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이어 조류인플루엔자… '계란 수난시대'
살충제 이어 조류인플루엔자… '계란 수난시대'
  • 이의경 기자
  • 승인 2017.11.2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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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고병원성 AI 발현 확인, 적극 방역에 나서                        단체급식 관계자, "계란값 파동 재현될라" 조마조마
▲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한 전북 고창군에서 보건당국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는 모습.


지난해 산란계 2500여만 마리를 매몰하게 만든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이하 AI)가 최근 다시 발현되면서 단체급식소 관계자들이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당시 계란가격 폭등으로 인해 식단 구성에 어려움을 겪은 전례가 있었던 터라 AI 확산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살충제 계란 파동이 가라앉자마자 이어 AI가 덮쳐오는 형국이어서 단체급식 관계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영록, 이하 농식품부)는 전북 고창의 오리농가에서 고병원성 AI바이러스 H5N6형이 검출된 데 이어 20일에는 전남 순천만의 철새 분변에서 검출된 AI바이러스가 H5N6형으로 확진됐다고 발표했다.

전남도는 올겨울 들어 처음으로 철새 분변에서 AI바이러스가 검출된 순천만을 지난 21일을 기점으로 전면 폐쇄하고, 습지 관광도 금지하고 있다. AI 확진으로 지난달 13일 어렵게 회복했던 ‘AI 청정국 지위’를 다시 잃게 돼 가금류 수출에도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지난해처럼 AI가 폭발적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는 아니어서 당장 계란값에는 큰 변화가 느껴지지 않고 있다.

지난 22일 기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가격통계에 따르면 계란(특란 중품) 한판(30개) 평균 소매가격은 지난 17일 5746원을 기록했고 21일에는 5741원으로 오히려 하락했다.

이 같은 현상은 전북 고창군 오리농장에만 AI가 발생했을 뿐 산란계 등 닭 농장에는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18일 전북 고창군 흥덕면 육용오리 농가에서 검출된 AI바이러스가 확진됐을 뿐 아직 추가로 퍼진 농장은 없는 상황이다.

일단 가격에는 큰 변화가 없으나 일선 급식소에서는 수급이 차단되거나 민원에 의한 메뉴 조정에 들어가는 등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서울지역의 한 구내식당 영양사는 “거래업체에서 AI 발생으로 인해 당분간 계란과 닭, 오리 공급이 어렵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이제 좀 안전해지려나 싶었는데 또다시 반복되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한 시설 영양사도 “업체에서 3일간 닭, 오리 발주를 넣지 말아달라고 연락이 왔다”며 “12월 식단을 짜야 하는데 언제 정상화될지 알 수 없어 고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서울지역의 또 다른 영양사는 “업체에서 며칠 전부터 공급코드를 막아놓아 발주가 안 된다”며 “이미 작성한 식단을 수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올해 계란 파동이 일어나지 않게 가격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만약 피해가 지난해처럼 확산될 경우 소비자들이 혼선을 겪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수급 안정 정책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진정세를 보였던 살충제 계란도 식약처가 기존의 살충제 검출품목을 확대하면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계란이 계속 확인되고 있어 급식 관계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식약처는 지난 22일 충남과 경북 4개 농가의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의 대사산물(피프로닐 설폰)이 피프로닐 잔류 허용 기준인 1㎏당 0.02㎎을 초과 검출돼 부적합 판정했다고 밝혔다. 11월에만 3번째 부적합 판정이며 판정받은 농가는 16개(8일-4개/14일-8개)로 늘었다.

‘피프로닐 설폰’은 가축의 몸으로 들어간 피프로닐이 대사과정을 거치면서 변형된 물질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검사 결과를 볼 때 그간 농가에 대한 지도·점검으로 피프로닐의 불법 사용은 줄었으나 과거 사용한 피프로닐이 피프로닐 설폰으로 전환되어 닭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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