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단에 대한 고민, 세계메뉴로 풀었다
식단에 대한 고민, 세계메뉴로 풀었다
  • 윤경순 (봉림중학교 영양교사)
  • 승인 2011.03.03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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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교)사들에게 주어지는 다양한 업무 가운데서도 핵심은 학생들에게 올바른 영양제공을 위한 식단을 구성하되 다양성과 기호도를 고려하는 점일 것이다.

지난 9년간 식단을 구성할 때마다 다양한 메뉴에 대한 고민이 끊이질 않았다. 항상 새 메뉴를 작성하지만 식단을 받아 보는 입장에서는 매번 비슷한 느낌이라는 피드백을 받기 일쑤였다.

전통식단을 기본으로 하되 월 1,2회쯤 새롭고 흥미를 유발할 테마 메뉴, 즉 세계 메뉴를 적용해 보면 어떨까 생각 하던 중에 2010년 11월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에 프랑스, 지중해, 멕시코의 음식문화가 등재된 것은 세계 음식에 대한 나의 관심이 더욱 끌리게 한 신선한 충격이었다.

당장 11월부터 매주 1회씩 세계메뉴를 식단에 접목시켜 보기로 결심하고 나라별 메뉴를 정리했다. 두 달간 8개국의 메뉴를 작성하고 보니 230 여개가 되는 나라들 중 내가 알고 있는 나라의 메뉴는 극히 제한적이어서 좀 더 깊이 있는 세계메뉴가 되기 위한 조언과 공부가 필요함을 깨달았다.

두 달간 운영해 본 경험을 토대로 세계 메뉴에 관심이 있는 선생님들과 함께 소모임을 조직하여 5대양 6대륙으로 나누어 대표메 뉴들을 정리하고, 2011년 계획으로 1달에 2회 세계메뉴 제공으로 총 18개의 세계메뉴 식단을 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잡게 되었다.

이번 겨울 방학부터 시험조리를 실시하였는데 총 3회에 걸쳐 인도, 그리스, 러시아 메뉴를 완성하였다. 그 중 인도메뉴는 다음과 같다.

적용한 메뉴명 : 팔락파니르 커리, 강황밥, 플레인난, 봄베이감자, 탄두리 치킨, 피클, 망고라씨

인도 식문화의 일반적인 특징은 색 , 맛 , 질감이 조화를 이루고 주식과 간식 등, 모든 음식에는 향신료(마살라)를 사용하며 장시간 은근하게 쪄서 향신료가 잘 스며들어 깊은 맛이 특징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커리를 들 수 있다. 팔락파니르 커리는 볶은 양파, 시금치가 주요 채소이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며 또 우유와 레몬을 이용해 만든 커티지치즈를 섞어 고소한 맛을 증가시킨 커리였다. 플레인 난을 구워 커리에 찍어 먹기도 하고 보통 우리가 먹는 것처럼 밥에 비벼 먹는 것도 인기가 좋았다.

인도 전통메뉴를 접해본 학생들은 처음 보는 맛에 새로웠지만 부드럽고 고소한 카레 맛에 금방 익숙해졌고 느끼하지 않고 독특한 향신맛의 탄두리 치킨을 잘 먹었으며 봄베이감자 역시 고수의 향을 좀 힘들어하긴 하였으나 호기심을 가지고 먹었다.

새로운 음식을 접해보기 전에 그 음식에 대한 유래 및 발달사, 만드는 방법, 특징 등을 익힌 후 먹게 되면 조금 생소하더라도 더욱 큰 호기심과 흥미로 받아들일 수 있고, 음식을 통하여 글로벌한 생각의 폭이 넓어지는데 작은 도움이 될 수 있는 테마메뉴가 된 것 같아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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