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하얀 우유, 진흙탕 싸움
새하얀 우유, 진흙탕 싸움
  • 김인규 기자
  • 승인 2016.02.29 2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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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우유 원가 밑도는 '150원 입찰' 논란

경쟁업체 “1위 자리 이용한 횡포” 비난

공정위에 ‘부당염매행위’로 제소 움직임

서울우유 “급식서 매년 50억 적자…억울”

제값 주되 ‘서비스 경쟁’ 방식 전환해야

서울우유가 학교 우유급식 입찰에서 제조원가보다 못한 금액을 써 내 ‘가격 후려치기’논란이 불거졌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우유는 서울의 한 학교 우유급식 입찰에서 우유((200㎖) 한 팩에 150원을 써냈다. 경쟁업체 3곳은 각각 200원, 230원, 380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부 유업체는 “서울우유가 업계 1위 지위를 이용한 가격 후려치기로 시장 질서를 흐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서울우유는 “150원 입찰은 대리점의 실수일 뿐 본사 차원의 결정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국내 초·중·고등학교 1만 3000곳 중 서울우유가 우유를 제공하는 곳은 약 70%에 이른다.

현재 무상우유급식 단가는 430원, 제조원가는 280원이다. 이중 우유업체가 농가에 제공하는 유대는 210원이다. 이에 따르면 서울우유는 우유 한개를 납품할때마다 130원씩 적자를 보는 셈이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150원 입찰에 대해 “업체간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대리점에서 무리한 입찰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9200여개 학교 중 한 곳에서 발생한 해프닝일 뿐 모든 입찰에서 150원을 써내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 우유급식은 남는게 없는 장사지만 학생들의 건강을 위하고 미래 고객에 대해 투자한다는 측면과 과잉생산으로 남아도는 우유를 소비하기 위해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납품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제조원가에도 못 미치는 공급으로 인해 학교급식에서만 연간 50억원의 적자를 내 경영상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인데 경쟁업체가 학교급식 시장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단가 후려치기를 한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일부 유업체가 부당염매행위로 공정위에 제소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보도에 대해 “최저가 입찰 방식은 지난해 정부가 변경한 것”이라며 “정부가 하라는 대로 따라 했는데 잘못됐다는 건 이치에 안맞는 소리”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논리라면 제조원가에 못 미치는 200원대 입찰을 하는 경쟁업체들도 부당염매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부당염매행위란 새로운 경쟁자의 시장진입을 저지하거나 다른 사업자를 시장으로부터 배제하기 위해 일정기간동안 계속해서 원가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물품을 공급하는 것 등을 말한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최저가 입찰제로 변경되며 유업체들의 출혈경쟁이 심화됐다”며 “예전처럼 정부고시단가인 430원을 보장해주는 대신 우유나 학교에 대한 서비스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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