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고, 충전의 시간 방학
그래고, 충전의 시간 방학
  • 편집팀
  • 승인 2010.09.06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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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향 미 인천명현초등학교 영양교사
점심시간 배식이 끝나고 1시 50분. 커피한잔을 손에 들고 책상 앞에 앉았다. 컴퓨터 화면 하단에 깜빡거리며 클릭을 기다리는 교내망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다. ‘아동 및 학부모, 교직원을 대상으로 실시 한 교원평가 결과 및 공지사항이 학교 홈페이지에 있음. 확인요망’ 메시지의 내용 이였다. 일 년에 상·하반기 2회 실시하는 학교급식위생 및 운영점검을 며칠 전 받았다. 평가에 점검에… 휴~~ 매일매일 점검받고, 시험받는 느낌이 든다. 갑자기 커피향이 독하게 느껴진다. 휴~~ 하며 깊은 숨을 내쉬는데, 달력에 하트모양으로 표시한 방학일이 눈에 들어온다. “그래. 며칠만, 조금만 힘내자! 파이팅” 방학식날이다. 한 학기를 걱정없이 끝냈다는 안도감으로 방학식을 맞이하는 느낌은 학창시절보다 더욱 행복하다. 함께 고생한 조리종사원, 배식원 모두 와 함께 회식을 했다. 수다꽃이 피면서 우리의 얼굴에 분홍꽃도 함께 피었다. 각자 방학일동안의 계획을 이야기했다. 공통적인 계획은 “아무일 안하고 그냥 며칠 자는 것” 그냥 며칠만… 식중독, 안전사고, 교육, 배식, 평가, 점검, 공문, 일지, 검식, 검수 등등에서 자유로운 며칠간의 단잠. 첫째, 30점짜리 사이버 연수 듣기. 둘째, 2010년 하반기, 9월부터 2월까지 식단 작성하고, 소요량 산출하고, 시장 조사하고 예가 작성하고, 학운위 심의자료 만들기. 셋째, 상담업무 관련 아동심리서적 읽기. 이것만 하는 것이 나의 방학 계획이였다. 하지만 공문처리와 학운위, 그리고 폭우에 걱정되는 급식시설 때문에 방학중 일주일에 몇 번씩 학교에 갔고 하반기 식단작성은 방학중 나를 괴롭혔다. 물가가 인상되어 급식비를 맞추면, 열량 및 영양소가 기준치 이하로 되고, 영양기준치를 살펴보면 급식비가 상승하고. 일지와 배식과 조리만 빼고, 방학중에도 할 것은 다해야 했다. 그리고, 개학을 일주일 앞두고, 대청소를 위해 출근하기 시작했다. 오래간만에 보는 반가운 얼굴들과 커피를 마시고, 점심을 같이 먹고…. 오늘부터 2학기 시작이구나, 또 이렇게 2010년 여름방학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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