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 안전지대’ 인천 산곡남초등학교
‘식중독 안전지대’ 인천 산곡남초등학교
  • 대한급식신문
  • 승인 2010.04.17 12: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학교·학부모·업체 신뢰가 안전급식 첫 걸음

학교급식에 있어서 식중독 사고는 1년 365일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시한폭탄’이다. 따라서 깨끗하고 위생적인 급식환경은 물론 식재료의 위생적인 보관과 조리, 철저한 개인위생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가운데 특히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이 식중독 예방관리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식중독 예방관리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인천 산곡남초등학교에서 그 해법을 찾아본다.

▲ 인천 산곡남초등학교는 학부모·업체와 급식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신뢰 형성을 바탕으로 식중독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직접 만들어 최저가에 맛과 위생은 최고

지난달 26일 찾아간 산곡남초교 3학년 4반의 점심시간이 시작됐다. 조리실에서 급식이 학급으로 운반되기 전에 창문을 열어 충분히 환기를 시킨 교실 안 공기는 봄 내음과 어우러져 한층 입맛을 돋우고 있었다. 갓 3학년이 된 아직 저학년의 태가 많이 남아 있는 학생들이 빨간 배식모와 마스크, 앞치마를 걸친 배식당번 학생들 앞을 지나며 차분하게 밥과 찬을 담아간다. 이광정 산곡남초교 교장은 “식중독 등 질병예방에서 손 씻기와 환기는 가장 중요하면서도 손쉽게 할 수 있는 것이라 특히 강조한다”며 “배식할 때도 위생복장을 철저히 착용할 수 있도록 위생교육을 철저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곡남초교의 급식은 인스턴트, 냉동식품보다 수작업으로 만든 식단을 선보임으로써 급식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이날 학생들에게 급식으로 제공된 북어수제비국의 수제비는 직접 밀가루를 반죽해 만든 것이다. 직접 맛을 보니 완제품으로 포장돼 나오는 수제비와는 그 쫀득함을 비교할 수 없었다.
“급식으로 제공되는 돈까스나 수제비, 마늘빵 등은 원재료를 구입한 후 직접 만듭니다. 개당 700원 정도하는 돈까스의 경우 직접 만들면 450원까지 단가를 낮출 수 있어 급식비 부담을 줄이고 있죠. 하지만 무엇보다 인스턴트식품을 배제하고 일일이 식품상태를 체크하며 직접 손으로 만들기 때문에 안전과 위생, 영양 면에서 정성이 들어가는 효과를 거둡니다.” 지난달 초 식약청장으로부터 식중독 예방관리 유공자 표창을 수상한 채미정 산곡남초교 영양교사의 말이다.

활발한 참여활동 ‘모니터위원단’ 눈길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의 2002~2009년까지 ‘최근 8년간 학교 식중독 발생추이’에 따르면 3~6월인 봄학기에 식중독사고가 집중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더욱이 최근 이상기온현상으로 식중독 위험이 크게 높아져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식약청 조사에 따르면 기온이 1℃ 높아질 경우 식중독 건수는 5.3%,환자 수는 6.2%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처럼 식중독 예방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산곡남초교는 식품 위생·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철저하게 HACCP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전처리실을 비롯한 조리실, 식기구세척실 등의 구획을 철저하게 구분해 설치·운영함으로써 급식시설의 효과적인 운영을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학교급식 모니터 위원단’ 운영을 통해 식재료 검수는 물론 조리·배식점검 등 학부모 참여활동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모니터위원으로 활동하는 학부모들은 직장에 연차를 내고 참여할 정도로 학교급식에 대단한 열정을 보이고 있죠. 연초에 모니터위원들을 모시고 안전·위생교육과 모니터 요령 등을 교육하는데 이후에는 특별한 교육이 없어도 자율적으로 체계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해 다른 학교의 부러움을 사고 있습니다.” 채미정 영양교사는 학부모들과의 학교급식에 대한 상호 신뢰 형성이 안전·위생관리의 첫 번째라고 강조했다.

