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의 싹이 되었던 학부모 급식체험
신뢰의 싹이 되었던 학부모 급식체험
  • 대한급식신문
  • 승인 2009.03.1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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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학교급식은 1980년대 중반부터 시작해 어느새25년을 훌쩍 넘겼다. 학부모, 학생, 교직원 등 관계된 사람들이 많다 보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돌이켜보면 초창기석유버너로 밥을 하다가 지금은 퍼지시스템 가스 밥솥으로 밥을 지으며 맛 또한 비교도 못할 만큼 발전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급식비 사용처에 대한 궁금증 때문에 학부모들은 학교에 대해 어느 정도 불신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맛이 없다’거나 ‘계약에 의혹이 있다’는 등의 문제제기를 받으며 식비를 집행하는 행정실장은 늘 질시나 의혹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급식의 모든 과정을 공개하면 부정적인 현상들을 해소할 수 있다’는 혁신적인 생각으로 작년 6월, ‘식판 위에 핀 웃음꽃’이란 현수막을 학교급식소에 걸고 ‘학부모 급식체험 공개행사’(이하 급식체험행사)를 가졌다.

어떤 사업이든지 구성원들이 잘 모를 경우, 오해와 근거 없는 루머가 양산돼 결국 공동체 자체를 어렵게 만든다.

그래서 작년 6월 기준으로 급식비 수입과 지출내역을 조목조목 정리해 급식체험행사에 초청된 학부모들에게 설명해주었다. 행사장에 참석한 어머니들은 ‘우리 자녀들이 어떻게 먹는지’, ‘학교급식이 정말 맛있는지’, ‘급식계약은 어떻게 하는지’ 등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나는 현장에서“수의계약은 없으며 조달청 전자입찰구매제도인 나라장터(G2B)를 이용하여 구매하기 때문에 어떤 부조리도 있을 수 없다”며 꼼꼼하게 답변해 오해를 풀었다. 우리 양동여자중학교의 입찰 차액분은 학생들의 후식을 구매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대부분의 학교가 이런 시스템으로 급식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올해부터 우리 양동여자중학교와 양동초등학교 그리고 양정초등학교 등 3곳이 공동구매를 하기로 결의했다. 급식비 운영의 투명성을 더 높이기 위한 우리들의 자발적인 노력이었다.

또한 이날, 현미수수밥, 카레소스, 비빔만두, 애호박새우살볶음, 섞박지 등의 메뉴로 구성된 점심을 제공해 학부모들이 급식을 직접 먹어볼 수 있게 했다. 호박은 우리 학교 소나무 텃밭에서 재배한 것을 썼다. 시식을 마친 어머니들은 대체로 만족스러워했다.

지금은 학교급식의 메뉴가 참으로 좋아졌다. 조미료가 조금도 첨가되지 않은 친환경급식이 현실화되어 가정에서 먹는 식단이 부럽지 않을 수준이 되었다. 아니 웬만한 가정집 식단보다 훌륭하다고 자부한다. 다만 그 동안 소통의 기회가 없어 그릇된 정보가 학부모에게 전달되면서 학교급식에 대한 불신이 커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따라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학부모 초청 급식체험행사를 열 예정이다. 많은 학부모들이 급식운영에 대해 잘 알고 이해하는 것이 신뢰의 밑바탕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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