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활동, 불면증 겪는 도시민에게 ‘특효약’
텃밭 활동, 불면증 겪는 도시민에게 ‘특효약’
  • 김나운 기자
  • 승인 2023.10.24 0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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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국제성모병원 수면의학연구소 공동 연구 결과 발표
수면장애지수·수면의 질·수면잠복기 등 모든 지표에서 개선

[대한급식신문=김나운 기자] 규칙적인 텃밭 활동이 수면의 질을 향상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 이하 농진청)은 지난 20일 규칙적인 텃밭 활동만으로 잠들지 못해 힘든 도시민들의 수면장애가 훨씬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73.4%가 수면장애를 겪고 있으며, 2021년 기준 수면장애 환자는 68만9151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만큼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수면장애는 심각한 질병인 셈이다.

텃밭 활동이 수면 장애를 겪는 도시민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텃밭 활동이 수면장애를 겪는 도시민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농진청은 텃밭 활동이 수면의 질에 미치는 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국제성모병원 수면의학연구소와 함께 한 이번 조사에서는 수면장애를 겪는 시민 19명을 대상으로 주 1회 2시간씩 12번에 걸쳐 텃밭 활동을 실시했다. 텃밭 활동으로는 밭이랑 만들기와 퇴비 만들기를 비롯해 수면에 도움을 주는 작물 재배 등이 실시됐다.

그 결과 ‘수면의 질(PSQI, 총합 점수가 높을수록 수면의 질이 좋지 않음을 의미)’ 지수는 참여 전 9.1점에서 참여 후 5.4점으로 무려 40%나 개선됐다. 특히 텃밭 프로그램 활동을 마친 후 12주 동안 이뤄진 추적 관찰 결과에서도 5.9점으로 개선된 상태가 유지됐다. 불면증 심각도 지수 역시 시작 단계에서는 평균 13.4점이었으나 프로그램 활동 후 6.8점으로 호전됐고, 12주 뒤 7.7점으로 유지되는 경향을 보였다.

수면의 질과 함께 수면 효율이 낮은 참여자들의 수면 형태와 질도 크게 향상됐다. 누워있는 시간 중 잠든 시간을 나타내는 수면 효율은 뇌파와 안구운동, 혈중산소 포화농도 등을 측정하는 수면다원검사로 확인했다. 그 결과 객관적 수면 효율이 낮았던 참가자(13명)는 76.8%에서 85.7%로 좋아졌고, 총 수면시간은 평균 329분에서 371분으로 늘었다. 잠들기까지 걸린 시간도 21분에서 11분으로 감소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공동연구팀은 낮 동안 신체 활동과 햇볕 쬐기의 긍정적 효과를 불면증 환자가 직접 느끼게 하면서 일상생활 리듬에도 변화를 일으켜 수면장애에 도움이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불어 수면에 좋은 상추차 등 채소류 섭취도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광진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장은 “불면증 환자뿐 아니라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생활로 수면에 어려움을 겪는 도시민에게 도움이 되도록 성별·연령대별 수면의 질, 신체 운동량, 스트레스 등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겠다”며 “도시 텃밭 활동이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자연 치료이자 여가활동으로 널리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연구에 참여한 김혜윤 국제성모병원 수면의학연구소 교수는 “그간의 수면 치료는 잠을 재우는 데 한정된 면이 있었지만, 텃밭 활동은 건강하고 활기차게 낮 시간을 보내는 데 방점을 찍었다”며 “신체활동과 햇볕 쬐는 시간의 긍정적 효과가 도시민의 건강한 수면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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