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 비만의 주범 '폭식' 보다 '인터넷'
중고생 비만의 주범 '폭식' 보다 '인터넷'
  • 김나운 기자
  • 승인 2016.06.27 12: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학생 비만 위험 여학생의 2.9배, 학년 올라갈수록 비만 위험↑

인터넷 이용시간이 주 600분 이상인 중ㆍ고생은 180분 미만인 학생에 비해 비만이 될 위험이 1.4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가톨릭대 의대 정혜선 교수(예방의학)팀이 질병관리본부가 2014년 실시한 청소년건강행태 온라인 조사(중ㆍ고생 6만 9659명 대상) 자료를 토대로 남녀ㆍ학력ㆍ학년 등 청소년 비만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한 결과 남학생이 비만이 될 위험은 여학생의 2.9배였고 중1 에 비해 중3은 비만 위험이 1.5배, 고3은 2.4배였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입시 부담으로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질 뿐 아니라 고교생이 식사량이 많고 비만 유발 음식을 더 자주 섭취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번 연구에서 국내 중ㆍ고생의 평균 BMI(체질량지수)는 20.7로 정상 체중이었다. 비만의 척도인 BMI는 자신의 체중(㎏)을 키(m로 환산)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25 이상이면 비만으로 분류된다.

정 교수팀은 “남녀ㆍ학년ㆍ부모 학력ㆍ학업성적ㆍ수면만족ㆍ패스트푸드 섭취ㆍ인스턴트식품 섭취ㆍ격렬한 운동ㆍ근력운동ㆍ스트레스ㆍ인터넷 이용시간 등이 청소년 비만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중ㆍ고생의 주당 평균 인터넷 이용시간은 431분이었다. 15년 전인 1999년(52분, 한국청소년개발원 조사)보다 8배, 9년 전인 2005년(132분, 청소년보호위원회 조사)보다 3배 이상 늘어났다.

정 교수팀은 “비만 중ㆍ고생 2명 중 1명은 인터넷 이용시간이 주 420분 이상이었다”며 “인터넷 이용시간이 주 600분 이상인 학생은 180분 미만인 학생에 비해 비만 위험이 1.4배 높았다”고 강조했다.
청소년의 비만 예방을 위해서라도 인터넷 이용시간 제한 등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스트레스ㆍ자살 생각 등 심리적인 요인도 비만 위험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스트레스를 약간 받는 학생 대비 많이 받는 학생의 비만 위험은 1.9배, 자살을 생각하지 않은 학생 대비 자살을 생각한 적 있는 학생의 비만 위험은 1.1배였다.

중ㆍ고생의 비만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은 고강도 운동과 근력강화 운동이었다. 고강도 운동을 주 3일 이상 하면 28%, 근력강화 운동을 주 3일 이상 하면 43%나 비만 위험(하지 않은 학생 대비)이 낮아졌다.

성적 상위권 학생 대비 하위권 학생의 비만 위험은 1.3배 정도 높았다. 부모의 학력이 낮을수록 중ㆍ고생의 비만 가능성이 약간(10% 가량) 더 높았다.

자신의 수면 시간에 만족(‘잠을 충분히 잔다’고 응답)한 학생의 비만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는 시간이 길면 그만큼 운동ㆍ활동 시간이 짧아지게 마련이다.

특히 패스트푸드ㆍ라면을 각각 주 1회 이상 섭취하는 학생의 비만 위험이 이런 음식을 거의 먹지 않는 학생보다 오히려 낮았다는 것이다.

정 교수팀은 “비만 학생의 절반 이상이 체중조절 노력을 하는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며 “체중을 빼기 위해 패스트푸드ㆍ라면을 일부러 적게 먹은 결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우리나라 청소년의 비만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분석)는 ‘한국학교보건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