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도 중금속, 평소 사용에 유의해야
알루미늄도 중금속, 평소 사용에 유의해야
  • 편집팀
  • 승인 2010.06.07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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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생활을 10년 넘게 하면서 라면을 끓여 먹을땐 항상 양은냄비를 이용했다. 은색의 번쩍이는 질 좋은 냄비를 사용하지 않은 이유는 ‘라면은 양은냄비’라는 법칙이 어렸을 때부터 알게 모르게 머리 안에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 알루미늄은 가볍고 느낌도 부드러우며 열전도성이 좋은 성질을 가지고 있어 무의식적으로 ‘아 역시 이 맛이야’라는 반응을 이끌어 내기 쉽다. 그러나 우리가 라면을 먹을 때 자주 사용하는 이런 양은냄비는 사실 알루미늄 덩어리다. 알루미늄 성분이 99.7%나 될 정도로 비율 면에서 많은 양을 차지하고 있는 것.

문제는 이 알루미늄 역시 중금속이라는 점이다. 중금속은 아무리 소량이라고 할지라도 조금씩 몸 안에 축적되기 시작하면 나중에 건강에 엄청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실제 프랑스 국립보건의학연구소 연구팀이 15년 동안 프랑스 남부지역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수돗물 속의 알루미늄, 규소 성분과 알츠하이머 질환의 관계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알루미늄 섭취량이 많은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치매에 걸릴 위험이 2.2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물론 이 연구에서는 알루미늄이 직접적으로 치매의 위험성을 높였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해 논란 중이다. 하지만 전문의들은 알루미늄 성분이 들어 있는 투석 액을 많이 쓴 환자에게서 치매 위험이 다른 환자 군보다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추정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한다.

세계보건기구에서 하루 알루미늄 최대 섭취량을 체중 1㎏당 하루 1㎎ 이하로 잡고, 이를 적극 권고하고 있는 점 역시 알루미늄은 중금속이고 몸 안에 많이 축적될 경우 여러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현재 알루미늄은 이 외에도 인체 과다 노출 시 구토, 설사, 메스꺼움 등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알루미늄이 주요 구성 성분인 양은냄비는 사용할 때 주의가 요구된다. 혹여 실수로 코팅이 벗겨져서 알루미늄이 직접 노출되면 알루미늄이 알게 모르게 조금씩 우리 몸에 축적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는 꼭 양은냄비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식기가 있다면 모두 조심해야 한다. 예방법은 특별하지 않다. 식기에 부착돼 있는 용도표시를 확인한 뒤 지금 사용하려는 식기가 전자레인지에 사용해도 되는지, 온도는 어디까지 가능한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만 따르면 된다.

높은 온도에 노출됐을 때 알루미늄은 쉽게 용출되기 때문에 이런 확인 절차가 중요하다. 우리가 야외에서 고기를 구워먹을 때 알루미늄 호일을 사용하는 것도 그래서 피해야 한다. 또한, 냄비 등이 과일이나 다른 음식에 포함된 당산이나 강알칼리 성분과 접촉했을 때 알루미늄이 쉽게 노출되기 때문에 신김치, 매실절임, 간장, 된장, 토마토, 야채 등을 조리에 이용할 때 양은냄비의 사용은 피하는 것이 좋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도 매년 알루미늄 용출에 의한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이 같은 점을 홍보하고 있다. 사람 사이에만 궁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식기 사용, 식기-음식 사이에도 궁합이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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