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딱똑딱'
'똑딱똑딱'
  • 유 정 민 서울동작교육청 학교보건계
  • 승인 2010.10.2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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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을 가르키는 시계를 보고서야 힘겹게 접속된 컴퓨터에서 숨을 몰아쉬며 두 눈을 감은 채 엔터키를 눌렀다. 한참 동안 감은 두 눈을 뜨지 못하다 이내, 슬그머니 모니터를 보는 순간 ‘합격’이라는 두 글자의 기쁨에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그 기억의 순간이 어느 덧 7년 전 일이다. 당시 식품영양학을 전공하고 학교영양사 즉, 식품위생직으로서 근무할 수 있다는 것은 스스로의 자부심과 어느 누구에게도 당당한 모습이 아니었다 싶다.

2006년 학교급식법 개정으로 인해 영양교사가 제도화 되면서, 불과 두 달의 경력 부족으로 학교에서 학교급식 실무가 아닌, 현재 교육청에서 급식 관련 행정업무를 하고 있다. 학교급식에 대한 보람과 사명감으로 열심히 일하며 영양교사 자격증도 갖추었지만, 정책이 바뀌면서 우리는 소외되고 결국 일하던 곳에서 일방적으로 밀려나 원치 않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에서 영양사로 근무하고 있을 땐 맛에 대한 반응, 조리원과의 갈등, 조리 기계·기구 고장 등 어려운 점도 있었으나, 새로운 메뉴 개발과 역시 맛에 대한 반응에 보람을 느끼며 열정을 가지고 임했었다. 하지만, 이 또한 옛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학교급식 전담자였던 몇몇의 남겨진 식품위생직들은 교육청에서 근무하며 동일 직렬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영양교사를 지도·감독하는 부조화 속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빠르게 변화하는 영양교사 업무 흐름의 이해의 폭이 커져감을 느낄 수 있다. 

급식행정과 현장 경험 간의 격이 커간다면 학교급식 발전에 도움이 될 수는 없다고 본다. 영양교사는 학교급식 위생과 함께 식생활지도를 통한 학생의 건강관리와 바른 식습관을 위한 체계적인 영양교육을 실시하기 위하여 도입되었듯, 교육의 공적책임과 학생과 학부모의 권익 보호를 위하여 영양교사가 학교급식 업무를 전담해야할 것이다.

하지만, ‘영양교사’ 집단은 마치 퍼즐처럼 보인다.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면서 영양교사, 기간제 영양교사, 식품위생직, 비정규직 영양사와 같이 여러 조각으로 나누어져 있다. 하나의 완성된 그림을 위해 현실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우린 아직도 모든 것이 꿈과 같고 현실이 아는 듯싶다.

영양교사의 일원으로서 우리가 하고 싶은 일. 아이들에게 맛있고 건강한 엄마의 정성으로 차려줄 수 있는 급식을 하고 싶다. 이를 위해 식품위생직 공무원이 되었고 또한 그 일을 천직인양 생각하고 살았고 아직도 그 일을 너무나 간절히 원한다. 우리 아이들이 있는 행복한 그 곳에서 처음처럼 몸과 마음이 살아 있고 열정이 있던 그 모습으로... 제 자리로 돌아가고 싶다. 흰 색 가운을 다시 입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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