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화가 필요한 ‘표준 레시피'
표준화가 필요한 ‘표준 레시피'
  • 조명선 영양사(한양대사범대학 부속고등학교)
  • 승인 2017.03.31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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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명선 영양사한양대사범대학 부속고등학교
‘표준 레시피’란 학생 1인을 기준으로 필요한 재료의 양 등을 표준화한 레시피로 어느 학교든지 활용할 수 있도록 공유하고 있다.

 필자는 현재 학교에서 다섯 번째 학기를 맞고 있다. 처음 이 학교에 발령받았을 때는 ‘급식관리프로그램’(나이스)의 표준 레시피로 급식을 운영했다. 하지만 이 표준 레시피가 어디서 생겼는지, 누구에 의해 작성되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특히 표준 레시피가 기준과 너무 달라 식단 등록이나 입찰 준비부분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또 학교 영양사를 처음 시작한 중학교의 1식 1400식의 레시피도 식재료 단가와 1인 양의 차이 때문에 지금의 1400식 고등학교에서 사용이 어려웠다. 이에 따라 지금 학교에 맞는 레시피를 만들기 위해 많은 수정이 필요했고 만 6개월~1년이라는 시간도 필요했다.

 그 과정에서 나이스에 등록되어 있는 표준 레시피의 도움을 받고 싶었지만 표준 레시피는 식품 코드뿐만 아니라 육류의 사용 부위도 달라 기본사항만 참고할 수 있는 정도에 불과했다.

 이처럼 표준 레시피를 바로 적용하여 사용할 수 없는 이유는 급식소마다 식재료 단가, 연령, 급식인원, 대상자(남/여/어른)의 비율 등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또한 학교의 경우 단독 또는 공동조리하는 것에 따라 1인 양이 다르기 때문에 표준 레시피 적용이 쉽지 않다. 그 밖에도 학교에 따라 친환경 식재료를 사용하는 경우(쌀/축산물/농산물) 단가가 다르기 때문에 초임 영양사들에게 표준 레시피를 적용하여 단가를 맞추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남/여학교, 단독/공동조리 등 서로 다른 환경에 따라 선호하는 메뉴와 1인 양이 달라지기 때문에 공유되는 표준 레시피는 품목이나 조리방법 위주의 정보에 그치고 있다.

 이 때문에 표준 레시피를 나이스에서 자동으로 업로드 하여 누구라도 바로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표준화 작업이 필요하다.

 초등학교 때 처음 학교급식이 적용됐기 때문에 사실상 ‘급식 1세대’인 셈인 필자는 유년시절 새로운 음식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

 이 때문에 급식에서 제공되는 메뉴는 집에서 먹는 음식과 확실히 차이가 있었으며 쉽게 접할 수 없는 음식이 급식에 나온다는 것이 신기해 아직까지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지금 학생들에게도 필자처럼 학창시절 급식에 대한 좋은 기억을 남겨주고 싶다. 하지만 지금 학생들은 음식이 풍족해졌고 쉽게 맛과 질 좋은 음식을 접할 수 있기 때문에 급식에서 제공되는 메뉴로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영양사로서 단체급식의 한계를 느끼고 있지만 다양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입맛에 맞는 새로운 음식을 찾기 위한 스스로의 노력을 포기할 수는 없다.

 이를 위해 특히 새로운 메뉴를 개발해 급식에 적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보다 실질적으로 도움 될 수 있는 표준 레시피 정보를 공유 할 수 있다면 학생들의 건강관리는 물론 질 높은 학교급식도 정착시킬 수 있을 것이다. 표준 레시피를 안정화시키기 위한 노력이 시급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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