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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식약처에서 부처 이기주의 정점을 보다”
2017년 06월 19일 (월) 18:50:51 김기연 기자 fsn@hanmail.net

   
▲ 김기연 기자
본지는 많은 언론 관계자들이 익히 알고 있듯이 현장 취재와 대면 인터뷰는 반드시 지켜야할 원칙으로 삼고 있다. 이슈의 당사자뿐만 아니라 폭넓은 관계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확인하고 소통하면서 얻게된 정보를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이는 언론의 역할이자 의무라고 여긴다.

지난 8일 식약처를 방문한 것도 같은 취지다. 얼마 전 남인순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한 농수산물 원산지 표시법 개정안에 대해 식약처의 공식적인 입장을 듣고자 안만호 대변인과 약속 후 대변인실을 방문했다.

기자는 법 개정내용과 함께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의 최근 발언, 그리고 농민단체들이 요구하는 식품안전청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놨다. 하지만 식품안전청의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안 대변인은 “식품안전청 이야기를 왜 식약처에 와서 하느냐”고 고성을 질렀다. 생각지도 못한 격한 반응과 언사에 당황했지만 차분하게 이야기를 끌어가려 했으나 안 대변인은 이미 정상적인 대화를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취재 자체보다는 식품안전청이라는 단어에 극도의 거부감을 보이며 30여 분에 걸친 고성 끝에 더 이상 이성적 대화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대변인실을 나왔다.

농민단체는 식약처 산하의 조직으로 운영 중인 식품 위생·안전관리 조직을 농식품부 산하 외청으로 독립해야 한다는 주장을 그동안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그리고 지난 5월 대선을 앞두고 각 대선후보 캠프에 이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낸 상태였다.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적극 동의와 함께 대선 공약으로 채택했다.

식약처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인 것을 이해 못하지 않는다. 농민단체 주장대로 식품안전청이 설치되고 식품관리 업무를 농식품부에 넘겨주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의약품안전청’으로 격하될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 대변인의 태도와 대응은 대단히 잘못됐다. 기자가 식약처의 입장을 물어 본 것은 그만큼 더 많은 의견을 듣고 그를 토대로 정확한 사실과 상황을 확인하기 위함이다. 논리와 설득으로 기자를 이해시켜야 할 대변인이 오히려 격한 반응과 태도를 보이며 ‘소통’을 거부한 것은 스스로 논리 부재를 드러내는 것이다.

국민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야 할 대변인이 기자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서 일반 식품기업이나 식품접객업소 관계자들을 식약처가 어떻게 대했을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식품안전청 설치를 주장하는 농민단체의 식약처에 대한 반감이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은 아닐까.

위생점검의 절대 권력을 가진 부처인 식약처. 그런 식약처에서 부처 이기주의의 정점을 봤다. 문재인 대통령은 ‘적폐 청산’을 내세우며 대통령에 당선됐다. 정부의 조직 내부부터 청산되어야 적폐는 없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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