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바가지 등 약수터 음용도구, 위생 우려 수준
물바가지 등 약수터 음용도구, 위생 우려 수준
  • 김나운 기자
  • 승인 2017.03.07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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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대 김중범 교수팀, 약수터 음용도구 34건 검사 결과

물바가지 등 약수터에 비치된 음용 도구의 위생상태가 우려할만한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다. 약수터 음용도구의 15%가 식중독균인 바실러스 세레우스에 오염된 것으로 확인돼 더 철저한 위생관리가 요망된다.

7일 순천대 식품공학과 김중범 교수팀이 지난해 4∼5월 전남 순천시 일원의 공용약수터ㆍ관광지 약수터 10곳의 약수 10건과 비치된 물바가지, 물컵 등 물 마시는 도구 34건에 대한 세균ㆍ대장균ㆍ식중독균 검사를 실시한 결과 14.7%에서 식중독균인 바실러스 세레우스가 검출됐다. 바실러스 세레우스를 제외한 황색 포도상구균ㆍ살모넬라균ㆍ병원성 대장균 O-157ㆍ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네스ㆍ장염 비브리오균ㆍ여시니아 엔테로콜리티카 등 검사한 다른 식중독균은 미검출됐다.

바실러스 세레우스는 자연계의 토양에 널리 분포하는 흔한 세균으로 곡류ㆍ유제품ㆍ채소류 등 다양한 식품과 식품기계ㆍ용기에 오염돼 있다. 설사독소나 구토독소로 식중독을 유발하는데 대개 3일 내에 자연 치유되지만 최근 유럽에선 바실러스 세레우스 식중독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위해성이 높아지고 있다.

약수터에 비치된 음용도구에선 일반세균이 1㎠당 평균 약 5만마리가 검출됐다. 위생지표 미생물인 대장균군은 1㎠당 평균 약 50마리가 존재했다.

식품에 사용되는 기구ㆍ용기 표면의 일반세균수와 대장균군의 수는 각각 1㎠당 500마리ㆍ10마리 미만이어야 안전하다는 외국의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약수터에 비치된 음용도구 34건 중 33건(97.1%)에서 일반세균수가 1㎠당 500마리 이상, 25건(73.5%)에서 대장균군이 1㎠당 10마리 이상 검출됐다. 이는 음용도구의 위생상태가 매우 열악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에 검사한 약수(10건)의 평균 일반세균수는 1㎖당 63마리였다. 먹는 물의 일반세균수 음용 기준이 1㎖당 100마리인 것에 비하면 적은 수치이지만 검사한 10건의 약수 중 공중 약수터 약수 1건과 사찰 내 약수터 약수 1건 등 모두 2건이 음용 기준을 초과했다. 약수에선 바실러스 세레우스 등 검사한 6종의 식중독균이 일체 검출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약수터에 비치된 음용도구에 의한 식중독 위험이 상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다중이 사용하는 약수터 음용도구에 대한 철저한 위생관리가 필요하며 식중독균 오염을 피할 수 있는 새로운 음용도구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약수터 음용도구의 위생상태가 우려되면 약수를 마실 때 개인 컵을 이용할 것도 함께 조언했다.

한편 각종 미네랄ㆍ탄산가스ㆍ산소 등이 녹아 있는 지하수가 다시 지표로 용출된 광천수가 약수다. 약수는 일반 먹는 물에 비해 탄산가스ㆍ산소 용해도가 높고 칼슘ㆍ마그네슘ㆍ철분 등 미네랄 함량이 높아 특정 질병의 치유를 돕는 등 건강에 이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결과(약수터 음용도구의 Bacillus cereus 분포 및 독소 특성)는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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