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된 버섯, '눈길'
가죽된 버섯, '눈길'
  • 박준재 기자
  • 승인 2023.11.23 12: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진청, 균사체 활용 가죽 대체 소재 제조기술 특허등록
“화학약품과 물 사용량 크게 줄이는 등 환경친화적 효과”

[대한급식신문=박준재 기자]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 이하 농진청)이 지난해 버섯 균사체를 활용한 스티로폼 대체 포장재를 개발한 데 이어 이번에는 민관 협업으로 버섯가죽을 제조 기술을 개발해 상품화에 나선다고 23일 밝혔다. 

버섯의 뿌리 부분인 균사체는 실처럼 가는 균사가 그물망처럼 치밀하게 얽혀 있어 산업용 소재로 활용도가 높다.

버섯가죽을_활용한_작은가방.
버섯가죽을 활용한 작은가방.

농진청은 다른 버섯보다 생장 속도가 빠르고 균일하게 자라는 영지버섯 균사체를 선발해 농산부산물인 톱밥 위에 면섬유를 놓고 여기서 균사체가 자라도록 배양했다. 그리고 자란 균사체만을 수확해 습윤 처리 등 가공을 거쳐 버섯가죽 원단을 만들었다. 

이어 배양 기술을 이전해 간 농가를 대상으로 우수 균주 제조 기술을 지원하고, 농가는 배양시설을 활용해 버섯가죽 원단을 대량으로 배양했다. 여기에 가공전문업체는 배양한 원단의 내구성을 높이고 원단에 무늬를 넣는 등 상품성을 높일 수 있는 공정을 추가해 동물 가죽과 비슷한 질감을 내도록 했다.

이 같은 협업으로 만든 버섯 소재 가죽을 한국의류시험연구원에 의뢰해 내구성을 분석한 결과, 버섯가죽 원단의 내구도가 기존 의류용 가죽류(피혁류) 섬유제품 권장기준보다 최대 3.5배 까지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옷감이 마찰에 견디는 내마모성도 권장기준(2만 회)보다 높게(3만 회) 나왔다.

일반적으로 동물가죽은 동물성 단백질을 광물성 단백질로 변성하는 가공 과정에서 많은 양의 화학약품을 사용한다. 게다가 대부분의 가공 공정이 습식으로 이뤄져 물 사용량이 많고, 이 과정에서 대량의 고형폐기물이 발생한다. 하지만 버섯가죽은 탄소 배출량과 물 사용량을 90% 이상 줄일 수 있고, 인체에 해로운 화학약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 환경친화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농진청은 이번 기술의 특허등록을 마쳤으며, 앞으로 가죽 전문 회사와의 세부적인 상품화 협의를 거쳐 손가방과 액세서리 등 다양한 버섯가죽 상품을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장갑열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버섯과장은 “이번 연구는 민관이 협업해 상품화 가능성이 높은 버섯가죽 제조 기술 협력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가죽 소재 외에도 버섯 균사체가 포장 소재, 완충재, 건축자재 등 다양한 제품으로 개발될 수 있도록 농가 및 관련 업체와 힘을 모아 시장확산을 선도하겠다”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