중요한 단백질, 칼슘량 등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표준식단은 시흥시 보육정보센터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을 수 있기 때문에 어린이집이 아닌 일반 가정에서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실제 시흥시 보육정보센터에는 일반인들이 표준식단에 나온 음식의 조리법 등을 문의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아이들의 편식은 많은 부모들의 고민거리다. 이효진 시흥시보육정보센터 영양사는 “아이가 편식한다고 해서 무턱대고 싫어하는 음식을 먹여서는 안 된다”고 충고한다.

이 영양사는 우선 아이의 편식이 습관에서 비롯된 것인지, 정말 몸에 맞지 않아 그런 것인지부터 살펴야 한다고 전한다. 가령 식도가 좁아 특정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아이도 있기 때문이다. 만일 아이의 편식이 잘못된 습관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어린이집과 가정이 연계해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


아이가 부담스러워하지 않게 조금씩 편식하는 음식의 양을 늘리고 해당 음식에 관한 일화나 동화를 들려줘 익숙하게 만드는 것도 좋다. 아울러 이 영양사는 조리하는 과정을 아이에게 보여주면 음식에 대한 흥미가 생겨 편식이 많이 줄어든다고 한다.

글_ 윤동주 객원기자 y3938@paran.com 사진_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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