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생활 선도하는 ‘단비영양사’
건강생활 선도하는 ‘단비영양사’
  • 이지연 기자
  • 승인 2009.12.05 1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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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시설 영양사의 새로운 모델 제시

서울시가 최근 건강생활 실천사업 분야의 하나로 ‘단비영양사’를 발족했다. 아동 전문 식생활 지도사 역할을 담당하는 단비영양사들은 앞으로 보육시설 분야 영양사들에게 새로운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현재 전문적인 영양멘토링 교육을 받은 후 각 지역의 보육시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영양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새롭게 출발하는 1기 단비영양사들을 직접 만나봤다.


서울 서대문구 구립 환희어린이집에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왔다. 바로 아동 식생활 지도사인 단비영양사들이다.“먼저 왜 우리가 채소를 먹어야 하는지 알아보자.”재미있는 동영상과 함께 영양교육이 시작되자, 만5세 해오름반 어린이들은 일제히 노란 유니폼을 입은 단비영양사에게 집중한다.
이날 영양교육의 주제는 ‘채소는 내친구’이다. 채소로 귀여운 애벌레를 직접 만들고 먹어봄으로써 아이들에게 채소에 대한 친밀감을 길러주는 것이다.“으깬 감자에 당근, 양파, 브로콜리, 마요네즈를 넣고 조물조물 섞어주세요.”
김미해 단비영양사가 수업을 진행하고 김용남, 홍샛별 단비영양사가 보조를 맡는다. 아이들 옆에서 일일이 실습을 돕느라 손이 바쁘기 때문에 보통 3명이 함께 영양교육을 진행한다.“맛있겠다.”아이들은 옆 친구와 속닥이며 열심히 채소 애벌레를 만든다. 홍상준 군(7)은 “기차처럼 생긴 기차애벌레를 만들었어요”라며 친구들에게 솜씨를 뽐낸다. 아이들이 모두 채소 애벌레를 완성한 후 채소의 중요성을 한 번 더 확인하며 40분간의 영양교육이 끝났다.

◆ 지역사회로 찾아가는 전문 영양서비스

현재 서울시 보육정보센터와 보건소에서 영유아를 대상으로 영양교육을 진행하고 있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서울시는 지난 10월 단비영양사를 결성했다. 서울시의 건강생활 실천사업 분야로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가 맡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보육시설 어린이들의 건강한 밥상문화를 위한 영양교육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이를 위해 50명의 1기 단비영양사들은 한 달간 영양 멘토링 교육을 받았다.
아동교육을 위한 교수법, 보육시설 아동 영양교육방법, 보육시설 아동의 발달 특성 등 일반적으로 배우기 힘든 내용을 집중적으로 배웠다. 강사진은 서울대 아동생활환경 연구소, 이화여자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동작보육센터 등 영유아 영양교육 전문가들로 구성했다. 현재 교육을 마친 단비영양사들은 3인 1조로 각 구의 보육시설에서 영양교육을 하고 있다. 서울시 25개구 103곳의 보육시설에서 교육을 희망하는 등 신청률이 매우 높다.

◆ 보육시설 원장 대상으로 영양상담도 진행

아동 식생활 지도사를 전문으로 하는 단비영양사들은 영유아를 대상으로 채소섭취, 고른 영양섭취를 교육한다. 이와 함께 보육시설 원장을 대상으로 영양상담도 해주고 있다. 환희어린이집의 조진희 원장은 영양사가 없어 평소 급식에 관해 궁금한 점이 많았다. 조 원장은 영양교육과 별개로 단비영양사들에게 주방점검을 부탁하고 그동안 쌓인 궁금점을 털어났다.
“음식이 좀 짠 거 같아서 걱정이에요.”
“염도계를 사용하면 적정한 염도를 유지할 수 있어요.”
김용남 단비영양사의 명쾌한 답이 이어진다. 조 원장은 그런 것이 있었냐며 매우 기뻐했다. 이밖에도 다양한 궁금증을 해소한 원장은 영양사의 필요성을 절감하며 상담을 마쳤다.
홍샛별 단비영양사는 “서울시에서 현재 보육정보센터와 보건소에서 영양교육을 지원하고 있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찾아가는 영양서비스를 제공하는 단비영양사의 맡은 책임이 크다”며 의욕을 보였다.
영유아 영양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단비영양사.앞으로 그들의 역할이 주목된다.

※단비영양사란 단비(DANBI: Dietitians And NutritionistsBlog Initiation)의 어원으로 ‘꼭 필요한 때 알맞게 내리는 비’와도 같이 지역사회에 영양서비스를 제공하여 건강한 식생활을 유도하기 위해 훈련된 영양사를 의미한다.  (문의 :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 02-749-0745 )

인/터/뷰 서대문구 단비영양사들

단비영양사는 3인 1조로 각 구에서 영양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중 김미해, 김용남 단비영양사는 지방에서 출퇴근하며 높은 열의을 보이고 있다. 열정으로 똘똘 뭉친 김미해·김용남·홍샛별 서대문구 단비영양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어떤 계기로 단비영양사에 지원하셨나요?
- 홍샛별 : 대학에서 영양교육을 전공하며 ‘보육시설 아동의영양교육 효과’에 관한 주제로 논문을 썼어요. 평소 관심이 있어서 이렇게 참여하게 됐죠.
- 김미해 : 예전에 고등학교 영양사를 하며 식생활 교육은영유아 때 해야 함을 절감했어요. 단비영양사 모집 공고를보고 이거다 싶어 천안에서 오가며 수업을 들었어요.
- 김용남 : 저도 영유아 영양교육이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해참여하게 됐어요. 학부모들과 영양상담을 해보면 정말 너무 모르시더라구요.

Q. 1기 단비영양사인데 어떤가요?
- 김미해 : 단비영양사를 하면서 영유아 영양교육의 중요성을 더욱 실감합니다. 일회적으로 교육하기보다 상주하면서 지속적으로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

Q. 단비영양사 교육 프로그램 중 개선했으면 하는 점은?
- 김용남 : 아이들의 성장단계별로 교육을 받고 눈높이를 맞추는 등 체계적인 훈련을 받았지만 현장실습이 없어서 아쉬웠어요. 교육이 끝난 후 바로 현장에 나왔더니 아이들에게 어떻게 인사를 해야하나 부터 헷갈리더라구요.(웃음)
- 김미해 : 맞아요. 저도 처음 어린이집에 갔을 때 무척 떨렸어요.

Q. 앞으로의 계획은?
- 김미해 : 단비영양사를 하며 아동 요리수업이나 편식과 관련해 더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어요.
- 홍샛별 : 단비영양사가 활성화돼서 계속적으로 영유아 영양교육이 잘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 김용남 : 저도 단비영양사로 계속 강의하고 싶네요. 나중에 편식연구소를 열어볼까하는 생각도 있습니다.“우린 열정으로 똘똘 뭉쳤다”

이제남 기자 ljn@fsnews.co.kr 사진_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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