식재료 검수는 ‘깐깐’ 종사자 호흡은 ‘척척’

산곡남초교는 전통음식과 절기음식을 식단에 적극 반영해 계절에 맞는 식재료를 많이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이때 모든 식재료는 국내산을 원칙으로 하며 우수한 품질의 식재료를 구매해 식재료 안전성 확보에 철저를 기하고 있다.
“제가 아침 7시 30분경에 출근하기 때문에 식재료 공급업체에서 배송을 일찍 옵니다.타 배송처를 거쳐 오는 것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최적의 식재료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채미정 영양교사는 공산품은 유통기한과 포장상태를 철저히확인하며 농산물의 경우는 종이박스가 아닌 투명 비닐봉투에 담아오도록 함으로써 업체 측이 자연스럽게 1차 검수를 실시하도록 유도하는 한편 배송된 식재료의 상태를 배송차량에서 내리는 즉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투명봉투에 담는 작업에 대해 업체 측에서 너무 깐깐한 것 아니냐는 푸념을 듣기도 하죠.하지만 식재료의 상태를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크다는 것을 이제는 업체에서도 확실히 인지하고 있죠. 학생들에게 보다 좋은 식단을 제공해야 한다는 점에서 업체와 학교측의 신뢰가 쌓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영양교사와 조리종사원간의 ‘척척호흡’도 안전한 위생상태 제고에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 2년 이상된 조리종사원들이 근무를 계속하고 있다는 점과 아침조회, 점심시간 등 수시로 당일 식단에 맞춘 위생관리요령을 효과적으로 숙지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7명의 조리종사자가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원료를 구입해 수작업으로 제공하는 식단이 많기 때문에 호흡이 중요합니다. 이점을 인정받아 인건비가 타 학교보다 높게 책정돼 있는데 학부모들의 조리에 대한 신뢰가 반영된 까닭입니다.”

※식중독 예방관리 유공자 표창은?
식약청장이 식중독 예방에 크게 이바지한 자에게 수여하는 표창이다.
식중독 사고 발생 시 신속한 대응과 피해 확산방지, 식중독 발생감소 등 책임관리 강화를 위해 추진한 예방관리 활동을 종합 평가한다. 

▲ 채미정 인천 산곡남초등학교 영양교사

“부지런함이 무사고 비결이죠”

지난 1993년부터 현재까지 18년간 급식 무사고를 자랑하는 채미정 산곡초교 영양교사. 그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달 식약청장으로부터‘식중독 예방관리 유공자’ 표창을 수상하게 되었다.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부지런하게 움직여서 조리과정을 하나라도 더 확인하고 조리종사원들과 한마디라도 더 나누려는 게 비결이라면 비결일까요?”
채미정 영양교사는 정식 출근시간보다 1시간 이른 아침 7시 30분에 급식실에 발을 들여놓는다. 출근과 함께 조리환경과 청소상태 등을 점검하고 당일 메뉴의 특성을 확인해 조리종사원들에게 주지시킬 점들을 체크한다.
“급식 안전위생관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중심온도에 맞춘 조리와 교차오염 방지, 조리 후 1시간 내 배식 등이죠. 이것들만 잘 지켜져도 식중독 등 대부분의 급식 사고는 사전에 예방할수 있습니다.”
식중독이 발생할 경우에는 집단 발병에 대비해신속한 치료를 진행하고 정확한 원인을 규명해 유사한 위생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응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채미정 영양교사의 설명.
채미정 영양교사는 무엇보다 조리종사자들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호흡을 강조했다. “즐거운 마음으로 영양사와 조리사, 종리종사원이 삼위일체가 돼 학생들과 교직원들에게 봉사하는 마음으로 급식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세를 갖지 않고서는 아무리 맛있게 조리했더라도 음식을 먹는 이들에게 편안함을 줄 수 없다고 생각해요. 항상 웃는 얼굴로 손님을 맞이하듯이 학생들과 교직원을 대하는 이유죠.”
지난 2007년 산곡초교 부임한 채미정 영양교사는 학교 홈페이지에 당일 급식 사진과 레시피 등을 올려 안전하고 영양높은 학교급식을 아이들에게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학부모들에게 알리고 있다며 급식을 통한 식생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학교급식을 통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영양관리는 평생건강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는 초석이 됩니다. 이번에 한국아동지도사협회의 ‘아동요리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했는데앞으로도 좋지 않은 식습관을 가진 저학년 아이들을 대상으로 잘 먹지 않는 음식과 친숙해질 수 있는 교육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이진욱 기자 lju@fsnews.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