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척지서 쑥쑥 자라는 농작물, 조만간 나오나
간척지서 쑥쑥 자라는 농작물, 조만간 나오나
  • 김나운 기자
  • 승인 2024.01.10 2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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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걸프만 습지 식물 ‘비에너티아’ 유전체 내염성 확인
실제 배추 유전자 적용해 내염성 확인, 국제학술지에도 발표

[대한급식신문=김나운 기자] 일반적으로 농작물은 소금기가 있는 토양에서는 잘 자라기가 어렵다. 나트륨 성분이 일으키는 삼투압 효과로 작물 내 수분이 작물 전체로 골고루 퍼지지 못해 작물이 허약해지기 때문인데, 이는 결국 농작물이 말라죽는 백수 피해로 연결되기도 한다. 국내 연구진이 이 같은 소금기에 강한 농작물 유전자 특성을 분석해 이를 실제 배추에 성공적으로 적용해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농촌진흥청 연구진이 내염성 유전자 보유 농작물 품종 개발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사진은 소금함량이 높아 일반적인 농작물이 자라기 어려운 간척지 농지 모습.
농진청 연구진이 내염성 유전자 보유 농작물 품종 개발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사진은 소금 함량이 높아 일반적인 농작물이 자라기 어려운 간척지 농지 모습.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 이하 농진청)은 걸프만 습지에 서식하는 식물 ‘비에너티아’(걸프만 염생지에서만 주로 서식하는 식물)의 유전체를 해독한 후 비에너티아의 소금 저항 유전자의 특성을 분석해 배추에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내염성은 높은 염분 농도에 대한 식물의 저항성을 뜻하는 것으로, 최근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높아지며 토양 내 염분 농도가 올라 세계적으로 내염성 작물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에 농진청 연구팀은 고위험‧고수익형 실용‧학술 분야 연구과제를 추진하는 우장춘 프로젝트를 통해 비에너티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비에너티아에는 기존 품종보다 내염성 유전자가 3배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유전자는 칼륨 수송체로서 세포 내 과잉된 소금을 배출하는 기능을 한다. 내염성 유전자의 발현 특성은 거의 비슷했지만 내염 능력은 차이가 있었다. 비에너티아가 가진 유전자는 염분 농도를 배출하는 능력이 기존 품종 내 유전자보다 최대 4000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소금용액 생존실험에서도 비에너티아 유전자는 기존 품종보다 월등히 생존력이 높을 뿐 아니라 오히려 성장하는 결과도 나왔다.

연구진은 이어 비에너티아내 특정 내염성 유전자를 배추에 적용한 후 일정 소금 농도에 7일간 노출했다. 일반 배추는 노랗게 말라 죽어갔으나 비에너티아 유전자를 적용한 배추는 오히려 잘 성장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확인 결과 비에너티아 유전자 배추는 뿌리로 들어오는 소금을 뿌리 세포 내 액포에 저장하고 잎에서 남는 소금은 뿌리 밖으로 배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진청은 이번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인 Froniters in plant science (IF=6.627)에 논문으로 게재했다. 현재 이 유전자를 적용해 2세대 벼를 키우고 있으며, 1세대 벼는 배추보다 높은 내염성을 보인 바 있다.

권수진 유전체과장은 “최근 기후변화의 심화로 내염성 작물 연구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내염성 작물 개발의 기초 자료를 확보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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