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정치 1번지 내 ‘국회어린이집’
대한민국 정치 1번지 내 ‘국회어린이집’
  • 대한급식신문
  • 승인 2009.08.12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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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는 ‘작은 텃밭’서 아이들과 함께 애정 담아 재배 /다양한 식재료 편식 없애… 간식 영양사가 직접 조리

여성들의 국회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러한 여성파워가 어디에서 나올까. 자녀들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국회어린이집이 있기 때문이다.

국회어린이집은 아직 목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아기부터 다음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어린이까지 국회 직원의 영유아 자녀 150여 명을 돌보는 직장보육시설이다.

“상추를 손바닥에 올려놓고 고기랑 밥이랑싸 먹어봐요. 지난번에 배워서 알죠? 자,점심 맛있게 먹어요.”유재은 이슬반 교사의 설명의 끝나자,만2세 이슬반 어린이들이 밥을 먹는다. 오늘의 점심 메뉴는 찹쌀밥, 한우미역국, 돈육불고기, 상추/쌈장, 깍두기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상추를 싸 먹는 모습이 제법 능숙하다.

상추를 손바닥이나 밥 위에 올려놓고 밥 한숟갈과 고기를 얹어 쌈을 싸 먹는다. 상추에 깍두기를 싸 먹기도 하고 상추만 쌈장에 찍어 먹는 등 먹는 모습도 각양각색이다. 맛있냐는 질문에 답도 안 하고 쌈 싸먹기에 열중한다. 밥을 다 먹은 아이들이 식판을 내려놓는데, 잔반통이 별도로 없을 정도로 깨끗하다.

김은영 영양사는 “나물, 쌈채소 등 채소 반찬을 매일 빠지지 않고 주기 때문에 아이들이 채소도 잘 먹어요”라며“상추도 잘 싸 먹고 특히 쌈장은 밥을 비벼먹을 정도로 매우 좋아합니다”라고 전했다.

국회 엄마들이 안심하는 친환경 밥상

국회어린이집은 돼지고기, 닭고기 등 육류와 채소로 매일 고르게 식단을 짠다. 어린 아이들을 위해 닭고기는 뼈를 발라낸 닭 안심살이나 가슴살로 조리한다. 다양한 채소 반찬을 주다 보니 뽕잎나물, 취나물, 무말랭이도잘 먹는다고 한다. 이렇게 식습관을 들여 가리는 음식이별로 없다.

김은영 영양사는“아이들이 생선도 잘 먹어서 지난번에는 병어감자조림을 줬는데, 병어 가시도 잘 발라먹을 정도로 생선을 좋아한다”며 칭찬이 대단하다. 생선은 순살 제품을 주로 쓰며 주1회 제공하고 있다. 모든 식재료는 국내산 친환경 제품이다. 유기농 바나나 외에는 수입산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또 매달 깍두기와 배추김치를 70kg씩 직접 담근다. 배추, 고춧가루, 찹쌀가루 등 국내산친환경 재료로 김치를 담가 맛도 좋고 건강에도 안심이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다른 곳보다 유달리 김치를 잘 먹는다. 오전 간식인 죽을 먹을 때도 깍두기를 찾을 정도라고 한다. 김은영 영양사는 유부된장국, 열무된장국 등 된장국을 자주 조리하는 편이다. 김 영양사는 “된장국은 아이들이 집에서 잘 안 먹는 음식이기 때문에 자주 접하게 해줘야 해요”라며 “특히 아이들이 잘 안 먹는 버섯을 잘게 썰어 넣거나 다양한 식재료를 넣어 아이들의 편식을 없애고 있다”고 했다.

밥은 흰쌀밥이 아닌 잡곡밥이다. 점심은 찹쌀밥, 서리태콩밥 등 1가지를 혼합하고 저녁에는 10가지 정도의 다양한 혼합곡으로 밥을 짓는다. 평일 오전 8시부터 밤 9시까지 운영되는 국회어린이집에서 저녁을 먹는 아이는 20명 정도로 임시 국회나회의가 있어 어머니들이 야근을 하는 경우에 야간보육을 신청한다.

꽃잎반 남재영 양(6세)은 어머니가 국회에서 일하기 때문에 작년 3월부터 이곳을 다녔다고 한다. 남재영 양은 “엄마가 늦게 끝나면 야간보육 신청해줘서 저녁도 먹고 가요. 어제도 저녁을 먹었는데 맛있었어요”라고 보조개를 띠며 웃었다.

생후 12개월인 아기는 건강 이유식으로

국회어린이집은 1994년에 설립한 직장보육시설이다. 직영으로 운영되다 한솔교육 희망재단에서 2007년 4월부터 위탁 운영하고 있다. 국회사무처 소속 공무원 등 국회 내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자녀가 다닌다.현재 총 정원은 154명. 생후 12개월인 아기 2명만 이유식을 먹고 나머지 어린이들은 2층 식당에서 밥을 먹는다.

이유식은 치즈감자죽, 한우채소죽 등 유기농 식재료로 만든다. 생후 12개월 아기들은 잠자는 시간이 일정치 않아 자다가 깨면 교실에서 밥을 먹는다고 한다. 오전에는 이유식을 먹고 점심은 보통 아이들과 같은 식단이지만 좀 더 잘게 썰어 조리된 음식을 먹는다. 간식은 완제품을 쓰기보다 직접 조리한다. 머핀, 부침개, 구운감자, 단호박오븐구이 등 정성이 가득 들어간 엄마표 간식이다. 제철식품과 자연식품으로 만들어 더욱 건강하다.

한편 국회어린이집은 구청이나 각종 기관에서 자주 위생검사를 받는 편이다. 늘 철저한 위생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급식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도 매우 높다고 한다. ‘안심보육 모니터링’을 통해 학부모들이 직접 검수에 참여하고 밥도 먹어볼 수 있다.


어린이집 주변에는 작은 텃밭이 있다. 각 반별로 직접 심은 방울토마토, 상추, 피망 등이 자란다. 텃밭의 작물은 아이들의 애정이 깃들어 싱싱하고 푸르게 자라고 있었다. 국회어린이집 어린이들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관심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글_이제남 기자 ljn@fsnews.co.kr 사진_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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