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축년 한해를 보내면서
기축년 한해를 보내면서
  • 대한급식신문
  • 승인 2010.01.10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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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처음으로 급식업무를 시작할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여년이 흘렀다. 돌이켜 보면 실업계 고등학교부터 도교육청, 지역교육청, 직속기관을 거쳐 지금의 초등학교에 이르기까지 여러 기관에서 근무했던 기억들이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첫 부임지가 청주 소재 실업계 남자 고등학교였다. 그때24살의 젊고 의욕 충만했던 나는 100여명의 남자 직원들앞에서 “앞으로 전 직원들의 건강을 책임지겠습니다. 잘부탁드립니다”라고 첫인사를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봄·가을 소풍 때 학생들에게 밤새 김밥을 싸줬던 일, 김장철이 되면 운동장 후편에 산처럼 쌓아놨던 30~40접의 배추더미가 생각난다.

첫 직장에서 많은 어려움과 경험을 토대로 지금까지 무탈하게 직장생활을 한 듯하다. 공직생활의 절반인 13년을 조·중·석식을 제공하는 기숙사형 고등학교에서 근무했다. 또 교육청에서 근무했던 경험은 힘들었지만 우물 안개구리였던 나의 시야를 넓히는 계기가 됐다.

그래서 후배들을 만나면 젊었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을 비유하며, 편하고 쉬운 곳만 찾지 말고 어렵고 힘든 일을 먼저 경험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을 하곤 한다.1980년 초반 질 낮은 정부미(통일벼), 낮은 급식단가, 열악한 학교 급식현장, 급식 전담직원들이 형편없는 대우를받던 배고프고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학교급식 현대화 사업, 학교급식 위생관리시스템(HACCP)도입, 학교급식지원 조례제정으로 친환경 농산물 식재료 사용은 물론 학교 급식품 원산지표시 및 축산물 이력추적제 등 학교급식의 많은 발전과 변화가 있었다. 또 급식 업무도 많이발전했다.

80년대에는 계산기와 한국인의 영양권장량 책만을 활용해 영양량을 환산했지만 지금은 전자문서시스템으로 기획업무를 추진하고 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로 식단 작성을 하며 에듀파인(지방교육 행·재정 통합시스템)으로 급식예산을 집행하는 등 큰 변화가 있었다.

때로는 급식 업무가 힘들때도 있지만 ‘일터를 놀이터로생각하라’는 말을 생각하면서 항상 내 가족을 위한 맛있는음식을 만든다는 신념으로 기쁘게 일을 하면서 즐거움과보람을 느낀다. 다사다난했던 기축년 한 해를 보내고 다가오는 경인년 새해에는 우리 영양교사들이 학교급식의 질적인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해보며 행복과 사랑이 넘치는 한 해가 되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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