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염·저콜레스테롤 식단 운영 ‘중앙대학교병원’
저염·저콜레스테롤 식단 운영 ‘중앙대학교병원’
  • 대한급식신문
  • 승인 2009.12.05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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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입맛 동시에 잡는 ‘저염식’ 처방 후 식사치료 병행…의료진 대상 치료식 시식회도 열어

얼마 전 한 방송사에서 식습관 개선만으로도 고혈압 환자의 혈압을 낮출 수 있다는 내용이 방영되자 이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물론 의도된 ‘편식’을 통해 혈압을 낮춘다는 방송 내용에 대해서는 찬반양론이 맞서지만 고혈압 등 심장혈관계통 질환자 식습관 개선의 중요성에는 이견이 없다. 의료적 시술과 함께 저염도, 저콜레스테롤 식단을 중심으로 한 치료식을 강조하고 있는 중앙대학교병원 심장혈관센터의 도전에 대중들의 이목이 쏠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병원에서 제공한 저염분, 저콜레스테롤 식사를 하는 것만으로도 입원기간의 단축과 함께 질병의 근본적 치료에 한 몫을 할 수 있다.

‘병원 음식은 맛이 없다’는 편견을 갖고 있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몸도 아픈데다 섬유질 중심의 음식을 먹다보니 “병원식만 먹다 보면 영양실조 걸릴 것 같다”며 투정부리는 환자 입장을 이해 못할 일도 아니다.

그러나 중앙대학교병원 심장혈관센터를 이용하고 있는 이들 만큼은 이런 불평을 접어두자.

◆ 식습관 개선으로 심장질환에 도움

병원에서 제공한 저염분, 저콜레스테롤 식사를 충분히 하는 것만으로도 입원기간을 줄일 수 있는 것은 물론, 병에 대한 근본적 치료에 한몫을 하기 때문이다.
강현주 영양사는 “처음 치료식을 접하는 환자들은 ‘맛없고,영양가 없는 음식’으로 치부하곤 하지만 사실 짜고 매운 음식에 길들여져 온 식성 탓”이라고 지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하루 적정 염분 섭취량이 5g인데 비해, 우리나라 성인의 하루 평균 염분 섭취량은 13.5g에 달 할만큼 과다염분에 길들여져 있다.“우리 병원에서 내놓는 저염식도 사실은 평균 5~10g의 염분을 함유한 음식이다. 하지만 이 맛조차 과다염분에 길들여진 환자들은 불평을 할 수 밖에 없다”고 강 영양사는 설명했다.

병원 입장에서야 환자들의 불평까지 감수하면서 굳이 저염식을 강조할 필요가 있을까 싶어 물으니 “저염분, 저콜레스테롤 음식을 먹고 안 먹었을 때의 차이는 생화학적 검사를 통해서도 확연한 차이를 드러낸다”며 “식습관 개선만으로도 고혈압, 동맥경화, 심근경색 등 심장혈관질환 치료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즉 체내 질환은 의료진의 시술을 통해 완치 또는 개선할 수 있으나 식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재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치료와 병행해 식습관 개선을 해야 한다.

싱겁게 먹고 건강 되찾기

담당 의료진의 처방에 따라 치료식이 결정된 병동환자는 약물치료와 식사치료가 병행된다. 이때 제공되는 음식은 염분제한을 비롯해 콜레스테롤을 피한 식단으로 꾸며진다. 주기적인 관리를 위해 병동마다 배치된 담당 영양사가 1주일에 2회씩 회진을 돌며 체크한다.
치료식 처방을 받은 외래환자의 경우 환자본인이 먼저 연락하지 않으면 확인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한 달 후 다시 연락해 체크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고.또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치료식 시식회도 열어 저염분, 저콜레스테롤 음식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초반만 하더라도 치료식을 거부하는 환자에게 쉽게 ‘일반식으로 바꿔라’고 지시할 만큼 의료진의 편견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시식회 이후 부정적 인식을 깰 수 있었다. 기자가 병원을 찾은 날은 잡곡밥을 비롯해 미역국과 레몬을 곁들인 생선자반, 순두부 등이 먹음직스럽게 차려져 나왔다.

이렇듯 잡곡과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기본으로 등푸른 생선과 채소, 해조류 등을 적절히 섞은 식단이 치료식의 주를 이룬다. 지난달에 열린 ‘심장혈관질환 환자를 위한 저염식 저콜레스테롤 시식회’에서는 ‘신개발 메뉴’인 저염 깍두기와 무쌈, 가지요리가 참가자들에게 큰 호평을 얻었다.
또 색깔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부터 심장에 좋다는붉은색 계열의 토마토와 보라색의 가지요리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이렇듯 치료식은 ‘몸에 좋다니 억지로 먹는 음식’에서‘맛도 챙기고 건강도 챙기는 음식’으로 진화 중이다.

저염식, 맛도 좋은 음식으로 진화

저염, 저콜레스테롤 음식에 길들여지자 ‘무염식으로 바꿔달라’는 환자가 생길 정도로 치료식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으나 여전히 입맛을 바꾸지 못해 고생하는 환자들도 있다.강 영양사는 “40~50대 남성환자들이 특히 저염식에 대한반감이 높다”며 “특히 국이나 나물, 김치 등 수분이 많은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하다.
정 싱겁다면 신맛과 단맛을 이용하라고 권유하는데, 신맛에 대한 거부감도 상당해 조절하는 데 쉽지 않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렇다고 염분함량을 높일 수는 없는 일. 소금대신 간장이나 고추장, 된장 등을 이용해 같은 염도라도 더 ‘짠맛’을 느낄 수 있도록 양념하거나 국을 빼는 대신 다른 반찬의 염도를 높여 입맛에 맞추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담당 영양사와 환자 간의 소통을 통해 합의점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한 일반식과 치료식의 섭취율을 분석해 환자 취향에 맞는 메뉴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터/뷰 강현주 영양사

“저염식단, 치료보다 예방에 초점 맞춰야"

심장혈관계통의 질환이 있거나 징후가 있는 이들에게 저염도, 저콜레
스테롤 중심의 식습관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무조건 싱겁게 먹고,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은 음식만 피하면 되는지 알쏭달쏭하다.그래서 평소 고기나 얼큰한 안주를 곁들여 음주를 즐기고 혈압이 높은 기자를 기준으로 가려야 할 음식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이에 대해 강현주 영양사는 “흔히들 저염도, 저콜레스테롤 위주의 식단을 강조하면 아예 안 먹는 걸 떠올리는데, 그렇지 않아요. 즐겨먹는 횟수와 양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가능한 일이죠”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굳이 꼽으라면 동물성단백질인 달걀 노른자를 비롯해 오징어 새우 굴 뱀장어 미꾸라지 소고기 돼지고기 내장류가 고콜레스테롤 음식에 분류된다.
“칼국수 한 그릇에 8g의 염분이 포함돼 있는 것 아세요? 면이나 빵이 쫄깃해지려면 다량의 염분이 첨가돼야 하기 때문에 빵과 비스킷, 인스턴트음식 등도 주의해야 할 음식 중 하나입니다. 식당음식을 먹을 때에는 화학조미료를 적게 사용하는 식당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이어 강 영양사는 “저염도, 저콜레스테롤 위주의 식단은 병을 치유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목적도 있지만 예방을 위해서도 중요하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가 의지를 가지고 몸에 익히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진호 객원기자 info@fsnew.co.kr 사진_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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