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 위 오른 ‘교실배식’, 개선돼야
도마 위 오른 ‘교실배식’, 개선돼야
  • 안유신 기자
  • 승인 2023.10.16 18: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동용 의원, 전국 약 7.8%가 교실급식… 서울·경기에 많아
“학습·급식 분리는 학생 기본권, 리모델링 등 대안 모색해야”

[대한급식신문=안유신 기자] 식당배식이 교실배식 보다 위생과 음식 질, 학생 만족도 등 모든 면에 우수하지만, 일선 학교의 열악한 환경이 신속하게 개선되는 것은 쉽지 않은 현실이다. 특히 전국 시·도별로 급식 여건이 다르고, 분명한 격차도 존재한다는 점에서 실천이 녹록치 않아 보인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정감사에서 교실배식에 대한 우려와 함께 특정 지역에 교실배식이 편중돼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동용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에 약 7.8%의 학교가 교실배식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이한 점은 서울과 경기지역 초등학교의 교실배식 비율이 각각 36.8%, 29.5%로 매우 높았다.

이 중 서울의 경우 식당배식 없이 교실배식만 하는 초등학교가 30%에 육박해 모든 학교가 식당배식으로 운영하는 광주, 전남, 울산, 세종, 충북, 제주와 대조적이었다. 이 같은 서울과 경기지역 초등학교의 급식 현실은 결국 타 시·도 학생들에 비해 양질의 급식을 받지 못하는 역차별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전국 시도별 교실배식/식당배식 현황 (‘23. 9. 기준, 교육부)
전국 시도별 교실배식/식당배식 현황 (‘23. 9. 기준, 교육부)

2015년 한국환경보건학회지에 발표된 ‘학교식당 및 교실배식 과정 전·후 미생물 오염에 관한 연구(정해용·손주혜 외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 논문에 따르면, 교실배식의 경우 조리된 식품을 교실로 운반하는 과정이 동반될 수밖에 없어 배식차 등을 이용한 식품 이동 중 미생물에 의한 오염이 발생할 소지가 크다고 분석했다.

또한 교실배식을 위한 급식 이동 후 학교 배식차와 승강기의 황색포도알균 오염도가 이동 전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고, 부적절한 배식차와 식기류의 관리 역시 미생물 오염도에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부유세균의 농도 역시 부착 미생물 농도와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사례를 제시하기도 했다.

2010년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지에 게재된 ‘중학교 학교급식의 식당과 교실배식의 급식 만족도와 위생상태 비교(송현정·문현경, 단국대학교 교육대학원 영양교육 전공)’ 논문에서도 교실배식의 맛과 청결, 위생 문제를 지적했다.

논문에 따르면, 급식의 맛과 식기류 청결도, 배식량 등 모든 항목에서 식당배식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으며, 검출된 세균 또한 식당배식보다 교실배식이 훨씬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교실배식의 또 다른 문제점 중 하나로 조리된 음식을 소분하고 다시 이동시켜야 하는 특성상 음식이 더 빨리 식으며 맛도 떨어진다는 점을 들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급식 초창기 도심지 학교는 공간이 부족해 부득이하게 식당 없이 조리실만 학교 뒤쪽 공간에 지을 수밖에 없었다”며 “통상 노후 학교를 리모델링하거나 체육관을 신설할 때 식당과 급식실을 같이 짓고 있는데 모든 학교에 식당을 갖추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시간이 걸린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도 “급식실이나 학생식당을 증축하면 운동장 면적이 좁아져 증축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유휴 교실을 리모델링해서 식당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 의원은 “학습과 급식, 그 공간의 분리는 학생들의 기본권”이라며 “서울과 경기 등 식당 부지확보가 쉽지 않은 지역은 증·개축 또는 기존 공간을 활용한 리모델링 등 대안을 모색해 위생적이고 안전한 급식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