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고추냉이 등 항균(抗菌) 식품을 이용해 채소를 씻으면 식중독균 등 유해세균의 수를 최대 93%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미생물관리팀의 김진아 주무관팀이 마늘·생강·녹차·계피·고추냉이 등이 포함된 물로 농산물을 세척하면 물로만 씻은 경우보다 유해세균의 숫자가 대폭 줄어드는 것을 확인한 것.
연구팀은 가열하지 않고 씻어 바로 먹는 생채소(신선편의식품)를 연구 대상으로 선정했다. 생채소는 재배, 수확, 운송, 처리, 포장 등 전 단계에서 각종 유해 세균에 오염될 수 있어 식중독을 일으킬 가능성이 상존한다.
연구팀은 신선편의식품에 오염되기 쉬운 식중독균인 바실러스 세레우스·살모넬라균이 물 세척을 통해 어느 정도 줄어드는 지를 관찰했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이 2014년 생채소 등 신선편의식품을 대상으로 실시한 세균 검사(108건)에서 바실러스 세레우스가 검출된 것은 28건(26%)이었다.
이중 7건에서 법적 허용 기준 이상(신선편의식품의 경우 g당 1000마리 이하)의 바실러스 세레우스가 검출됐다.
바실러스 세레우스는 구토형 또는 설사형 식중독을 일으키는 세균으로 단순히 물 세척만 해도 생채소의 겉 표면에 묻어있는 세균을 씻어내 세균 감염 위험을 낮춘다.
바실러스 세레우스에 심하게 오염된(1g당 20만 마리) 생채소를 물로 씻자 세균수가 2만6000마리로 약 90% 감소했다. 마늘이 소량 첨가된 물로 세척한 뒤엔 세균수가 1만8000마리로 더 많이 줄었다.
연구팀은 “생채소를 물로 씻는 것은 다량의 물 투여로 인한 세균의 희석 효과일 뿐 물 자체가 세균을 죽이진 못한다”며 “물 세척을 할 때 항균 식품으로 널리 알려진 마늘, 계피, 고추냉이, 녹차, 생강 등을 첨가하면 단순 물 세척보다 항균효과가 높아 진다”고 설명했다.
항균 효과는 다섯 가지 식품 중 마늘과 고추냉이가 가장 높았고 녹차·생강·계피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마늘을 이용해 생채소를 씻는다면 500㎖(약 2컵 반)의 물에 마늘 한 알 정도를 으깨어 넣은 뒤 그 물에 채소를 잠시 담가 세척하면 단순 물 세척보다 훨씬 우수한 항균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연구결과(항균성 식품을 이용한 간편 섭취 농산물 미생물오염의 감소와 분자생물학적 분석)는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