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침반] 학교급식에 주어진 과제와 향후 방향
[나침반] 학교급식에 주어진 과제와 향후 방향
  • 황동연 용인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객원교수
  • 승인 2023.12.11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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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연 용인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객원교수(교육학 박사)
황동연 객원교수
황동연 객원교수

수년 전 언론에서 랍스터 버터구이나 대게찜 같은 이색 급식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한 끼당 4~5천 원의 예산을 고려할 때 파격적인 메뉴가 아닐 수 없다. 이는 해당 학교 영양선생님의 열정과 흥정을 통해 얻어낸 저렴한 식자재 구매 공로에 더해 학생들이 며칠간 인내심을 갖고 소박한 식사(?)를 극복한 선택과 집중, 그리고 협동의 산물이었다.

이처럼 모든 국민의 관심사가 된 학교급식은 2022년 말 기준 전국 1만1987개 초·중·고·특수학교에서 531만 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다. 또한 급식 관련 종사자는 영양(교)사 1만1158명을 비롯해 조리사 1만940명, 조리 종사자 5만2058명 등 7만4156명에 이른다.

필자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1970년대 빵과 우유를 나눠주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학교급식은 오랜 시간 우리와 함께 했다. 1981년 1월 시행된 학교급식법은 영양교육을 통해 성장기 아동의 건전한 심신 발달은 물론, 협동 정신 함양과 국민 식생활에 기여하는 것을 법률로 규율하는 등 학교급식의 역할과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학교급식은 초기 결식아동의 영양부족을 해결하는 것에서 시작해 그 이후 영양 불균형 및 잘못된 식습관을 바로잡기 위한 국민 건강 문제로 확대됐다. 그리고 더 나아가 공동체 의식과 책임을 향상시키고, 학생 간 소통을 원활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올바른 정서와 인성에 영향을 미치는 전인교육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제 미래세대에게 안전한 먹거리 제공과 이를 바탕으로 건강한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정부와 교육기관뿐만 아니라 국회와 지방자치단체, 지방의회의 중요한 책무가 됐다.

이로 인해 학교급식은 국회 교육위원회나 보건복지위원회, 농림해양수산식품위원회 등의 국정감사에서도 주요 정책으로 다뤄지고 있다.

이처럼 우리가 영양교사 배치, 식중독 문제와 HACCP 인증, 친환경농산물과 GMO 식재료, 수산물 방사능 검사 등 학교급식 모든 과정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이자 중요한 사회 안전망이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조리실 환경과 급식 종사자의 질병, 처우개선 등의 문제에 대해 여러 차례 지적했다. 여기에 올해 열린 경기도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는 학교급식 종사자의 개인 업무실적 평가에 대해 모든 구성원의 협업으로 이뤄지는 급식에서 개인 실적을 평가한다는 것은 상호 위화감 조성만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즉 결식아동 영양부족에서 시작한 학교급식이 학생 건강과 영양교육 측면을 넘어 이젠 종사자의 건강과 안전, 처우문제까지도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국회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지방의회까지 모두 주목하면서 감시자이자 지원자 역할을 마다하지 않는 것이다.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품질 높은 학교급식을 제공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이면서 학생들에게는 권리가 됐다. 따라서 정부와 정치권, 교육 당국은 품질과 위생 등 학교급식 전반을 잘 살펴 학생과 국민 모두 신뢰할 수 있는 안전한 학교급식 환경 조성에 마중물이 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공동체 일원으로서 영양 문제와 인성교육 등 다양한 과제를 해결한 학교급식에 주어진 과제는 무엇인지 고민하며, 향후 발전 방향을 모색해야 할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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