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값 폭락… ‘동원’되는 급식 
돼지고기 값 폭락… ‘동원’되는 급식 
  • 김기연 기자
  • 승인 2019.11.08 1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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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열병 파동으로 소비 급감·가격 폭락 이중고
소비촉진 활동 최우선, 일각에선 ‘씁쓸하다’ 반응도
농협 대구본부 직원들이 지난 5일 구내식당에서 돼지고기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양돈농가를 돕기 위해 소비촉진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제공 = 농협 대구본부>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지난 9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이하 돼지열병)이 국내에서 발생한 지 두 달째인 지금 돼지고기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당국과 각계에서는 단체급식소를 중심으로 소비장려 활동을 벌이고 있어 일각에서는 ‘씁쓸하다’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 

일단 돼지고기 가격은 돼지열병 발생으로 인해 우려됐던 가격 폭등 대신 오히려 예년 수준보다도 낮은 가격 폭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돼지열병의 차단이 효과적으로 이뤄지고 있어서 수급은 예년과 큰 차이가 없는데 돼지열병으로 인해 소비가 크게 위축돼 도매가격부터 폭락하고 있다. 

축산물유통정보를 제공하는 축산물품질평가원 가격정보에 따르면, 돼지고기 가격은 돼지열병 발생 이후 한달간 가격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18일 ㎏당 6200원을 넘어섰던 돼지고기 도매가는 지난달 30일 기준 3156원에 그쳤다. 전년보다 19.3%, 평년보다 20.5% 낮은 수준이다. 

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소매가 역시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100g당 1752원에 그치며 한 달 전(2173원) 대비 20% 하락했다. 

돼지고기 파동은 단체급식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돼지열병은 사람에게 감염되지 않는 전염병임에도 불구하고, 피급식자들의 불안심리 때문에 식단에 쉽사리 넣기 어렵기 때문. 여기에 돼지열병 발생 초기 관계당국이 학교급식을 비롯한 단체급식에 ‘돼지고기를 식단에 넣지 말라’고 지침을 내린 탓도 크다. 

하지만 최근에는 정부당국과 양돈단체가 가격 상승을 위한 소비촉진 활동을 대거 벌이면서 돼지열병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소비의 지속적 확대를 위해 단체급식소의 협조를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있는 실정이다. 

농협과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사)대한영양사협회(회장 조영연, 이하 영협)와 함께 소비촉진 활동을 벌였고, 이번달 내내 각종 축제 참석에 이어 소비자 단체와의 연합행사도 계획하고 있다. 

일련의 상황을 지켜보며 일선 영양(교)사들은 씁쓸하다는 반응도 내놓고 있다. 

단체급식산업이 물가지수 관리와 국민건강에 끼치는 영향이 중대함에도 단체급식산업은 아직도 ‘필요할 때 꺼내다 쓰는 대량소비처’ 수준의 대우를 받고 있다는 아쉬움이다. 

경기도 지역의 한 영양사는 “농산물과 축산물 등 가격 파동이 일어날 때면 ‘곧 또 공문이 오겠네’라는 생각부터 하게 되는 현실이 서글프다”며 “단체급식산업이 사회에 기여하고 있는 역할만큼 중요한 산업으로 인식되어야 단체급식산업 종사자들의 위상과 처우수준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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