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하는 다이어트의 허와 실
유행하는 다이어트의 허와 실
  • 강재헌 교수
  • 승인 2011.08.31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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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후반에 들어와 지나치게 날씬한 체형이 미(美)의 기준이 되면서 병적이다시피 마른 패션모델들의 몸매가 많은 여성들의 선망의 대상이 됐다. 여성지마다 포도 다이어트니 반창고 다이어트니 하는 기획기사가 범람하고 있고 신문, 잡지마다 다이어트 식품 광고가 지면을 메우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쉽게 살을 뺄 수 있다는 각종 다이어트 비법들이 입에서 입으로 유행되고 있다.

원 푸드 다이어트(one food diet)
얼마 전 158cm의 키에 체중이 80kg인 32세 여성이 비만클리닉을 찾아왔다. 이 여성은 1년 전 여성지에서 본대로 3주간 사과 다이어트를 하여 7kg을 뺐으나 그 후 20kg이 다시 늘어 병원을 찾게 되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사과, 포도, 감자 다이어트 등은 한 가지 음식만 계속 먹게 하여 질리게 함으로써 체중을 줄이는 방법이다.

따라서 그 한 가지 음식을 먹는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단식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 효과를 나타낸다. 우리가 건강을 유지하는데 는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무기질, 비타민 등 다양한 영양소가 골고루 필요하나, 이러한 다이어트 시에는 균형 잡힌 영양소 섭취가 불가능해진다. 따라서 신체 내에서는 모자라는 영양소를 충당하기위해 지방뿐만 아니라 근육을 분해하여 이용하게 된다. 따라서 체중은 상당히 줄게 되지만 빠진 체중의 상당 부분은 사실 체지방이 아닌 근육이다.

일반적으로 열량 섭취를 과도하게 줄이면 줄일수록 지방보다는 근육이 더 많이 소실되게 된다.
우리가 체중을 줄이려는 목적은 체지방을 줄여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지방간 등 각종 성인병의 위험에서 벗어나 건강을 되찾자는 것인데, 지방대신 근육이 줄게 되면 이런 효과를 볼 수 없고 도리어 체력이 떨어지게 된다. 그 뿐만 아니라 근육이 줄어들면 체중을 줄이는데 에도 도리어 방해가 된다. 근육은 운동할 때는 물론이고 쉴 때에도 다른 신체 조직에 비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그러므로 근육이 많은 사람은 운동할 때나 쉴 때나 24시간 에너지를 더 많이 소비하므로 같은 양의 음식을 먹어도 더 날씬해질 수 있다. 예로 든 환자의 경우 이처럼 중요한 근육의 상당 부분을 다이어트 기간 중 잃었기 때문에 다이어트 기간이 끝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전보다 더 비만해지게 된 것이다.

단식
단식이란 말 그대로 생명 유지에 꼭 필요한 물과 전해질을 제외하고는 음식 섭취를 하지 않음으로써 체중을 빼는 고전적인 방법이다. 단식을 하게 되면 분명히 체중이 줄게 되어 있다. 단식을 하게 되면 인체에서는 주인의 의도에 관계없이 이를 위기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칼로리 소모를 최대한 줄이고 비축 지방을 최대한 아껴 쓰게 된다.

게다가 에너지가 모자라면 저장해둔 지방만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몸에 꼭 필요한 근육을 분해하여 에너지로 이용한다. 지방은 생존을 보장하는 마지막 카드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지방은 유지하는데 에너지가 거의 들지 않는데 반해근육은 유지하는데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따라서 몸에 필요한 근육이 소실되면 근육을 유지하는 데에 드는 에너지가 줄게 되어 기초대사율이 더욱 감소하게 된다. 누구든 평생 굶고 살 수는 없다.

단식으로 체중을 줄인 후 이전의 정상 식사습관으로 돌아가는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날까?
단식이전과 비교하여 이 사람은 기초대사율이 극도로 낮아져 있으며, 근육이 소실되어 에너지 소비가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이전에 체중 변화를 일으키지 않던 양의 식사를 하더라도 이 사람은 지속적으로 체중이 늘어 얼마 지나지 않아 식이요법 이전보다도 체중이 더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초저열량 식사요법
다이어트 식품은 식사 조절을 잘 하지 못해 비만해진 사람에게 식사대용으로 먹도록 함으로써 영양상의 불균형 없이 효과적으로 체중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개발 된 것이다.
따라서 식사요법의 보조 방법으로 사용한다면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하루 600kcal 이하의 열량 섭취로 급격한 체중감소를 유도하는 방법을 초저열량 식사요법 이라고 한다.

의학적으로 큰 무리 없이 안전한 체중조절 속도는 1주일에 0.5~1.0kg 정도라고 하며, 이 이상의 속도로 체중을 줄이기 위해서는 주의를 요한다고 하는데, 초저열량 식사요법은 이보다 빠른 속도로 체중을 줄이게 된다.

실제로 업자의 말대로 다른 음식은 먹지 않고 다이어트 식품만 복용한다면 살은 분명히 빠질 것이다. 하지만 복부 팽만감, 오심, 구토, 복통, 설사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고 심한 경우 사망할 위험도 있다. 다행히 별 부작용 없이 체중이 빠졌다 할지라도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다이어트 기간중 체지방과 함께 몸의 근육이 빠지게 되어 점점 살이 찌기 쉬운 체질이 되어 간다.

도움말 _ 강재헌 교수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비만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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