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 정말 “왜 이러니~”
학교급식 정말 “왜 이러니~”
  • 고선경 기자
  • 승인 2010.09.07 15: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납품비리 이어 일부 급식 한우 저질로 판명

 

▲ 출처 KBS1 TV 소비자고발 화면캡처

지난달 경남지역 학교급식 식자재 납품과정에서 업자와 학교 관계자 간 뒷돈 거래와 접대 사실이 또 드러나 화제가 된 데 이어 이번에는 일부 학교에 납품되는 급식 한우에 등급도 받지 못한 ‘저질 고기’가 섞여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KBS 1TV 소비자고발팀은 지난달 27일 ‘학생들이 등급 외의 저질 고기를 먹고 있다?’는 요지의 방송을 보도했다. 제작진은 일부 학교에 납품되고 있는 한우가 등급도 받지 못한 소고기라는 제보를 접수, 해당 업체를 조사한 결과 한 초등학교로 들어가는 2등급 한우 포장 속에 ‘등외 등급’ 소고기가 섞여 있었음을 확인했다. 이에 제작진은 서울, 경기, 대구 등 전국 9곳의 학교에 납품되고 있는 한우 시료를 채취해 축산물품질평가원에 이력의 정확성을 의뢰한 결과 7곳이 불일치한 것으로 조사돼 충격을 던졌다.

◆ 등급 외 한우, 2등급으로 둔갑시켜 납품
이날 방송으로 한우 유통과정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 축산업관계자는 “(급식납품)회사에서 다른 고기를 작업해 등급판정서를 받은 소의 개체번호를 찍어서 보내면 학교 측에서는 알 수가 없다”고 폭로했다. 이는 사실로 확인됐다. 제작진이 부산의 한 업체를 찾아 한우 등급 조작과정을 취재한 결과 가공 전 ‘등급 외’ 판정을 받았던 소가 가공 후 ‘2등급’ 한우로 둔갑해 버린 것. 이 업체는 가공한 가짜 2등급 한우를 한 초등학교로 납품하면서 축산물 등급판정서까지 조작했다.
축산물납품업체 관계자는 “포장 시 개체번호를 입력하고 라벨을 출력해 학교의 요구에 맞춰 등급판정서를 복사해 원본대조필 도장만 찍어 보내면 된다”는 충격적인 내용도 밝혔다.
◆ 최저가 입찰제 버리고 단속기관 통합해야
급식 업계는 이와 같은 불상사가 발생하는 원인으로 최저가 입찰제와 단속기관의 비효율적 관리 시스템, 낮은 처벌 수위 등을 지적했다.
한 축산업 관계자는 “급식에 1등급 이상 소만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등의 획기적인 방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이런 비양심적인 업체를 걸러 내는 일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당국의 깊은 관심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이 관계자는 “학교에서 급식납품업체 경쟁 입찰 시 최저가만 고집할 게 아니라 제한적 입찰을 통해 품질의 질을 담보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육과학기술부, 농림수산식품부, 지방자치단체 등 산재해 있는 관리·감독기관을 하나로 통합해 운영하는 것과 관련해 전라북도의 한 초등학교 영양교사는 “급식을 제대로 관리하려면 산재해 있는 감독 기관을 하나로 통합 운영하는 방안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소고기 이력제를 이용해 등외 등급의 한우를 구입한 급식 납품업체를 역추적해 특별 관리대상으로 지정, 감시하는 방안과 식재료를 속여 판 업체의 처벌 수위를 강화하는 방안 등을 주문했다. 이와 관련해 농수산식품부는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대책 마련에 대한 협조요청이 있었다”며 “이 문제는 어느 한 가지 정책의 문제라기보다 원산지·이력·유통·감독 전반의 문제일 수 있기 때문에 관계 부처 또는 기관들과 긴밀히 협조해 적합한 대책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