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 종사원 ‘열 명 중 네 명’, 아파도 버텼다
조리 종사원 ‘열 명 중 네 명’, 아파도 버텼다
  • 안유신 기자
  • 승인 2024.01.17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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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골격계질환인데 병원 안 가는 학교급식 조리 종사원 ‘43.3%’
가장 통증 많은 곳 ‘어깨’… 병원 안 가는 이유 ‘증상 가벼워서’

[대한급식신문=안유신 기자] 서울과 인천지역 학교급식에 종사하는 조리 종사원 43.3%가 근골격계질환 증상이 발병해도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대다수는 어깨 부위에 통증을 가장 많이 경험하고 있었다.

이 같은 결과는 한양대 보건대학원 직업 및 환경보건전공 노미소 씨가 지난해 8월 연구·분석한 ‘근골격계질환 유증상 학교급식 조리 종사원의 미충족 의료’ 석사학위 논문에서 확인됐다.

울산광역시교육청이 관내 학교급식실에서 근골격계질환 예방 교육을 하는 모습.

학교에서 아이들의 한 끼 식사를 책임지는 조리 종사원의 건강은 자신뿐만 아니라 학생 건강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조리 종사자들은 작업 특성상 반복적인 동작과 부적절한 자세, 무리한 힘 사용 등으로 근골격계질환 발생 가능성이 큰 직업군임에도 의료서비스 이용에 대한 기초 자료는 물론, 연구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에 연구자는 근골격계질환 증상을 앓고 있는 학교급식 조리 종사원을 대상으로 미충족 의료를 중요 변인으로 설정해 연구를 진행했다. 미충족 의료는 ‘근골격계질환 증상이 발생해 의료서비스를 받을 필요가 있으나 받지 못하는 경우’를 뜻한다.

연구에서는 서울특별시와 인천광역시 단설유치원, 초·중·고·특수학교 급식실에서 근무하는 조리 종사원 232명 중 ‘근골격계질환 증상을 느낀 적이 없다’고 응답한 2명과 ‘증상은 있으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응답한 13명을 제외한 217명을 최종 대상자로 설정했다. 그리고 Andersen 행동 모형을 이용해 소인성, 가능성, 욕구 요인 등 독립변수와 미충족 의료 경험 여부 및 이유 등의 종속변수를 2023년 1월 25일부터 3월 17일까지 온라인으로 조사해 분석했다.

그 결과, 지난 1년간 조리 종사원 217명 중 43.3%가 미충족 의료를 경험했으며, 가장 많은 근골격계질환 발생은 ▲어깨 84.3% ▲팔·팔꿈치 74.2% ▲손·손목·손가락 57.6% ▲허리 56.2% ▲목 47.9% ▲다리· 발 47.5% 순으로 나타났다.

미충족 의료의 이유는 ▲‘증상이 가벼워서’ 48.9% ▲‘시간이 없어서’ 33.0% ▲‘병·의원에서 오래 기다리기 싫어서’ 5.3% ▲‘병·의원 등에 예약하기가 힘들어서’ 5.3% ▲‘경제적인 이유’ 4.3% 순이었다.

연구자는 논문에서 “이번 연구를 통해 근골격계질환을 앓고 있는 학교급식 조리 종사원의 미충족 의료 경험 여부와 그 이유를 파악하고 자 했다”며 “연구 결과가 적시에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등 미총족 의료 경험 감소에 도움이 되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논문에서는 학교급식 조리 종사원에 대한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근골격계질환 예방 및 관련 증상 완화 등 미충족 의료를 체계적 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정책 방향도 제시했다.

먼저 근골격계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학교급식 조리 종사원을 채용 관리하는 교육청이나 학교에서 건강관리 시스템을 마련해 건강 상태를 자의적 또는 타의로 확인해야 한다. 또한 근로자를 위한 건강 체육교실 운영 필요성과 함께 학교에서 30·40대, 50·60대별로 맞춤형 근골격계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연구자는 논문을 통해 “교육청과 학교에서는 근골격계 증상 관련 미충족 의료 경험 이유를 파악하고, 이들이 시기적절하게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대체인력 확대, 건강관리 체계 마련 등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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