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을 가다 - 서울 양천구 신서초등학교
학교급식을 가다 - 서울 양천구 신서초등학교
  • 대한급식신문
  • 승인 2009.06.17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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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교육·견학 통해 ‘쌀사랑’ 키우죠”

한국인이라면 매일 섭취하는 쌀밥. 하지만 자극적인 인스턴트식품이 난무하는 현실 속에서 아이들은 점차 밥맛을 잃어가고 있다. 이에 서울 신서초등학교는 ‘쌀 사랑 영양교육’을 통해 아이들에게 쌀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고 자기주도적인 식생활 습관을 가르치고 있다. 화전, 약식 등 조리실습과 떡볶이 페스티벌 참가, 농업박물관 견학 등 다양한 체험학습을 통해 쌀에 대한 친화력을 높이고 바른 식습관을 길러주는 것이다. 주변학교의 영양교사들 사이에서도 입소문 난 영양교육 현장을 직접 가봤다.

▲ 신서초등학교의 김진숙 영양교사와 학생들이 영양교육 수업시간에 참치채소비빔밥을 만들고 있다.
쌀의 역사·영양소 등 교육 통해 건전한 식습관 형성
“우리가 지금까지 화전, 약식, 주먹밥 등 쌀을 재료로 하는 음식을 만들어 봤는데요, 이러한 쌀은 무슨 식품일까요?”“탄수화물 식품이요!”신서초등학교(이하 신서초교) 영양교육 수업시간, 김진숙 영양교사가 질문하자 노란색 조리복을 입은 학생들이 한 목소리로 목청껏 대답한다. 그 동안 조리실습과 견학을 통해 쌀을 직접 만져보고 맛을 봐서 그런지 쌀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다.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이론수업인데도 배우는 아이들의 눈망울이 초롱초롱하다. 칠판에는 쌀의 영양과 역사가 빼곡히 적혀있다.“네, 맞아요. 쌀은 탄수화물 식품으로 우리 몸의 에너지를 만들어줘요. 그러면 우리나라에서 벼농사는 언제부터 시작했을까요? 지난번 농업박물관에서 봤는데 기억나는 사람?”“신석기 시대입니다.” 한 학생이 손을 번쩍 들고 일어나 자신있게 답한다.
1시간 동안 진행되는 영양교육은 쌀의 영양성분을 가르쳐 줄뿐만 아니라 역사교육과 함께 진행되어 더욱 흥미롭다. 아이들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수업시간이 금세 지나가 버렸다.

◆ 쌀 사랑 식생활부

올해 3월부터 신서초교는 ‘쌀 사랑 식생활부’라는 영양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계발활동 시간과 방과 후 학교운영 활동 시간에 진행되는 이 영양교육은 총 62시간의 1년 교육 프로그램이다. 쌀의 소비가 줄어드는 추세 속에서 주식인 쌀에 대한 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건강한 식생활 습관을 형성하도록 마련됐다.교육 내용은 쌀에 대한 이론 강의에 조리실습, 견학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더해 흥미롭게 구성했다.
5~6학년생 대상으로 총 40명이 듣는 이 수업은 수강신청 경쟁이 치열했다고 한다. 더구나 농림수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의 지원을 받아 학생들은 수강료를 전혀 안 내고 교육을 받는다. 프로그램 내용은 알차고 재미있다.
지난 3월에는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렸던 ‘2009 서울 떡볶이 페스티벌’에 참여해 직접 떡볶이를 만들어보는 체험학습도 했다. 5학년 6반 최주리 양은 “다양한 떡볶이를 맛보고 직접 만들 수 있어 정말 좋았어요”라며 떡볶이 페스티벌 체험학습을 최고로 뽑았다.
이 밖에도 학교 내에서 약식, 화전, 쌀피자 만들기 등 쌀을 이용한 조리실습 시간도 마련된다. 영양교육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으니, 아이들에게 영양교육은 인기 만점이다. 4월의 화전 만들기 수업 때는 김진숙 영양교사가 진달래를 직접 따와 화전 재료로 사용했다. 고향에 성묘 갔다가 활짝 핀 진달래를 한 아름 꺾어와 도시 아이들이 맛볼 수 없는 향긋함을 전했다고 한다.
쫀득한 찹쌀에 진분홍 진달래를 얹은 화전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맛과 신선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했다. 한편 이론 수업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수업은 쌀의 기능과 영양소, 우리 농산물의 중요성, 건강한 식생활을 위한 식습관등 꼭 필요한 내용들로 구성했다. 지난 4월에는 농업박물관 견학을 통해 쌀의 역사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렇게 이론, 실습, 견학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식품에 대해 친숙감을 느끼고 바른 식습관을 기를 수 있다.

◆ 열정으로 만들어낸 살아있는 영양교육

김진숙 영양교사는 현재 주당 2~3시간의 영양교육 수업을 한다. 행정업무만 해도 바쁠 텐데, 영양교육에 푹 빠져 힘든 줄 모르고 지낸다. 영양사 시절부터 영양교육에 관심이 많아, 영양교육 경력이 벌써 10여 년이 넘는다고 한다.올해 3월부터 시작한 ‘쌀 사랑 식생활부’ 영양교육도 이러한 열정에서 탄생했다.
지난 1월 농식품부의 ‘식습관교육 프로그램 시행학교’ 모집 공고를 보고, 주식인 쌀에 관한 영양교육을 제안했다. 그 결과, 농식품부로부터 채택되어 시범학교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신서초교는 작년에 강서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빈그릇운영 시범학교’를 운영하기도 했다. 3~4학년을 대상으로 이론수업과 ‘잔반 없는 날’ 운영을 병행해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한다.
음식물 줄이기 실천과 관련된 글짓기 대회를 열어 참여율을 높였다. 학부모들도 함께 참여한 글짓기 대회는 시상 시간도 가졌다고 한다. 이렇게 살아있는 영양교육을 진행하다 보니,아이들에게 재미있다고 소문이 나 올해 영양교육 참여율이 매우 높았다고 한다.
김 영양교사는 “오는 6월에는 유기농 쌀 재배 현장을 견학하는 ‘농촌체험캠프’에 참석할 예정이고 10월에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요리경연대회를 열 계획”이라며 그때도 와서 보면 재미있을 거라고 귀띔 해줬다. 현장 체험과 실습, 이론 교육이 잘 조화된 영양교육. 나날이중요해지는 영양교육의 역할이 점점 더 기대된다.

글_이제남 기자 ljn@fsnews.co.kr 사진_ 김승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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