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지원센터의 도덕성과 당위성
학교급식지원센터의 도덕성과 당위성
  • 대한급식신문
  • 승인 2010.05.18 21: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학교급식은 비영리조직이다. 그래서 학교급식이 산업체나 일반급식처럼 저비용 고효율의 수익성사업으로 취급되어서는 곤란하다. 이는 국내의 기업형 급식업체가 학교급식을 떠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물가상승과 각종 경비가 상승됨에 따라 학교급식비의 저가정책이 흔들리면서 유동비인 식품비 조정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결국 저가의 수입산 식자재가 학교급식에 유입되는 주요한 계기를 제공한 것이다.


수입산 식자재는 안정성 문제뿐만 아니라 장시간 먼 거리를 이동하였기에 아무리 유통과정에 완벽한 시스템을 갖추었다 할지라도 영양상 손실은 보장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 학교급식비 대비 가치는 떨어 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국내 식자재유통도 물류산업의 기업화로 생산지에서 판매되는 식자재들을 대단위 집결지로 모아 다시 생산지로 역 유통 하는 모순적 현상을 만들고 있어 산업화가 주장하는 효율성의 가치를 철저히 위배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 환경에 교육적 목적을 지닌 학교 급식이 휘둘려서는 곤란하다.

학교급식은 우리의 미래인 우리 자녀들이 성장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환경이므로 그들을 위협하는 모든 환경을 제거하는 것은 기성세대의 책임이자 의무인 것이다. 그 첫 걸음이 학교급식의 식자재를 교육적 차원에서 관리하자는 학교급식지원센터이다.

식자재 유통물류비가 제거된 지역의 식자재를 지역의 학교급식지원센터에서 직접관리하며 같은 가격일지라도 폐기량이 적어 경제성이 높아지고, 영양적으로도 장기간 보관에 따른 손실이 적으며 위생적으로도 각종 첨가제나 위험에 노출된 단계가 줄어들면서 안전한 식자재를 학교에 공급할 수 있다.

더구나 학교급식의 실무차원에서 식자재가 수입산인지, 유통기한은 안전한지 등 검수에 따른 업무를 학교급식지원센터가 대신함에 따라 작업의 효율성 측면에서도 긍정적 효과가 크다. 뿐만 아니라 식자재업체 선정에 따른 학교급식 관련 비리문제들이 구조적 환경에 의해 발생된다면 학교급식에서 식자재업무를 제거하는 것 역시 업무의 선진화 방향이다.

한편 FTA나 WTO 등과 같은 거대조직들은 글로벌기업의 세계화를 위해 국가적 협상을 계속하며 식량무역의 세계화를 위해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이름도 알 수 없는 작은 농촌의 학교급식 식자재운영에까지 영향을 준다. 하지만 지구촌 어디에서나 미래 인류의 희망인 자녀들의 건강과 직접 관련이 있는 학교급식에서는 세계의 흐름과는 관계없이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이는 가까운 지역에서 수혜자가 생산 환경을 직접 보고 감독하며 안전한 식품을 그들 자녀에게 수혜하겠다는 작은 소망인 것이다. 기업과 국가 간의 정치적 협상으로 일괄 적용하는 시장영역이 아닌 것이다. 따라서 그들의 소망을 위한 선택이 제도화되는 환경을 존중하고 인정하며 세계경제 논리 속에 보호되도록 보살펴야할 것이다.

학교급식지원센터는 그러한 작은 소망이 담긴 지역의, 지역을 위한, 지역에 의한 사회제도라 하겠다. 나아가 지역과 연계한 학교급식지원센터의 운영은 지역 농수산물의 다양화를 활성화시켜 지역 생태계를 유지, 보존하는 역할도 담당할 것이다.

또한 지역민 간의 경제적 교류는 지역사회의 신뢰와 소통의 문화를 창출할 것이다. 영리와 경제적 수익만이 세상의 모든 가치인 시대에 이웃을 믿고 의지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새로운 사회경제시스템을 제공하는 것, 이것은 학교급식이 실천교육으로 교육적 가치를 더욱 발휘하는 계기가 되며 아울러 아름답고 도덕적인 사회경제시스템을 창조하는 단초가 될 것이다. 그야말로 학교급식지원센터는 일석다조의 효과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박모라 경북대학교 이공대학 식품과학과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