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급식관리지원센터, '위탁과 직영의 딜레마'
[기자수첩] 급식관리지원센터, '위탁과 직영의 딜레마'
  • 안유신 기자
  • 승인 2024.02.05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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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유신 기자.
안유신 기자.

[대한급식신문=안유신 기자] 급식은 한자로 '줄급(給)'과 '먹을식(食)'으로 표기한다. 사전적 정의는 학교‧직장‧병원 등 가정 밖 일정한 장소에서 특정 이용자를 대상으로 지속해서 식사 등을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식품위생법 제2조에서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특정 다수인에게 계속해서 음식물을 공급하는 기숙사‧학교‧어린이‧유치원‧병원‧사회복지시설 등의 급식시설을 '집단급식소'로 정의한다.

통상적인 급식에 목적은 대상자의 영양 요구에 맞는 양질의 식사를 제공함으로써 급식 만족도를 높이고, 정신적‧육체적 건강을 증진하는 데 있다. 이 때문에 급식 서비스의 핵심적 역할을 하는 영양사와 조리 종사자의 노고를 잊어서는 안 된다. 열악한 근무환경과 처우에도 책임감으로 묵묵히 일하는 이들을 귀하게 생각해야 한다.

급식 수요자들에게 안전하고 체계적인 급식 서비스 제공을 위해 '급식 지원'과 '급식 관리'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이를 반영하듯 급식 관련 법이 제‧개정되면서 급식을 전문적으로 관리할 관련 조직이 설립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 이하 식약처)가 주도해 설립한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이하 센터)가 있다. 2011년 3월 하남시센터가 최초로 개소했고, 이후 2015년까지 170여 개소의 센터가 설립됐다. 현재는 전국에 236개의 센터가 설치돼 운영 중이다. 

이 센터들은 대부분 '관립 민영' 형태다. 정부에서 설립하고, 민간 전문가집단으로 구성된 법인‧단체가 운영하는 형태이며, 운영 재원은 식약처와 광역‧기초자치단체가 매칭으로 지원한다. 

또한 위탁운영되는 경우는 센터의 목적사업 자체가 영양사 직무와 직접 관련이 있어 대부분 식품영양 관련 학과(이하 식영과)가 설치된 대학의 산학협력단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일부는 유관 협회 등 비영리단체가 운영하기도 하며, 소수지만 일부 지자체는 자체 법인을 만들어 직접 운영하기도 한다. 

이처럼 센터의 기능과 필요성은 10여 년의 세월을 거치며 검증되고 있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운영상 난제'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종사자(영양사 등)들의 고용불안과 최저 임금 등 열악한 처우 문제다. 직원 대부분이 영양사인데, 이들은 대학에서 식영과를 졸업하고, 국가시험을 통과해 영양사 자격을 갖춘 전문가들이다. 그럼에도 능력 대비 처우 등이 열악한 것은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다.

실제 직원들이 전문직임에도 모두 계약직이며, 2~3년 주기로 이뤄지는 센터에 대한 수탁 심사에 따라 지속 근무 여부가 결정되는 등 고용에 대한 불안감이 상시 존재한다. 일각에서 센터 종사자들의 열악한 근무 여건에 대해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를 개선하는 방안으로 '학교 및 비영리단체 등에 위탁운영'과 '지자체가 설립한 법인을 통한 직영' 등이 제시되고 있다. 먼저 위탁운영은 운영 주체가 식영과가 설치된 대학 또는 영양사 관련 단체라는 점에서 장점이 크다. 또 다른 방안인 지자체의 법인 설립을 통한 운영은 종사자들을 정규직화할 수 있어 처우나 고용불안이 해소될 수 있다. 하지만 민간전문 기관‧단체의 운영으로 얻을 수 있는 전문성과 효율성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급속한 사회 환경의 변화에 따라 센터의 필요성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흐름에 정부도 급식 관리 대상을 어린이‧청소년에서 장애인, 노인 등으로 확대하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

이제 센터 운영의 난제로 남은 '위탁과 직영의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관련 기관이 중지를 모아 효율적인 대안을 내놓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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