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배추값에 단체급식소 비상
치솟는 배추값에 단체급식소 비상
  • 이지연 기자
  • 승인 2010.10.11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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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농산물 유통구조개선 TF팀 본격 가동

 

▲ 서울의 한 마트에서 배추값 폭등을 알리는 문구가 부착되어 있다.

지난 해 이맘때쯤 1,000원~1,600원 가량이었던 배추값이 올해 들어 10,000원을 훌쩍 넘겼다. 김장철을 앞두고 있는 서민의 시름은 갈수록 깊어지고 정치권 내에서는 배추값 폭등 원인을 둘러싼 각종 의혹들로 연일 시끄럽다. 특히 배추김치대란으로 직격탄을 맞은 곳은 단체급식 소. 학교와 산업체, 병원 등 각계에서 대체식단 마련에 고심 중이다.
제주 모 초등학교의 영양교사는 “배추를 포함한 각종 채소값이 동시에 상승해 식단구성에 만 두 배의 시간이 걸리는 등 어려움이 많다”며 “현재 배추김치 대신 열무김치, 깍두기 등으로 대체하고 있으나 장기화 될 경우 납품업체 뿐 아니라 수요자들도 문제가 심각하다” 고 토로했다. 산업체와 병원도 사정은 마찬가지. 서울의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환자식의 경우에는 함부로 대체식단을 짜는 것도 무리가 있어 기존대로 김치를 제공하고 있다”며 “배추값이 안정 세에 접어들지 않을까 두렵다”고 말했다.

단체급식소에 배추김치를 납품하는 업체들 역시 홍역을 치르고 있다. 학교와 군부대에 김치 를 납품하고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배추 뿐 아니라 마늘, 새우젓, 멸치젓 등 가격이 오르 지 않은 원재료가 없다보니 제조공장들은 헤어날 수 없는 적자에 시달린다”며 “이미 올해 까지 계약이 된 상황이라 손해를 보면서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납품하고 있지만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고 전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단체급식소와 같은 대량 수요물량을 강제로라도 억제시켜줘 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공급물량자체가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수요자 측에서도 이러한 상황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경기 양평 모 중학교 영양교사는 “공급업체들이 손해를 감수하고 초기단가 그대로 넣어주 는 상황이지만 사실상 업체들의 손실이 너무 클 것 같아 김치를 공급받으면서도 마음이 편치 않다” 며 “단체급식소의 경우 대량공급을 해야 함으로 소폭으로라도 단가를 올려줘 가 격을 현실화할 필요성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정부는 성난 민심을 진정시키기 위해 중국산 배추 160톤을 수입하고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TF팀을 본격 가동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지난 5일 소비자단체, 유통업체, 도매시장, 생산자대표자 및 학계 전문가들과 함께 유통구조개선을 위한 1차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최근 농산물 수급불안정으로 인한 배추 등 채소값의 급등이 기상이변 외에도 구조적으로 불합리한 유통구조로 인해 가중된 측면이 크다고 진단한데서 비롯되었다. 농식품부는 현장 전문가를 주축으로 올해 안에 유통구조개선 종합대책을 마련키로 하였다.
지방자치단체들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서울시농수산물공사는 배추가격의 폭등으로 어려움 을 겪고 있는 서민들의 식생활 안정을 위해 오는 20일까지 서울시내 각 구의 전통시장에 배 추 1,000톤을 시중 가격의 70%수준으로 공급키로 하였다. 이는 10만 가구가 김치(3포기 기 준)를 담글 수 있는 양으로 최근 가락시장 일평균 반입물량인 370여 톤의 3배에 달하는 물량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유례없는 채소가격 폭등에 서민은 물론이고 복지기관 등에 배추 등 채소 물량수급이 끊어짐이 없도록 하고 김장 수요 불안에도 사전에 충분히 대비하라”고 지시 했다. 또 “앞으로도 이상기후 등으로 수급불안이 빈발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상 기후에 따른 산지 물량 불안으로 도심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도록 유통구조 개선방안도 장기 적으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에 이어 인천시도 배추 140톤을 시중 가격의 60%가격에 선착순 공급한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농수산물공사 관계자는 “강원도 고랭지 지역에서만 출하되던 배추가 최근에는 춘천, 영월, 둔내 등 준고랭지 지역으로 출하지역이 확대되고 있다”며 “10월 중순부터 경 기, 충청, 전라도 지역으로 출하지역이 확산되어 향후 배추가격은 다소 안정세로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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