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과 가정이 함께하는 ‘유기농 생활’
유치원과 가정이 함께하는 ‘유기농 생활’
  • 김지혜
  • 승인 2011.05.16 19:3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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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불편’실천하는 아이들… 경기 평택 대건유치원

 

 

경기 평택 대건유치원(이하 대건유치원)은 ‘즐거운 불편’ 프로그램을 올해부터 시작했다. 쓰지 않는 플러그 뽑기, 샴푸 적게 쓰기와 같은 지구 온난화 예방을 위한 실천과 일회용품 사용하지 않기, 패스트푸드나 탄산음료가 아닌 우리 몸에 좋은 음식 먹기 등에 대해 알아보고 집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텃밭에서 상추, 시금치, 열무 등을 키우면서 화학비료 대신 지렁이 분변토와 건조시킨 음식물 찌꺼기를 거름으로 사용하고, 된장·고추장을 성당에서 직접 담가먹는다. 대건유치원은 어렸을 때부터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유치원과 집에서 온 가족이 함께‘즐거운 불편’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두레생협 먹을거리 이용

점심시간. 오늘의 메뉴는 잡곡밥, 시금치나물, 오징어·조랭이 떡볶이, 김치, 쇠고기 무국이다.
“우와. 나 시금치 좋아하는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떡이다”라며 소망반 아이들은 함박웃음을 짓는다.
선생님 앞에 한 줄로 나란히 서서 자기 차례가 오기를 기다리는 아이들의 모습이 꽤나 의젓하다. 선생님은 밥과 국을 아이들에게 퍼 주며, 반찬을 아이들 스스로 먹을 만큼 가져가도록 지도한다.

대건유치원의 밥상은 유기농 식재료로 채워진다. 안전한 먹을거리와 친환경적인 생산재를 공동으로 나누는 것을 모토로 삼는‘두레생명연합(이하 두레생협)’의 식재료를 아침마다 공급받는다.

농약을 쓰지 않는 친환경 유기농 급식재료를 사용하는 것도 ‘즐거운 불편’의 한 예가 된다. ‘즐거운 불편’ 프로그램은 가톨릭 서울 대교구 환경사목 유아생태교육위원회에서 시작했다. 이는 인간이 자연의 소중함을 깨우치고, 이를 기반으로 유아와 가정, 기관 등이 함께 연계하여 삶 속에서 환경생태를 살리는 실천을 지속적으로 이뤄가는 프로그램이다.

 


“우리는 이 프로그램을 올해부터 시작했지만 아이들이 스펀지처럼 무엇이든 빠르게 잘 받아들이고 있다”며 “유치원에서만이 아니라 가정에서의 실천도 연계시켜 온 가족이 환경생태의 소중함과 중요성을 느낄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민 벨라뎃다 원장수녀(이하 민 원장)는 말한다.

민 원장이 두레생협의 식재료를 이용한지는 10년이 넘었다. “농업가치가 희생되고 있는 요즘, 우리 농촌의 유기농 먹을거리를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농촌 살리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우리 농촌에서 나오는 재료들로 만들어진 것은 우리 건강에도 좋다. 겨울철에 아이들에게 도라지 배즙을 매주 2회씩 5개월간 먹게 했더니 감기 걸리는 아이들이 현저히 줄었다”고 말했다.

유치원에 3년째 다니고 있는 지혜반 송채연 어린이의 어머니 조경록씨는 “우리 아이는 밀가루 알레르기가 있어서 항상 먹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대건유치원은 먹을 것 만큼은 안심할 수 있다”며 “어느 유치원으로 보낼까 고민하던 다른 엄마들도 100% 유기농 급식 재료를 쓰는 것 때문에 대건유치원을 선택했다고 들었다”고 귀띔했다.

내 손으로 직접 키우는 유기농 채소
아이들은 유치원 텃밭에 감자, 고구마, 상추, 시금치, 열무 등의 채소를 심어 이를 식재료로 직접 식단을 구성해 보기도 한다. 이에 대해 민 원장은 “평소 잘 먹지 않던 것들이지만 자신들이 직접 키운 채소라고 하면 잘 먹는다”며 “직접 키우는 유기농 채소를 관찰하고,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몸에 이로운 음식을 알도록 지도한다”고 말했다.

 


대건유치원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의 식생활 습관의 변화를 중요시 한다. 이를 위해 학부모 대상으로 1년에 한 번씩 진행하는 교육에 아이들이 즐겨 먹는 음료와 과자 등에 설탕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라면 스프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유치원 식재료는 어떻게 공급받는지에 대해 알려준다.

또한 엄마와 함께 떠나는 유기농 생산지 체험학습을 통해 먹을거리의 중요성을 함께 이야기 한다. 아이들은 지난 2일에도 엄마와 함께 체험학습을 갔다. 엄마와 아이들은 유치원 이름으로 분양한 배나무 세 그루에 이름표를 달고, 유기농 딸기를 직접 따먹으며 딸기잼도 만들었다. 이런 활동 외에도 체험학습에서는 배나무 열매 솎아주기, 봉투로 열매 싸기, 수확하기 등 모두 아이들이 직접 체험한다.

조경록 씨는 “요즘 젊은 엄마들은 내 아이가 먹는 것이라면 비싼 재료도 마다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수입 유기농 제품과 농산물을 찾았는데 유치원에서 교육받고, 체험활동을 하고 나서는 우리나라 유기농 제품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며 식생활 개선교육 프로그램에 만족감을 표했다.

대건유치원은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음식 조리 시 물엿 대신 조청, 설탕 대신 마스코바도ㆍ매실액을 넣고, 된장·고추장도 성당에서 직접 담근 것으로 사용한다. 또한 산화가 빨리 되는 튀긴 음식은 하지 않고 볶거나 굽는 방법으로 조리한다. 겨울이 되면 김치 역시 사지 않고 유기농 재료로 유치원에서 학부모들과 함께 담근다.


민 원장은“영·유아기는 인스턴트 음식, 조미료 등에 길들여지기 쉬운 시기이므로 시중에서 판매하는 과자, 사탕, 음료수는 절대로 먹이지 않는다. 어릴 적 미각을 유기농 음식으로 길들여 아이들 스스로가 유기농 재료와 음식을 찾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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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aceful 2011-05-25 02:37:41
설탕 대신 올리고당 정정해 주세요. 올리고당은 전혀 쓰지 않습니다.
단맛을 내기 위해서는 두레생협 마스코바도 설탕이나 담근 매실액기스를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