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원’도 법정 위생교육? 부작용 우려된다
‘조리원’도 법정 위생교육? 부작용 우려된다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1.05.10 0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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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식중독, 교육 강화해야” vs “지나친 교육, 급식 질 위협”
부실 교육은 아직도 여전한데… “식약처 개선 의지 있나” 질타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지난해 위생 당국이 판단한 단체급식소 조리원 중 ‘조리사 면허증’을 보유한 경우 ‘식품위생법(이하 식위법)’에 따라 모두 ‘위생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결정에 대해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 같은 지적은 ‘조리사 자격증’만 보유한 단체급식소 조리원들이 소속된 조직에서 교육비를 받기 위해 조리사 면허증으로 대거 전환을 준비하고, 이로 인해 적지 않은 교육비 부담이 우려되면서 제기됐다.

조리사 면허증이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발급하는 국가기술자격증인 조리사 자격을 취득한 뒤 해당 지역 지자체에 수수료와 함께 신청하면 교부되는 면허증이다.

조리사 면허 소지자, 위생교육 대상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김강립, 이하 식약처)는 지난해 1월 학교 등 일선 단체급식소에 공문을 발송하고, 집단급식소에 근무하는 모든 영양사·조리사 면허 소지자는 위생교육 대상자임을 공식화했다.<본지 285호(2020년 4월 13일자) 참조>

식약처의 조치는 법제처 유권해석에 따른 것으로, 앞서 식약처는 2019년 하반기 법제처에 집단급식소에 종사하는 영양사·조리사 위생교육에 대해 공식 질의한 바 있다.

당시 식약처는 “식위법 제51조와 제52조에 따라 집단급식소는 각각 면허를 받은 영양사와 조리사를 두어야 하고, 동법 제56조와 시행규칙에 따라 2년마다 일정 시간의 위생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면허를 가진 영양사·조리사가 2명 이상일 경우 모두 교육대상인지”에 대해 질의했다. 이에 법제처는 “모두 교육대상”이라고 답변했다.

법제처의 유권해석은 당시 영양사보다는 조리사·조리원들에게 적지 않은 혼란을 가져왔다. 식위법에는 ‘집단급식소에 영양사와 조리사를 두어야 한다’로 명시됐을 뿐 구체적인 인원수는 적시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급식소는 영양사 1명과 조리사 1명에 나머지는 조리원으로 구성됐고, 여기서 조리사는 조리원 중 조리사 자격증을 보유한 선임자가 맡아 지휘체계를 구성했다. 그리고 법정 위생교육도 선임된 조리사 1명의 몫이었다. 이때만 해도 정식 조리사가 되려는 사람이 아닌 이상 조리사 자격증이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조리실에서 근무한 경력이 더 높은 가치를 지녔다고 봐야 했다.

일반 급식과 체계가 다른 학교급식

그런데 이런 조리실의 체계가 학교급식 등 공공급식이 부각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교육공무직이긴 하나 ‘공무원’으로 분류되는 직종인 탓에 경쟁이 치열해졌고, 한식과 중식 등 복수의 자격증을 획득한 조리사도 많아졌다.

학교에 들어와서도 자기계발에 힘을 쏟으면서 조리사 자격증 획득율이 더욱 높아졌다. 그러나 여전히 학교급식에 조리사는 1명. 이 와중에 식약처가 지난해부터 조리사 면허를 가진 모든 조리원을 위생교육 대상자로 해석하면서 현장 혼란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 되어버렸다.

이처럼 식약처의 조치로 가장 큰 혼란을 겪는 곳은 역시 학교다. 식위법 적용을 받는 일반 단체급식과 달리 학교는 ‘학교급식법’이 있다. 그리고 교육부와 각 교육청은 이 법과 시행령·시행규칙을 토대로 학교급식 기본방향과 위생관리지침서 등의 지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이번 교육대상자 확대 문제 역시 학교급식 체계가 일반 단체급식소와 조금 다른 부분에서 출발한다. 학교급식 영양(교)사는 ‘상급자’라기보다는 ‘중간관리자’의 위치가 강하고, 조리사들 관계도 직급체계가 명확하며, 조리사와 조리원의 업무 또한 구분이 확실하다고 봐야 한다. 교육부의 학생건강증진 정책 방향에서도 영양(교)사와 조리사, 조리원으로 명확히 구분해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2020년 2월 28일 기준으로 전체 영양(교)사가 1만566명, 조리사는 1만732명인데 반해 조리원은 4만9970명이다.

