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슘과 구강암세포 만나면 암세포 주변 성장 효소 촉진
[대한급식신문=김나운 기자] 영·유아와 청소년 신체 발달에 꼭 필요한 영양소인 칼슘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오히려 구강암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손가연 미국 뉴욕대 치과대 연구원 연구팀은 지난 6일 칼슘 채널인 ‘ORAI1’ 단백질이 구강암 종양의 성장을 촉진하고, 종양에 의한 통증 민감도를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시그널링’에 발표했다. 칼슘 채널이란 세포막에 존재하는 단백질로, 열리고 닫히면서 칼슘 성분을 막 내외로 투과시키는 통로가 되는 영양소다.
연구팀은 구강암 종양과 건강한 혀의 조직 샘플을 분석해 ORAI1 유전자가 종양에서 두드러지게 발현되는 것을 발견했다. 구강암에 걸린 혀 세포를 분석 결과, ORAI1 칼슘 채널이 활성화될 때마다 다량의 칼슘이 암세포에 유입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칼슘과 구강암세포가 만나자 암세포 주변에서 ‘메탈로프테이나제’ 분비가 촉진됐다. 메탈로프테이나제는 여러 유형의 암에서 일반적으로 발견되는 효소다. 결과적으로 이번 연구는 구강암의 경우 칼슘이 너무 많으면 암세포의 성장을 촉진시킬 수 있다는 결론인 셈이다.
연구팀은 문제의 ORAI1 유전자가 실제 암 진행에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동물 실험도 실시했다. ORAI1 유전자를 제거한 실험용 쥐에게 암세포를 주입하자 종양은 더 천천히 성장했으며, 쥐가 종양으로 인해 느끼는 고통도 기준치와 비교했을 때 감소했다.
연구팀은 “칼슘이 세포로 유입되는 것은 일반적으로 신체에 많은 이점을 주지만, 칼슘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반대로 좋지 않은 작용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