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으로 학생과 하나된 영양사들
‘인스타그램’으로 학생과 하나된 영양사들
  • 김동일 기자
  • 승인 2019.02.11 1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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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에 대한 다양한 의견 공유… “교육급식, ‘소통’이 우선 돼야”
천주희 영양사와 학생들이 평소 소통하는 인스타그램 화면 캡쳐.
천주희 영양사와 학생들이 평소 소통하는 인스타그램 화면 캡쳐.

[대한급식신문=김동일 기자] “마지막 학교급식을 먹고 나니 너무 아쉬워요. 졸업해서 쌤 뵈러 갈게요”

서유빈 영양사(전주 동암고등학교)가 학생들에게 마지막 급식을 제공한 날 인스타그램에서 학생으로부터 받은 메시지다.

영양사로서 부릴 수 있는 모든 역량을 총 동원해 급식을 제공한 서 영양사는 무한한 감동과 함께 영양사로서의 자긍심을 느꼈다고 한다.

평소 서 영양사는 인스타그램에 오늘의 식단 사진이나 급식 준비과정을 올리기도 한다. 물론 영양사가 아닌 한 사람 그리고 사회인으로서의 일상도 공유한다. 

천주희 영양사(전 성남외고)도 마찬가지다. 천 영양사는 급식 관련 사진뿐 아니라 학생들과 함께 찍은 사진들도 추억으로 남겨놓았다. 현재는 성남외고를 나와 다른 곳에서 일하고 있지만 언젠가 영양교사가 되어 학교로 돌아가는 것이 꿈이다.

한유진 영양사(전북 익산고등학교)의 인스타그램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다른 영양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뜨겁다.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 소개되며 팔로워(구독자) 수가 8천명이 넘는다.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는 세 영양사도 처음부터 학생들과 소통이 원활했던 것은 아니다. 처음엔 그저 SNS를 개인앨범처럼 활용하거나 다른 영양사들의 피드백을 얻기 위해 급식 사진을 올렸다고 한다.

전북 익산고 한유진 영양사 인스타그램의 '오늘의 식단' 피드.
전북 익산고 한유진 영양사 인스타그램의 '오늘의 식단' 피드.

천 영양사는 학생들이 급식사진을 봤으면 하는 마음에 학교 관련 해시태그(#)를 달다보니 학생들이 하나둘 늘어난 것. 지금은 학교에서도, 인스타그램에서도 학생들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학생들과 소통이 활발해지니 자연스레 학생들과의 에피소드나 기억에 남는 학생들의 말도 많다. “고등학교 들어와서 적응이 힘들었는데 급식이 맛있어서 행복하고 위안이 된다”고 메시지를 남긴 신입생. “대학교 가고나니 성남외고 급식이 너무 그립다”고 메시지를 남긴 졸업생 등. 이에 대해 천 영양사는 “이런 진심어린 학생들의 메시지를 받으면 뭉클하고 힘이 난다“고 말했다.

에피소드도 많다. 천 영양사는 사비를 털어 학생들이 잔반 없이 급식을 먹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추첨을 통해 치킨을 사주는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그런데 학생들 반응이 생각보다 너무 뜨거워 당황 한 것. 덕분에 사비를 꽤 많이 지출했다고… 할로윈 때에는 천 영양사가 교복을 차려 입고 학생들과 함께 하기도 했다.

前 성남외고 천주희 영양사(좌측 두번째)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할로윈데이 기념사진 피드.
前 성남외고 천주희 영양사(좌측 두번째)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할로윈데이 기념사진 피드.

서 영양사는 한 학생과의 뿌듯한 기억을 밝혔다. 어느 날 급식에 제공된 로제파스타의 색깔이 너무 진해 로제파스타 같지 않았다. 이를 본 한 학생의 메시지 “영양선생님~ 색깔 때문에 로제파스타같지 않아요”. 서 영양사는 학생에게 “다음에는 꼭 로제파스타스럽게 해줄게”라고 약속했고 얼마 지나 급식에 다시 로제파스타를 제공했다. 그날 어김없이 인스타그램에 메시지를 남긴 학생. “선생님! 로제파스타 감사히 잘 먹었어요. 피드백 최고!”. 서 영양사는 “학생이 남긴 메시지 하나에 너무 뿌듯했고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익산고 한 영양사도 학생들에게 늘 고맙다. 익산고 학생들은 학교를 ‘익산맛집’이라고 부른다. 학교 홍보 때도 학생들이 가장 먼저 언급하는 것은 바로 ‘급식’. 학교행사 때 외부상인들이 먹을거리를 판매한 적이 있었는데 학생들이 급식을 먹으러 와 상인들이 준비한 음식은 이웃에게 나눠줬던 일도 있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급식이용객인 학생들과 소통하는 세 명의 영양사는 “학생들과 친해지다보니 급식에 대한 솔직한 의견을 많이 들을 수 있었다”며 “학생이 선호하는 메뉴를 구성할 수 있고, 영양사 자신만의 생각이 아닌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다보니 더 효율적인 급식운영이 가능해진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세 영양사는 최근 학교에서 표방하는 ‘교육급식’에 대해서도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천 영양사와 서 영양사는 “영양교육도 중요하지만, 식사예절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식사예절은 글이나 말로만 가르친다고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식사가 이뤄지는 식당에서 꾸준히 몸에 익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 영양사도 “식생활 교육을 통해 조리종사원에게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인성교육도 실시해야 한다”며 “식사예절이나 인성에 대한 교육은 교육자와 학생간 소통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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