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음식물쓰레기 처리실태
르포/ 음식물쓰레기 처리실태
  • 설동훈 기자
  • 승인 2011.01.21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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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음식물쓰레기 제로(0)운동

 

 

사료 퇴비화, 그리고 소각
음식물쓰레기 폐기물업체 위탁 처리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은 하루 평균 1만5천톤에 이른다. 이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연간 18조원이다. 국가 예산의 5% 가량이 그냥 쓰레기통에 들어가는 셈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처리 비용이 6천억원이나 든다. 낭비도 이런 낭비가 없다.

그래서 환경부 등 관계 부처는 2011년 올해를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원년’으로 삼고 음식쓰레기 절감을 위해 각종 방안을 내놓고 있다. 이에 본지는 음식쓰레기 발생과 처리현황, 외국의 음식쓰레기 절감 대책, 효율적인 음식쓰레기 절감 대책 등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주 

시리즈- 음식물쓰레기 제로(0)운동<상>
르포/ 학교‧ 기업체‧ 병원 음식쓰레기 처리실태 

 

 

 

 

 

압축진개차가 음식물쓰레기를 구거하고 있다.

 

귀에 거슬리는 굉음을 울리며 압축진개차가 음식쓰레기를 담은 잔반통을 끌어올린다. 기울어진 잔반통에서 투입구로 쏟아지는 음식쓰레기를 압축장치가 연신 압축을 하는 사이 또 다른 잔반통이 올라간다. 그리고 수거를 위해 들어 올리는 잔반통에서는 쓰레기국물이 줄줄 흘러내린다.

잔반통을 수거하는 작업에 걸린 시간은 불과 5분 남짓. 수거차량이 떠난 후에 현장에 남은 건 한겨울 추위에도 불구하고 코끝을 진동하는 악취, 주변 바닥에 흘러 금새 얼어붙은 쓰레기국물. 우리가 먹고 버린 것이지만 그야말로 ‘입맛’을 뚝 떨어뜨리기 십상이다.

학교와 병원, 그리고 기업체 등 단체급식의 음식물쓰레기는 크게 조리과정에서 아오는 식품쓰레기와 과잉조리로 배식하고 남은 잔식, 그리고 이용자들이 먹고 남긴 잔반으로 나뉜다. 어떤 과정을 통해 발생했든 이들 음식쓰레기는 매일 1만5천톤이 넘는다. 학교급식의 음식쓰레기는 두 가지 방법으로 처리된다. 음식쓰레기 처리기 이용이 그 하나이고, 나머지는 월정액을 내고 매일 음식물쓰레기 처리업체에 수거를 위탁하는 방식이다. 

수거업체에 지불하는 처리비용은 학교마다 다르다. 학교마다 발생량이 다르고 학교 위치에 따라 비용에 차등을 두기는 하지만 여러 학교와 업체 간의 단체계약이 아닌 학교 별 계약이기 때문에 처리비용이 다를 수밖에 없다.

음식물쓰레기 처리기를 사용하는 학교는 이중고를 겪기도 한다. 처리기 판매업체가 퇴비화된 음식쓰레기 수거를 기피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영양(교)사들의 불만이 그래서 높다. 급식 시행보다 더 신경이 쓰이고 어려운 것이 음식물쓰레기 처리 문제라는 얘기까지 나돈다.

잔식 잔반 등 대량발생…음식쓰레기 원천
재활용율 90.%…1인당 배출량 저감 필요


그나마 군 단위에 소재한 학교는 음식쓰레기 처리가 용이하고 처리비용도 절감된다. 부근 축산농가 등에서 동물 사료용으로 수거해 가는 경우가 많다. 설현희 정읍여중 영양교사는 “농촌 지역일 경우 학교 주변 축산농가에서 가축 사료용으로 음식쓰레기를 수거해 가는 경우가 많아 비교적 도시지역 학교보다 처리가 용이한 편”이라고 말했다.

병원 급식의 경우도 음식쓰레기가 다량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급 종합병원의 경우 1일 급식인원이 최대 3,000명 정도로 알려지고 있는데 환경부의 조사에 따르면 1인당 1일 평균 음식쓰레기 발생량이 360g으로 국민 평균 발생량인 290g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나 주요 급식시설 중 음식쓰레기 배출이 가장 많은 곳이 종합병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도 음식쓰레기 처리를 전문 수거업체에 맡긴다. 다만 병원이라는 특수 상황을 감안, 감염성 질환이 우려되는 환자식의 경우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음식쓰레기로 처리하지 않고 격리 소독 후 의료폐기물로 처리한다. 기업체 등 단체급식의 처리방법도 병원과 같다.

음식쓰레기 처리업체에 의해 수거된 음식쓰레기는 공공 또는 민간이 운영하는 음식물자원화 시설에서 사료 또는 퇴비화 작업을 거치고 일부는 소각 또는 매립된다. 환경부가 조사한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현황에 따르면 처리업체에 의해 수거된 전체 음식쓰레기 중 46.0%가 사료화되고, 44.6%는 퇴비화 된다.

일부 음식쓰레기는 매립 또는 소각을 통해 처리된다. 매립의 경우 일부 군 지역에서 이뤄진다고 한다. 매립은 음식쓰레기에서 발생하는 침출 오수가 토양 및 지하수 오염의 원인을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2005년부터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전국 시·구 지역은 의무적으로 직매립이 금지됐으나 군 단위 지역은 아직 매립이 가능하다.

처리기 판매업체 수거 기피로 학교 이중고
종합병원 급식시설 중 쓰레기 배출 최고봉
기업체 1일 단위로 폐기물업체에 위탁처리


단체급식의 음식쓰레기는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쳐 재활용되거나 소각 또는 매립돼 처리되고 있다. 수거된 음식쓰레기의 재활용율은 90.6%로 과거에 비해 월등히 높아졌고, 이는 음식쓰레기의 자원화를 위한 관계 당국의 정책과 방안이 어느 정도 주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활용율 증가에 앞서 보다 근본적으로 선결해야 할 관건이 있다. 1인당 1일 음식쓰레기 발생량을 저감시키는 부분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음식쓰레기 발생량은 해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다.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1인당 음식쓰레기 발생량은 2001년 235g에서 점차 증가세를 보이면서 2008년에는 280g으로 증가했다. 음식쓰레기의 재활용은 발생 후 조치로서 차선책에 불과하고 비용 투입 또한 막대하다.

따라서 환경부 등 관계 기관은 음식쓰레기 발생 저감에 초점을 맞춰 정책을 시행할 계획이다. 장현정 환경부 폐자원관리과 사무관은 “발생 후 재활용 또는 자원화보다 발생을 저감시키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며 “음식물쓰레기 발생 억제와 관련한 방안들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설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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