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침반] 2024년 단체급식에 거는 기대와 희망
[나침반] 2024년 단체급식에 거는 기대와 희망
  • 이영은 원광대학교 식품영양학과 명예교수
  • 승인 2024.01.1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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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은 원광대학교 식품영양학과 명예교수
이영은 명예교수<br>
이영은 명예교수

2020년 코로나19를 시작으로 2022년 부터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의 식품 소비행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고물가 속에서도 개인의 취향을 우선하는, 그러면서도 ‘가성비’와는 다른 소비행태를 보인다. 이런 변화에 흐름은 단체급식에서도 나타난다.

‘복지’를 목적으로 한 ‘먹이기’ 시대는 지나가고 자신의 취향과 건강식을 중요시하는, 어떻게보면 단체급식의 목적 및 지향점과는 상반되는 현상을 보이는 것이다.

특히 균일 메뉴에 의한 급식에서 개인 취향을 반영해주는 선택형 급식 시대로 변화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미 위탁급식 시장은 그렇게 변화했고, 학교급식과 군급식같이 영양요구량을 맞춰야 하는 급식에서도 선택메뉴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군대, 산업체, 사회복지시설, 병원, 교정시설 등 8개 대표적인 급식시설 이용 인원 수는 2020년 기준 하루 평균 1700만 명에 달한다.

우리 국민 3명 중 1명은 매일 급식을 접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러한 단체급식 시장 규모는 점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에 서도 단체급식의 중요성을 인식해 매일 먹는 급식과 개인 상태별 건강식까지 국가관리 영역으로 확대하고, K-급식 위생·영양 관리체계의 재설계를 국정과제로 추진하며, 단체급식산업의 발전도 탄력을 받고 있다.

단체급식은 영양전문가인 영양(교)사가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관리하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비해 식자재 품질이 높고, 위생적으로도 안전하다는 것을 모두가 인정한다. 게다가 단체급식에서 제공되는 식사의 질과 메뉴 다양성, 외식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 등이 널리 알려지 면서 각 구내식당은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다.

고물가시대에 단체급식은 오히려 더욱 성장하고 있으며, 이 같은 성장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발전을 거듭할 단체급식산업이지만,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인공지능(A.I)’의 발전이다.

올해 2024년은 정부가 추진하는 AI 일상화 원년이기도 하다. 따라서 영양(교)사의 역량이 단순히 ‘식단 작성’에만 치중되어 있다면 영양(교)사는 인공지능에 얼마든지 대체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에 대한 해답은 영양(교)사들의 노력과 전문화에 있다고 생각한다. 옥스퍼드대 칼 프레이 교수와 마이클 오스본 교수는 ‘AI가 대체할 수 없는 미래 직업’ 중 하나로 영양사를 꼽은 바 있다.

참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이들의 연구 결과에서 제시된 ‘영양사’는 급식 관리만하는 영양사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휴먼터치가 필요한 개인 맞춤형 영양교육과 상담, 비스포크 밀플래닝(bespoke meal planning) 등 고도화된 직무 역량을 갖춘 영양사를 말한다.

단체급식산업의 발전을 오랫동안 지켜본 필자는 영양사의 역할도 시대변화에 발맞춰 달라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즉 발전을 거듭하는 단체급식산업은 이제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를 반영하는 식품·영양서비스와 함께 개인의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영양사를 필요로 한다.

2024년은 푸른 용의 해라고 한다. 푸른색은 희망을 의미하는데 그동안 어려운 환경에서도 영양(교)사들은 사명감을 갖고 단체급식산업의 발전을 묵묵히, 그리고 끊임없이 이끌어왔다. 앞으로도 영양(교)사들은 지금까지 그래왔듯 시대의 요구에 맞춰 본인의 역량을 더욱 키워나 갈 것이며, 더 건강하고 만족스러운 급식을 선보일 수 있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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