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만 이용하는 ‘양천구청 실버식당’
어르신만 이용하는 ‘양천구청 실버식당’
  • 대한급식신문
  • 승인 2009.11.21 13: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통상적으로 구청 구내식당들은 늘 붐빈다. 맛과 영양, 저렴한 가격 때문이다. 서울시 양천구청 구내식당은 여기에 한 가지가 더 추가된다. 어르신에 대한 공경심이다. 양천구청은 지난 9월 65세 이상 어르신만을 위한 실버식당을 열었다. 실버식당이 생긴 뒤로 어르신들은 길게 줄서지 않고 편안하게 전용식당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어른을 공경하는 아름다운 마음이 피어나는 곳, 양천구청 실버식당에 가봤다.

65세 이상 어르신만을 위한 신개념의 실버식당이 탄생했다. 서울시 양천구는 지난 9월 14일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전용식당을 마련했다.구내식당 이용객이 하루 1,000명을 넘다보니 대기시간이 힘겨운 어르신들을 위해 특별히 만든 것이다. 이렇게 전용식당이 생기면서 실버식당을 찾는 어르신들이 늘고 있다.
이전에는 하루 180여명의 노인들이 이용했는데 최근에는 250명까지 늘었다. 지난달 30일 점심메뉴는 흑미밥, 닭곰탕, 꽁치무조림, 물파래옥수수전, 비타민겉절이, 포기김치였다. 이날 식당에 제일먼저 온 최영식(68) 할아버지는 “실버식당을 가끔 이용하는데 음식이 깨끗하고 맛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실버식당을 자주 이용한다는 강고건(75) 할아버지는 “노인들을 위해 식당을 특별히 만들어줘서 고맙다”며 “몸이 불편한 분들에게는 구청 직원들이 직접 식판을 가져다 줄 정도로 참 친절하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기존 공간 활용한 깜짝 실버식당

실버식당은 별도의 공사 없이 구청 지하상황실을 활용했다. 한번에 60명까지 수용 가능한 이 공간은 점심시간이면 배식대, 퇴식대, 국보온통 등 구내식당과 동일한 장비를 갖춰 깜짝 실버식당으로 변신한다. 식사시간은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시까지다. 상황실은 구내식당과 바로 옆에 붙어 있어 적온배식이 유지되고 위생면에서도 안심이다. 입구에는 구내식당과 동일하게 손소독기도 갖추고 있다.
특별히 식사 가격에 경로 할인이 적용된다. 65세 어르신은 직원과 동일한 2,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일반인은 일반 구내식당만 이용할 수 있으며 3,000원이다. 노인들은 일반 구내식당과 실버식당 모두 자유롭게 이용가능하다. 식단은 흰쌀밥보다 기장밥, 흑미밥, 울타리콩밥 등 주로 잡곡밥으로 짠다. 식재료도 쌀, 잡곡, 김치, 돼지고기 등 국내산으로한다. 때문에 이곳을 찾는 어르신들은 “집에서는 이렇게 잘 차려먹지 못하는데, 이곳 구내식당은 메뉴가 다양하고 맛있다”며 매우 만족스러워한다고 한다.
김유신 영양사는 “화학조미료는 일절 사용하지 않고 식재료의 신선도에 비중을 두고 있다”며 “최근에는 햅쌀로 밥을 지어드려 어르신들이 더욱 좋아하신다”고 전했다.

실버식당 자원봉사자들 문의 줄이어

식당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운영된다. 각 종교단체와구민, 구청 직원들이 다양한 사람들이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실버식당은 자율배식으로 운영되지만 뜨거운 국과 밥 등은 자원봉사자들이 나눠드린다. 매일 3명씩 조를 짜서 배식을 돕는다. 위생관리를 위해 자원봉사자들은 보건증을 꼭 내야하며 배식 시에도 앞치마, 모자등 위생모도 잘 갖춰 입는다. 실버식당 급식봉사단은 요일별로 다르다. 천주교우회, 신우회, 불심회, 소나무어머니회, 구청직원 등이 각각의 요일을 책임지고 있다.
현재 70여명이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한 달째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노금옥 청소행정과 주임은“봉사활동을 하면 점심시간에 쉬지 못하지만 어르신들에게 밥을 퍼 드리며 내가 얻는 게 더 많다”며 “여기 오시는 어르신들이 부모님 같아 집에 계신 부모님께도 더 효도하고 있다”고 말했다.특히 실버식당에 감동하는 어르신들을 보며 자원봉사자들이 점차 늘고 있다고 한다. 실버식당은 이렇게 훈훈한 정이 흘러 밥이 더욱 따뜻했다.

인/터/뷰 함용주 양천구청 총무과 담당자

“앞으로도 정성껏 할것”
”실버식당을 처음 운영하면서 어르신들이 제 손을 꼭 잡고 고맙다는 인사를 많이 해주셔서 정말 감동했습니다.”
벌써 한 달째 실버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함용주 총무과 담당자는 운영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함용주 담당자는 몸이 불편한 분들에게 식판을 직접 가져다 줄 정도로 정성을 다하고 있어 어르신들의 칭찬이 자자하다.
실버식당은 추재엽 양천구청장의 노인복지에 관한 각별한 관심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구청 구내식당 좌석이 250석인데 하루 이용객이 1,000명을 넘어 기다리는 줄이 길었다.
이에 추 구청장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줄을 길게 서있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실버식당을 추진했다. 현재 한 달째 운영 중인데 어르신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한 할아버지는 멀리 부천에서 직접 찾아와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고 한다. 함용주 담당자는 “실버식당은 서울시에서 아마 최초일 것”이라며“실버식당은 단기적으로 운영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정성을 다해 운영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이제남 기자 ljn@fsnews.co.kr 사진_ 허재성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