급식소 조리사는 한 명인데, 혼란만

한 학교 조리사는 지난 3월 식약처에 이를 토대로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민원에서 조리사는 “법제처의 해석에 따르면, ‘교육대상자는 조리사’라고 명시했는데 학교급식에 조리사는 1명뿐”이라며 “조리사의 업무를 수행하는 조리사에게 위생교육을 부과한 것은 당연한데 식약처는 이를 확대해석해 조리사 업무를 수행하지 않는 조리원까지 과도하게 교육대상으로 포함해 학교 현장이 혼란스럽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식약처는 “조리사의 업무를 일부라도 수행하는 조리원이라면 법제처 해석에 포함되기 때문에 조리사 및 영양사 직무의 일부 또는 전부를 수행하는 자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며 법제처 해석에 충실히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처럼 현장과 주무부처간 의견이 상충되는 가운데 법제처에서는 식약처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법제처 유권해석부서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유권해석의 현장 적용은 주무부처의 권한이며, 정식 질의가 아닌 질문에는 답변하기 어렵다”고 즉답을 피했다.
일선 현장에서의 상반된 반응도 감지된다. 단체급식에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위생이라는 점에서 교육대상 확대는 의미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당장 내년부터 드러날 부작용이 매우 클 것이라는 우려가 점점 더 힘을 얻고 있다.

쉬운 면허 발급, 줄줄 새는 교육비

특히 국가시험인 영양사 면허와 다르게 조리사 자격증을 면허로 전환하는 것은 쉽다보니 조리원들이 면허증으로 전환해 교육비와 출장비를 받아가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실제 조리사 면허는 한식조리사 2급 등의 자격증을 획득한 후 해당 지자체에 소액 수수료만 제공하면 별도 절차 없이 즉시 발급이 가능하다.

경북의 한 조리사는 “지난해부터 우려했던 점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부작용이라 하기에 학교급식에 미치는 여파가 너무 크다”고 꼬집었다.

교육비에 지나친 관심을 둔 조리원을 지적했다 갈등이 있었다는 한 조리사는 “올해 실시된 특별위생교육은 전면 온라인교육이어서 크게 두드러지지 않을 수 있지만, 내년부터 코로나19가 안정돼 다시 집합교육이 시작되면 이들 교육비와 출장비를 모두 교육 당국이 지급해야 할 텐데 감당 못 할 규모가 될 것”이라며 “법정교육인 탓에 방학 중 비근무자인 조리원들을 교육에 참석시키려면 교육 당국이 참석을 ‘명령’해야 하고, 이는 당연히 ‘연장 근무’로 인정돼 교육비와 출장비 등 1인당 20~30만 원의 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부작용 큰데 부실 교육만 되풀이

법제처도 이 같은 우려를 인지하고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던 것으로 확인된다. 법제처는 식약처의 질의에 대한 유권해석에서 “교육을 받아야 하는 영양사와 조리사의 범위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면 이를 구체적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며 법령 정비 권고를 함께 제시했다. 과도한 교육으로 인해 재정적인 부담이 커지고, 급식 인력 공백과 이로 인해 운영에 차질이 발생한다면 법령을 정비해서라도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여기에 현장에서는 부실한 위생교육에 대한 지적도 또다시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식약처가 교육의 질을 높이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교육대상만 확대하고 있다는 것.

전국학교조리사회의 한 관계자는 “위생교육의 부실과 교육비 횡령 의혹 등에 대해 숱하게 식약처에 민원을 넣었는데 개선된 것은 단 하나도 없이 올해 위생교육도 여전히 ‘교재 읽어주기’ 동영상 강의만 되풀이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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