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영양사에게 전하는 선배 영양교사의 제언
신규 영양사에게 전하는 선배 영양교사의 제언
  • 경기 안양서초등학교 정명옥 영양교사
  • 승인 2017.03.0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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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명옥 영양교사경기 안양서초등학교
3월의 학교는 매우 부산하다. 신입생 입학을 비롯하여 모든 재학생의 새로운 학급이 편성된다. 공립학교의 경우에는 새로 부임하는 교사들로 인해 학생뿐만 아니라 모든 학교의 구성원이 가슴 설레는 때이기도 하다.

특히 영양교사는 개학과 동시에 점심식사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그 부담이 더욱 크다. 더군다나 학교급식에 첫 발을 내딛는 신규 영양교사는 급식실무를 익히느라 정신이 없을 것이다. 당장 매일 해결해야 할 과제를 처리하기에 급급할지 모른다. 이에 선배 영양교사로서 몇 가지 당부하고자 한다.

첫째 교육전문가로서 자질을 함양하는데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학교급식은 교육이다.’ 이 명제를 잊지 않기 바란다. 학생들이 학교급식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은 굉장히 다양하고 많다. 매 순간 자신의 교육철학을 성찰하는 작업을 우선해야 할 것이다. ‘배움’이란 목표와 가치관, 욕망이 바뀌는 것이다. 배움과 가르침이란 하나다. 그 둘은 다른 것이 아니라 충분히 연동되어 있다는 것을 숙고하기 바란다.

둘째 공무란 곧 예산의 기획과 지출업무가 대부분임을 명심하자. 학교급식을 위한 예산은 학교재정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 급식비를 관리하는 일에 지혜를 발휘하여 철저히 수행해 나가야 한다. 자칫하면 예산관리의 미숙으로 인하여 부실급식, 부채급식이라는 오명을 들을 수도 있다.  

셋째 다양한 구성원과 민주적인 의사소통 능력이 있어야 한다.

학교라는 조직에서 영양교사는 교장, 교감 등 관리자와 부장교사, 그리고 동료교사뿐만 아니라 조리에 종사하는 이들과 함께 일을 한다. 따라서 복잡한 인적구조로 인해 갈등의 소지가 내재돼 있으므로 유능한 소통능력이 요구된다. 또한 아울러 문제 해결능력을 길러야 한다. ‘돌다리도 두드린 후 건넌다’는 속담이 있듯이 업무와 관련하여 문제가 발생하면 관리자, 동료, 선배 영양교사 등에게 적극적으로 조언을 구하기 바란다. 급식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문제는 그것이 단위학교 안의 문제일지라도 대부분 비슷한 상황일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넷째 무엇보다 영양교사는 지도력이 요구되는 위치에 있다. 지도력의 핵심은 ‘실력’이다. 학교급식의 근본 목적을 사유하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하는 연구자의 자세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레시피 연구이다. 그밖에 영양수업 연구는 물론 거시적으로는 교육정책, 학교급식정책, 식량정책, 학생 및 국민의 영양정책 등 정부 정책에 대한 연구와 함께 각 정책이 갖는 현안 문제와 대안도 고민하는, 공부하는 영양교사이기를 바란다.

오늘날은 여러 가지 면에서 식생활이 위기를 맞고 있다. 위기란 근원적 성찰이 필요한 때라고 했다.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품위마저 결여된 것 같은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은 학교급식을 통해 수정되어야 한다. 이것이 영양교사에게 요구되는 시대적 사명일 것이다. 먹는 행위를 통하여 그것과 관계하는 모든 것에 감사하는 건강한 마음을 가꾸어 갔으면 좋겠다. 그런 희망을 이루어 나가는 데 학교급식이 한몫을 담당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불어 사는 삶을 배우는 데 학교급식은 정말 좋은 교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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