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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교사 … 꿈에서 현실로
2010년 11월 08일 (월) 16:46:17 편집팀 info@fsnews.co.kr

   
▲ 강세화 영서중학교 영양교사
2008년 2월, 영양교사 임용고시 합격자 발표날!

두려움 반 설레임 반으로 도무지 진정이 되지 않는 가슴을 부여잡으며 컴퓨터 앞에 앉았다. 좋은 결과 있을 거라며 걱정 말라며 내 손을 꼭 잡아주던 동생의 손도 떨리긴 마찬가지였고, 합격자 발표 버튼을 누르는 동시에 두 눈을 질끔 감아버린 내 귀로 들려오는 동생의 환호성 소리를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어찌 말로 표현을 다 할 수 있으랴. 평생 잊을 수 없는 그 순간의 환희는 지금도 입가에 미소를 띄우게 한다.

드디어 성인으로서 그리고 영양교사로서 사회의 첫발을 내 딛던 날, 긴장했던 탓일까 평상시에 잘 넘어지지도 않던 내가 버스에서 내릴 때 계단에서 구른 것이다. 무릎팍이 까지고 스타킹은 구멍이 나고 그 사이로 피가 질질질... 정장입고 넘어진 나는 아픔에 창피함도 잊고 겨우 일어나 다시 학교로 향했다.

내가 근무할 학교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급식실도 교무실도 아닌 보건실이 되었다. 보건 선생님과 첫 인사를 그렇게 하게 될 줄이야. ‘액땜하다’… 앞으로 닥쳐올 액을 가벼운 곤란으로 미리 겪음으로써 무사히 넘긴다는 말이 있다. 그것으로 위안을 삼고 영양교사로서의 투지를 불사르며 그렇게 나는 학교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영양교사로서 3년차, 내년이면 서른이 되는 마지막 20대 후반을 보내고 있는 나는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살아가게 될까? 아직 미래를 약속한 애인도 없는 못난 사람이고 영양교사로서 내세울 수 있는 공헌을 한 적도 없는 사람이다. 현재는 그렇다. 지난 3년간 뭐했기에...쯧쯧~스스로도 그렇고 많은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할 줄도 모른다.

하지만 내게도 약간의 핑계는 있다. 3년간 난 많은 것들과 치열하게 싸워야 했다. 올빼미족이었던 내가 하루 아침에 아침형 인간이 되어야 했고, 부모님께 용돈 타 쓰던 내가 월급으로 생활비에 저금까지 알뜰살뜰 써야했고 이론적인 지식만 열심히 쌓던 내가 서류정리며 음식이며 급식설비들이며 현장에서 몸소 경험하고 배우고 깨우쳐야 했다. 영양교사로서 영양사에 ‘교’자 하나 더 붙은 관계로 차별화를 두도록 노력해야 했고 동료교사, 교감, 교장에게 내 위치와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각인 시키도록 노력해야 했다. 나의 부모님보다 나이가 많으신 조리사님부터 이모뻘 되는 조리원님 나와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조리원님까지, 더 질 좋은 급식을 위해서는 즐겁게 일해야 한다는 나의 신념하에 서로가 융화될 수 있는 지점을 찾기 위해 무던히 애도 썼다. 영양교사가 되기 전에 막연히 생각했던 미래의 모습과 현재 살아가는 모습이 너무 달라 그 괴리감에 그 상실감에 합격의 환희의 순간을 잠시 잊고 과연 이 길이 나의 길이 맞나 심각하게 고민했던 적도 있었다. 일반교사들은 3~4년차 일 때 가장 많이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하지만 나는 일 시작하고 2년 동안 쭉 그래왔던 것 같다.

3년차인 지금이 마음이 가장 편하며 이제는 나의 천직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완벽해져서가 아니라 앞으로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2년 동안 치열하게 싸우면서 지쳐있을 때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이것을 이겨내고 약간의 여유가 생기니 주변을 살피게 되고 내가 더 할 수 있는 것들을 찾게 되는 것 같다. 임용고시 첫 세대로 사명감이 컸지만 두려움도 함께 있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궁무진하게 많음을 알지만 학교급식을 제대로 운영하는 것만으로도 벅차 힘에 겨웠다.

이제는 곧 4년차...서당 개 삼 년에 풍월을 읊는다는 우리나라 속담도 있지 않는가. 아직도 배워야 할 것들이 많지만, 상황이 완벽하진 않지만 학교급식을 위해서 학생들의 식생활을 위해서 영양교사의 미래를 위해서 무언가는 해보고 싶다. 현재 나와는 다르게 모든 분야에 정말 뛰어나시고 열정적이시고 열심히 활동하시는 선배, 동료 선생님들이 많으시다. 이 자리를 빌어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거창하게 한마디… 국민들의 올바른 식생활 문화 정착에 일조하고자 곳곳에서 애쓰시는 영양쌤들 화이팅!!

강세화 영서중학교 영양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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