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소에 배치될 조리로봇 ‘관심 집중’
학교급식소에 배치될 조리로봇 ‘관심 집중’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3.07.18 18: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교육청, 9월 1일 송곡중학교에 조리로봇팔 시범 도입
노동강도 저감 ‘목적’… 뜨거운 관심 속 “연착륙 가능할까”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학교급식 조리 업무를 조리로봇이 과연 할 수 있을까. 오는 9월 1일부터 조리로봇이 학교급식소에 ‘실전배치’된다.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 이하 서울교육청)은 18일 한국로봇산업진흥원(원장 손웅희, 이하 로봇산업진흥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올해 하반기 9월 1일부터 학교급식실에 조리로봇을 시범 도입한다고 밝혔다.

조리과정 중 볶음 공정을 수행하는 조리로봇팔

현재 학교급식소는 조리인력 부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교육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지역에서만 274명(2023년 4월 기준)의 조리실무사가 부족한 실정이다. 서울 전체 조리실무사 정원이 6000여 명인 것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결원으로, 현재 근무 중인 조리 종사자들의 업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한 서울교육청은 조리로봇 도입이 조리 종사자들의 노동강도를 낮출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서울교육청은 한국로보틱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조리로봇 시험 학교 선정과 시뮬레이션 등을 거쳐 로봇산업진흥원이 공모한 ‘2023년도 대규모 로봇 융합모델 시범사업(푸드테크 대량조리 분야) 지원과제’에 응모해 선정됐다. 

서울교육청 관내 조리로봇이 배치되는 학교로는 성북구 송곡중학교(교장 계경희)가 선정됐으며, 예산 10억 원이 투입돼 오는 9월 1일부터 볶음·국·탕·튀김 등 4대 로봇이 도입된다.

이번에 도입되는 조리로봇을 보다 정확히 표현하면 ‘조리로봇팔’이다. 모든 조리과정을 조리로봇 혼자 진행하는 것이 아닌 급식실 내에서 조리 종사자들과 같이 작업하는 것을 전제로 했다. 즉 대용량의 식자재를 볶거나 반복적인 튀김요리를 하는 등 정해진 작업을 조리 종사자들과 함께하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볶음요리라면 볶음용 식자재를 국솥에 넣는 작업은 조리 종사자가, 볶는 행위는 조리로봇팔이 맡는 식이다. 완성된 요리를 옮기는 행위도 조리 종사자의 몫이다. 이 때문에 실제 어느 정도 노동강도 개선 효과가 있을지는 추후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준비 중인 조리로봇은 조리 종사자들과 같은 공간에서 조리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대두된다. 조리로봇이 오작동을 일으키거나 조리 종사자의 이동 및 행동과 중첩되면 자칫 부상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업에 도입되는 조리로봇을 개발한 우종영 한국로보틱스 대표는 “조리로봇팔 모든 부위에 센서를 부착해 일정 거리 이내로 조리 종사자가 들어오면 무조건 조리로봇팔의 움직임을 멈추도록 설계해 안전성을 높였다”며 “10억 원 예산 중 상당액이 안전성 확보에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심화되는 조리인력 감소에 대안으로 조리로봇이 대두되면서 서울교육청의 시범사업에 학교급식 관계자들의 관심이 매우 뜨겁다. 서울교육청은 이번 조리로봇 도입에 ‘조리인력 감축’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근무 중인 조리 종사자분들의 노동강도가 너무 높아 이에 대한 대책으로 추진된 것”이라며 “앞으로도 조리인력 정원 조정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서울지역의 한 학교 영양사는 “급식은 외식과 달리 조리과정이 복잡하고 대량의 식자재를 제한된 시간 내 조리해야 하는 특성 때문에 ‘단체급식에 적합한 조리로봇이 과연 존재할까’라고 생각했다”며 “이번에 도입되는 조리로봇에 대해 관심도 크지만,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