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일본 불매운동, 단체급식은?
거센 일본 불매운동, 단체급식은?
  • 김기연 기자
  • 승인 2019.08.27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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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메뉴와 일본산 식재료 사용 거부감으로 식단도 변화
급식설비는 국산화 완료단계, 소도구 등은 아직 일본산 많아
단체급식소에 설치된 린나이 오븐 제품의 모습.
단체급식소에 설치된 린나이 오븐 제품의 모습.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일본의 무역보복 조치로 인해 상당수 국민들이 자발적인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에 나선 가운데 단체급식업계에서도 불매운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불매운동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분야가 있는 반면 일부 급식설비 및 기구는 아직 일본산 제품인지조차 알려지지 않은 것도 있다.

현재 가장 크게 영향을 받고 있는 분야는 역시 학교급식 분야다. 학교에서는 먼저 식재료 사용이 눈에 띄게 변화되고 있다. 학교 영양(교)사들에 따르면, 급식 식재료 중 일본산 식재료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학부모들이 문제를 강하게 제기하면서 특히 수산물과 향신료 등의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경기도의 A고교 영양사는 “점심 메뉴를 일식으로 올렸더니 학교 홈페이지 급식게시판에 학부모들이 댓글로 문제를 제기해 이번 달 식단에서는 일본과 관련된 메뉴를 전부 제외했다”며 “식재료 입찰도 준비를 다 해놨는데 변경했다”고 전했다. 이뿐만 아니라 식생활교육의 일환으로 진행되어오던 ‘일본음식 체험의 날’과 같은 프로그램도 진행이 취소됐다.

또 학교에서 진행되는 각종 연수나 선진지 견학도 일본이 배제되고 있다. 우리나라 단체급식은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아 발전해왔고, 인근 국가 중 식생활 패턴이 비슷하며 거의 유일하게 우리나라보다 단체급식산업 수준이 높은 나라가 일본이어서 그동안 교육청과 관계기관에서는 일본이 견학지로 자주 선택되어 왔다.

하지만 확산된 반일 사회적 분위기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사장 이병호, 이하 aT) 사이버거래소도 올해 처음 준비한 학교 영양(교)사·식재료 납품업체 대표 연수지를 기존 일본에서 대만으로 변경한 데 이어 일부 교육청의 연수지 역시 일본이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 A초등학교 영양교사는 “학부모들이 민원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영양(교)사 스스로도 보이지 않게 불매운동에 참여하는 비율도 상당할 것”이라며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아직까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일본산 제품들이 단체급식산업에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추이에 관심이 모아진다. 대표적인 기업이 ‘린나이’.

린나이는 국내 시장에서 보일러 전문 업체로 이름이 높지만, 단체급식업계에는 ‘오븐기’가 더 유명하다. 얼핏 한국계 회사로 보이지만 린나이는 1920년 일본에서 설립된 가스기기 전문 생산업체 ‘린나이상회’가 출발점이다. 국내에 진출할 당시에는 국내 자본과 합작해 ‘린나이코리아’를 설립했으나 올해 경영악화로 지분을 일본 측에 넘겨 현재 모든 지분에 가까운 97.3%가 일본 측의 지분이다.

린나이의 오븐기는 학교 같은 공공기관에는 극소수만 들어가고 있는 반면 일반 산업체 등의 단체급식소에는 상당수 납품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 이유는 공공기관의 경우 조달청 나라장터의 입찰을 통해서만 물품을 공급받을 수 있는데 오븐기는 나라장터 조달 품목 중 중소기업 경쟁제품으로 지정되어 있다. 따라서 대기업의 바로 아래인 ‘중견기업’인 린나이는 입찰자격이 없다. 이 때문에 린나이 측은 공공부문 대신 일반 단체급식시장을 집중 공략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븐기 이외에도 식기세척기와 건조대 등 일부 대형 급식설비의 부품에 일본산 제품이 종종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예를 들면 식판 건조대의 핵심 부품인 자외선램프가 일본의 유명업체 제품인 식이다. 그러나 어느 제품에 어떤 부품이 얼마나 포함되어 있는지 구체적인 통계는 없는 상황이다.

한 급식업체 관계자는 “2000년대 들어서 국내 업체들의 기술개발 노력과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 정책이 맞물려 많은 급식설비 기자재들이 국산화되었다”며 “일본의 기술력을 뛰어넘은 설비도 있을 정도로 많은 발전을 이뤘다”고 전했다.

다만 아직도 일부 급식 소도구 등은 일본산 제품이 많은 것으로 확인된다. 특히 사용빈도가 높은 소모품은 교체주기가 짧고, 소도구는 금액이 소액이어서 입찰 대신 학교 운영비에서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 실정.

A고교 영양사는 “급식 소도구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었는데 앞으로는 제조국과 가격, 성능 등을 더 꼼꼼히 따져서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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