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숨어있는 위협, ‘임가공’
또 하나의 숨어있는 위협, ‘임가공’
  • 김기연 기자
  • 승인 2018.09.27 1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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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업체’ 난립의 원인… eaT 허점 이용해 ‘연명’하기도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이번 풀무원 푸드머스(이하 푸드머스) 식중독 파문을 두고 급식 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식재료의 ‘임가공’ 제조 방식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임가공 방식은 ‘가공공장을 임대한다’는 의미로 판매업체가 식품 원재료를 구매한 다음 이를 생산 공장이 있는 업체에 위탁해 가공해 납품하는 형태다. 이번 식중독 사고를 유발한 푸드머스가 위탁업체에 맡겨 제품을 생산하는 ‘주문자 상표부착 생산방식’(이하 OEM)과는 다르다.
일반적인 식품산업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 방식이지만, 다품종 소량생산이 주류이면서도 직납업체(유통업체)의 힘이 셀 수밖에 없는 학교급식 식재료 업계에서는 중소규모 업체들이 종종 취하고 있는 형태다.

임가공의 가장 큰 장점은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다는 점이다. 재료를 직접 산지가격으로 사들이고 가공은 별도로 하는데다 기존의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방식은 안전성 확보가 불투명하다. 브랜드 이미지와 위생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대기업들의 경우 제조만 맡길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임가공 제조 관리를 위해 자사 위생관리 인력과 기술을 투자할 바에는 차라리 OEM을 선택한다.

더 큰 문제는 임가공 방식을 쓰는 업체들이 직접 생산시설을 갖추지 않은 채 유통에만 매진하고, 문제 발생 시 언제든지 현 사업자등록을 없애고 새로운 사업자로 활동하는 이른바 ‘업체명 세탁’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런 업체들은 실제로 학교급식전자조달시스템(eaT)의 허점을 이용해 ‘연명’하기도 한다.

경기도 지역의 한 식재료업체 관계자는 “식재료의 단가와 위생·질을 바꾸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이번 푸드머스 식중독을 통해 깨달아야 한다”며 “학교급식 관계기관들이 머리를 맞대고 근본적인 대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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